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文 "1만명 대비"라더니, 확진 5000명 넘자 '의료 붕괴' 위기

조선일보 2021. 12. 6.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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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코로나 환자가 방역 직원의 안내를 받아 치료 센터로 가고 있다. 이날 오후 기준으로 서울의 중환자 병상 349개 가운데 318개가 사용 중이다. / 연합뉴스

코로나가 다시 급속히 확산하면서 우려됐던 의료 공백이 현실화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 숫자가 닷새 연속 5000명 전후를 기록했다. 더 심각한 것은 위중증 환자가 닷새 연속 700명을 넘어선 것이다. 서울·인천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이미 91%를 넘어 위험 수준에 접어들었다. 보통 확진 판정 후 2~3주 뒤 위중증으로 발전한다. 확진자 급증과 함께 위중증 환자도 앞으로 빠르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

의료계는 중환자 병상이 80% 안팎이면 새로운 환자를 받기 어렵다고 한다. 특히 스스로 호흡할 능력을 상실한 환자에게 사용하는 에크모(인공심폐기) 부족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에크모 필요 환자가 향후 2~4주 내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며 심장·폐 수술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경고했다. 의료 붕괴가 눈앞의 위기로 닥쳤다.

2주일 전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에서 “정부는 5000명, 1만명까지도 확진자 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대비했다”고 했다. 그런데 ‘1만명 대비’는커녕 확진자 5000명에도 의료계는 더 이상 환자를 감당할 수 없다며 아우성이다. 확진자가 정말 1만명까지 늘어난다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

전문가들은 정부의 백신 정책 실책이 지금의 위기 상황을 만들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우리와 일본은 백신 접종 완료율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화이자·모더나 위주로 접종한 일본은 하루 확진자 100명 안팎에서 억제되고 있다. 반면 우리가 초기에 주로 접종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접종 10주 이후 감염 예방 효과가 급속히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초기 백신 확보 경쟁에서 뒤진 탓에 확진자 수가 급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껍데기만 남은 K 방역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데도 문 대통령은 틈만 나면 “K 방역을 비롯해서 대한민국의 위상이 아주 높아졌다”는 자화자찬을 반복한다. 그리고 대통령이 큰소리칠 때마다 그 직후 방역이 곤경에 처하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말로는 자신 있다면서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무얼 하고 있었나. 그 많은 코로나 대응 예산은 다 어디에 썼는지 의아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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