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에 죽은 딸, 1층서 숨진채 발견된 양부..탈북자 가족 비극

최모란 입력 2021. 12. 6. 10:22 수정 2021. 12. 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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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스라인 이미지. 중앙포토

경기도 평택시의 한 아파트에서 여중생과 40대 양아버지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6일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4시 37분쯤 평택시의 한 아파트의 가정집에서 “딸이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는 여성의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으로 출동한 경찰은 공부방에서 흉기에 찔려 사망한 중학생 딸(14)을 발견했다. 신고자는 딸 아이의 어머니였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외출했다가 돌아오니 아이가 숨져있었다. 딸과 함께 집에 있던 남편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경찰은 이 아파트 1층에서 숨진 양부(47)를 발견했다.


권위적인 양부와 사춘기 딸의 갈등


이들은 새터민 가정이었다. 딸과 함께 탈북한 어머니는 홀로 탈북한 양부와 2016년 4월부터 사실혼 관계로 지내면서 가족을 이뤘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양부는 권위적이고 고집이 센 성격이었다고 한다. 딸은 양부의 말을 잘 따랐다고 한다. 하지만, 중학생이 된 올해 들어 상황이 점점 변했다. 사춘기를 겪으면서 딸이 양부에게 반항하는 모습을 자주 보인 것이다. 양부는 딸의 늦은 귀가나 학업 태도를 지적했다. “왜 공부를 안 하냐”고 혼내면 딸이 말대꾸하면서 말다툼으로 번지는 일이 반복됐다. 부녀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평택경찰서 전경. 사진 평택경찰서

어머니는 경찰에서 “(사건 당일) 모임이 끝난 뒤 집에 전화했는데 남편의 목소리가 이상해서 ‘또 딸과 다퉜구나’라고 생각했다”며 “딸에게 계속 전화했는데 받지 않아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아서 일찍 귀가했는데 딸이 숨져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 “사건 경위 조사 중”


경찰은 딸과 다툰 양부가 사건 당일 오후 4시쯤 범행을 저지르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서는 없었지만, 양부의 몸에서는 여러 차례 자해한 흔적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 침입 흔적도 없고 인근 폐쇄회로 TV(CCTV) 등에도 딸이 오후 2시쯤 잠깐 아래층에 내려갔다가 귀가하는 등 특이 사항은 없었다”며 “사춘기 자녀와 갈등을 빚던 양부가 범행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정확한 사건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주변인 등을 상대로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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