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정치력', 김종인은 '일 할 환경' 얻었다..野 선대위 출범
김종인 원톱에 김병준·이준석 상임선대위원장
내부에선 "윤석열, 김종인 윈윈했다"
尹은 자기 사람 지키며 김종인까지 영입
일할 환경 요구했던 金…직할조직인 총괄상황본부 얻어
내부에선 "윈윈 선대위"라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대선 후보 입장에선 김병준 위원장 등 자신이 원했던 인물을 구조조정 없이 그대로 유지한 채 김종인 전 위원장 영입에도 성공하면서 정치력 논란을 봉합했다. 평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던 김종인 전 위원장은 자신의 직할 조직 성격인 총괄상황본부를 만들며 원톱 체제를 만들어냈다.
尹, 김종인·김병준·이준석 모두 담아내…"윈윈 선대위"
그동안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김병준 상임위원장의 선대위 합류에 불만을 드러내며 총괄선대위원장 자리 수락을 거부해왔다. 이준석 당대표 역시 김병준 위원장의 역할 조정을 요구했다. 이는 윤 후보와 이 대표의 극심한 갈등으로까지 이어졌고, 윤 후보는 경선 컨벤션효과로 얻은 지지율이 급격히 무너져 내렸다.
하지만 지난 3일 윤 후보와 이 대표의 '울산 회동'을 기점으로 선대위 구성은 급물살을 탔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그리고 김병준·이준석 상임공동선대위장의 틀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당내에선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모두 윈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후보는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도 "사람을 내보낸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구조조정은 없음을 시사했는데, 결과적으로 자신의 사람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김종인 전 위원장 합류까지 이끌어냈다.
전날 윤 후보가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란 말을 믿는다"라며 "사람들이 모두 안 될 것 같다고 하는 일을 대화를 통해 해는 것이 정치이고, 그것이 정치의 매력"이라고 말한 것도 이러한 결과를 자평하는 셈이다.
김 전 위원장 입장에선 자신의 일할 공간을 만들어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그동안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기 위해서는 기존에 열심히 하셨던 분들이 일정 부분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라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강력하게 요구해왔다.
김 전 위원장은 "내가 할 일만 부서를 만들어서 할 것"이라며 자신의 요구가 일정 부분 관철됐음을 알렸다. 임태희 전 청와대실장이 김 전 위원장의 직할 조직인 총괄상황본부의 장으로 합류하는 등 김종인 사단이 대거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금태섭 전 의원도 곧 합류할 계획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CBS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기존 선대위 조직을 갈아엎지 않고 존중해주는 상황에서 김 전 위원장이 합류한 것이 성과"라며 "김 전 위원장도 직할 조직이라 할 수 있는 상황본부를 꾸렸으니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모두 윈윈"이라고 평가했다.
선대위 컨셉은 '중도확장'과 '통합'… 2030에도 방점
선대위의 성격은 중도확장과 통합, 청년으로 정리된다. 김 전 위원장이 앞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약자와의 동행'을 내걸고 소외계층, 중도층 확장에 힘썼던 만큼 선대위 방향도 약자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전날에도 "내가 4월에 코로나19는 단기가 아니고 중장기로 갈지 모르니깐, 100조 원 예산을 확보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생존을 어떻게 보장해 줄 것인지 말했다"라며 "이런 것을 생각해야 한다. 가장 중요하게 할 과제는 코로나로 인해서 많은 계층이 경제적으로 황폐해졌는데 대통령이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선대위 성격은 중도확장을 넘어 외연확장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소 '용광로 선대위'를 강조했던 윤 후보는 통합에 방점을 찍었다. 윤 후보는 전날 자신의 SNS에 "아홉 가지가 달라도 나머지 한 개, 즉 정권교체에 대한 뜻만 같다면 함께 간다는 믿음으로 지금까지 왔다"라며 통합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동선대위원장에 호남에서 4선을 한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을 앉혔다.
청년 표심을 겨냥한 30대 공동선대위원장도 눈에 띈다. 앞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유세차 연설로 '비니좌'라는 별칭을 얻었던 노재승 커피편집샵 블랙워터포트 대표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유세 당시 국민의힘에도 쓴소리를 쏟아냈던 노 대표는 윤 후보 측의 설득 끝에 합류하게 됐다고 한다.
CBS노컷뉴스 송영훈 기자 0ho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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