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우로, 윤은 좌로..'중도'에 올라탄 대선
[경향신문]
‘기병 선대위’ 대 ‘코끼리 선대위’
이재명·윤석열 진검승부 돌입
앞다퉈 2030 인재 영입
청년 표심 잡기도 가속
후보 리스크 관리 ‘변수’
20대 대통령 선거를 90여일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를 정비하고 본격적인 진검 승부에 나선다. 승부의 관건은 중도층과 2030세대이다. 두 후보는 중원 표심을 얻기 위한 외부 인사 영입과 메시지·정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최근 선대위 체제를 완비했다. 이 후보는 지난 2일 선대위 16개 본부 체제를 6개 본부 체제로 통폐합했다. 지난 10월10일 선출된 이 후보는 당내 통합을 고려해 ‘용광로 선대위’를 꾸렸지만 지지율 정체를 겪자 쇄신을 단행했다. 현안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몽골 기병대식’ 선대위로 재편한 것이다.
윤 후보는 6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원톱’으로 하는 선대위를 공식 출범한다. 그가 지난 3일 선대위 보이콧 행보를 벌인 이준석 대표와 만나 갈등을 봉합한 결과다. 지난달 5일 선출된 윤 후보가 한 달 만에 선대위 체계를 갖춘 것이다.
전열 정비를 끝낸 두 후보는 중도층 표심 잡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 후보는 실용주의를 앞세워 개혁 성향 노선에서 ‘우클릭’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5일 “김대중 정책이든 박정희 정책이든 좌우를 따지지 말아야 한다”고, 지난달 23일에는 “규제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최근 경제성장과 규제완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 후보가 공약인 전 국민 재난지원금, 국토보유세 등의 철회 의사를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후보는 5일 사법시험 부활을 언급했다. 이 후보는 대대적인 부동산 공급 공약을 준비 중이다.
윤 후보는 김 전 비대위원장을 조타수로 삼아 ‘좌클릭’하며 중도층에게 향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은 경제민주화와 기본소득 등 진보·보수에 연연하지 않은 화두를 던져온 인물이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윤 후보와 만난 후 기자들에게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일부 사회계층이 경제적으로 황폐한 상황인데 이를 어떻게 조기에 수습할 것인가가 다음 대통령이 될 사람이 가장 중요시할 과제”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위원장 합류로 선대위 인선이나 공약에 변화가 있을까’라는 질문에 “차차 있겠죠”라고 했다. 윤 후보는 선대위에 ‘약자와의 동행위원회’를 설치했다.
청년 표심 쟁탈전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일 “미래와 청년에 관한 전담 부서 신설”을 약속했다. 그는 최근 2030세대 청년·과학 인재 4명을 영입했다. 지난달 24일 ‘다이너마이트 청년선대위’를 발족했다.
윤 후보는 지난달 28일 “모든 정부부처에 청년 보좌역을 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는 후보 직속 기구인 ‘내일을 생각하는 청년위원회’ 위원장을 직접 맡았다. 윤 후보는 지난달부터 서울대 청년간담회, 당 청년대변인 면담, 청년작가 전시회 관람, 카이스트 간담회 등 청년과의 만남에 적극적이다. 두 후보의 리스크 관리 역시 90일 장정의 주요 변수다.
두 후보는 프레임 싸움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전북 방문 일정 중 윤 후보를 겨냥해 “온갖 전직 검사들로 만들어진 세력이 내년 선거에서 이겨서 검찰국가를 만들겠다고 도전하고 있다”면서 “검찰을 위한, 검찰에 의한, 검찰의 국가가 절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권교체”를 수차례 언급했다. 윤 후보 측 원희룡 정책총괄본부장은 이날 이 후보가 최근 삼성경제연구소를 방문해 기본소득 공약을 언급한 데 대해 “포퓰리스트의 진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소장은 “현재 여론조사상 두 후보는 동일한 출발선상에 있다. 이미 후보를 선택한 국민들은 후보를 바꿀 의사가 높지 않아 90일간 중도층 공략이 관건”이라며 “누가 더 구체적으로 공정과 민생에 대한 해법을 내놓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곽희양·문광호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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