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SNS 자충수, '성폭력 임신' 조동연에 "해선 안 될 말" 썼다 '빛삭'

권준영 2021. 12. 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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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왼쪽) 전 동양대학교 교수와 조동연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 연합뉴스

'혼외자 의혹' 등 사생활 논란으로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인선 사흘 만에 자진 사퇴한 조동연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 측이 "2010년 8월 제3자의 끔찍한 성폭력으로 인해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한 것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가 "사실이더라도 해서는 안 되는 말"이라는 SNS 글을 적었다가 '빛삭'(빛의 속도로 빠르게 삭제)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전 위원장의 법률대리인이자 민주당 선대위 법률지원단 부단장인 양태정 변호사는 전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조 교수는 2010년 8월쯤 제3자의 끔찍한 성폭력으로 인해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됐다"면서 "하지만 폐쇄적인 군 내부의 문화와 사회 분위기, 가족의 병환 등으로 인해 외부에 신고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양 변호사는 "당시 조 교수의 혼인관계는 사실상 파탄이 난 상태였기에, 차마 뱃속에 있는 생명을 죽일 수는 없다는 종교적 신념으로 홀로 책임을 지고 양육을 하려는 마음으로 출산을 하게 됐다"면서 "조 교수는 성폭력 이후 가해자로부터 배상도, 사과도 전혀 받지 못했지만 최선을 다해 자녀들을 사랑으로 보살피며 키우고 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전 위원장은 성폭력으로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되었지만 그 생명에 대하여 책임을 지고 있다. 조 전 위원장의 어린 자녀와 가족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는 바 부디 이들에 대한 보도와 비난은 멈추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해당 소식을 접한 진 전 교수는 입장문 관련 기사 링크를 올리면서 "사실이더라도 해서는 안 되는 말"이라는 짤막한 글을 남겼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진 전 교수는 해당 게시글을 삭제한 뒤 "방금 올린 글 취소한다. 그 판단은 내가 내릴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제가 주제를 넘었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의 이같은 발언은 조 교수 측의 입장문이 조 교수 자녀에게 더 큰 낙인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감안했던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게시물에 "평가합니다"라는 댓글을 남긴 한 네티즌에게 진 전 교수는 "지적 고맙다. 내가 엄마보다 아이의 미래를 더 걱정할 리는 없지 않느냐"고 답하기도 했다. 또 조 교수의 사생활 문제를 지적하는 정치세력 등을 겨냥해선 "선대위는 선출직 공무원도, 임명직 공무원도, 나라의 녹을 먹는 자리도 아닌데 10년 전 사생활까지 검증한다는 게 황당하다. 다들 미쳤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조 교수의 사생활 논란에 대해 비판해온 유창선 시사평론가도 "상상하지 못했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유 평론가는 "그 설명에 대해 여러 반응들도 나오고 있지만 그런 이야기를 거짓으로 꾸며대는 사람은 없을 거라는 게 제 판단"이라면서 "(조 씨의 논란에 대해) '인륜 파괴'로 단정하고 의견을 올렸던 것에 대해 당사자에게 사과드린다"며 "관련된 글들은 모두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입장문의 설명을 확인해야 한다는 등, 그때의 일들을 들추는 더 이상의 얘기들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더 이상의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 것이 조심스러워 짧게만 남긴다"고 글을 끝맺었다.

앞서 유 평론가는 조 교수의 혼외자 의혹에 대해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다. 그는 "거짓말로 아이의 아버지를 바꿔치기한 일이 공적 영역과 무관한 사생활이라며, 그러니 사퇴할 일이 아니라고 감싸주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면서 "심지어 이재명이 지켜주었어야 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문제의 본질은 불륜이나 혼외자가 아니라, 거짓으로 속여 아이의 아버지를 바꿔치기했다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자기가 살자고 아이와 남편의 인생을 파탄으로 몰고 갈 악행을 저지른 사람은 10년이 아니라 20년이 지났어도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며 "아무리 정치가 저 모양이어도, 정치는 그런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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