김종인 "손자는 말리고 아내는 설득..9시15분 전화로 결단"

"김재원 최고위원이 집요하게 설득"
"윤핵관, 윤 후보가 조율할 거라고 본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김 총괄선대위원장과 윤석열 대선후보는 1시간 가량 대화를 나눈것으로 알려졌다. © News1 이동해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6일 위원장직을 수락한 순간의 상황과 선대위 합류 배경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재원 최고위원이 (집에) 와서 집요하게 나를 설득하려고 애를 썼고 내가 하도 말을 안 하니까 우리 집사람(김미경 이화여대 명예교수)하고 여러 가지로 얘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김 최고위원이 자신의 아내와도 많은 대화를 나눴고, 결국 아내가 김 전 위원장 설득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 집사람은 정권교체를 해야 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만 눈감고 열심히 해 주고 편히 살면 되지 않겠느냐'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고 했다.

이어 "금요일(지난 3일) 저녁 9시 15분쯤 김재원 위원이 울산에 가 있는 윤 후보 수행실장에게 전화를 해서, 수행실장이 윤 후보를 바꿔주고 그렇게 해서 전화가 연결이 됐다"며 "거기에서 내가 수락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일 윤 후보는 잠행 중이던 이준석 당대표가 있는 울산을 찾아가 김기현 원내대표 중재로 만찬 회동을 갖고 극적으로 갈등을 봉합한 바 있다. 만찬이 끝날 때 쯤 김종인 위원장과 통화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어 합류를 안하려 했다는 과거 생각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선대위가 요란스럽게 이 사람 저 사람이 모이는 곳이 되고 있었다"며 "일사분란하게 작동을 해야지 선거에 효율적으로 작용을 할 수 있는데 이 부서에서는 이 얘기, 저 부서에서는 저 얘기하면 제기능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어떤 사람은 나보고 전권을 요구한다 하는데, 전권을 가져서 할 게 뭐가 있나"라며 "잡음이 나는 요소를 사전적으로 제거하자는 건데 (나에 대해) 하도 이러고 저러고 얘기를 많이 하니까 손자가 할아버지 그런 얘기 들으면서 뭐 때문에 하려고 하냐고 그만 둬버리라고 말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선대위를 총괄하는 데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80 먹은 사람이 어떻게 이런 걸 볼 수 있느냐 얘기를 하는데, 사실 정치적 판단이라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정신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 이 판단에 의해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을 하루 앞둔 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사무실을 둘러보고 있다. (제공=국민의힘 제공) 2021.12.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한편, 더불어민주당에서 윤 후보의 극적 갈등봉합에 대해 '윤 후보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한다'고 평가한 것과 관련, 김 위원장은 "과도한 비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윤석열 후보가 굴복했다는 건 말도 되지 않는 소리고. 후보는 당연히 당선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노력해서 얻으려고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굴복이라고 생각하면 그거는 정치적으로 볼 때 참 바보 같은 소리"라며 후보가 정치력과 리더십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명 '윤핵관(윤 후보의 핵심 관계자)'들의 발언이 논란이 됐던 것에 대해선 "굳이 내가 그사람들 이름을 대고 싶지도 않다"며 무시하고 지나갈 것이란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후보가 그 점에 대해서 철저하게 아마 조율을 할 거라고 본다"며 "당선에 조금이라도 장애가 될 수 있는 요인이라고 하는 것은 후보가 사전적으로 제거를 할 거라고 나는 믿고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