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아닌 '달나라 자동차'

이정호 기자 2021. 12. 5.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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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체코서 4인승 ‘루니아크’ 공개
2025년 인류의 달 착륙 계획 맞춰
유인 탐사 차량 개발 국제 각축전

달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유인 탐사 차량 ‘루니아크’ 상상도.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울 수 있으며 전면과 측면에는 미소 운석 충돌에도 버틸 수 있는 고강도 창문이 장착된다. 엑스텐드 디자인 제공

사람 4명을 태우고 월면을 달릴 수 있는 달 탐사용 차량이 체코의 한 우주 관련 행사에서 공개됐다. 최근까지 우주 탐사 차량은 지구에 있는 인간의 지시를 받아 움직이는 무인 장비였지만, 2025년 인간을 달에 다시 착륙시키려는 미국의 ‘아르테미스 계획’이 본격화하면서 사람을 태우는 차량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자동차 기업들도 개발에 뛰어든 상황이어서 향후 월면 차량 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각축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인셉티브 마인드 등 외신은 영국 런던과 체코 프라하를 사업 거점으로 한 종합 설계 기업 ‘엑스텐드 디자인’이 개발 중인 달 탐사 차량 ‘루니아크(Luniaq)’의 콘셉트 이미지를 우주 행사 ‘체코 스페이스 위크’에서 최근 공개했다고 전했다.

루니아크는 2010년대 초,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추진하던 달 탐사 차량의 플랫폼을 기초로 설계됐다. 달에서 쓰는 일종의 승합차다. 전체 덩치는 군용 장갑차만 하고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울 수 있다. 하중을 골고루 분산시키기 위해 바퀴는 6개가 장착됐다.

정면과 측면에는 창문을 크게 만들어 탑승자가 시야를 최대한 확보할 수 있게 했다. 특이한 건 창문 재질이다. 특수 공법을 쓴 투명성 있는 알루미늄을 사용했다. 밖이 훤히 보이면서도 튼튼하다. 빠른 속도로 월면에 떨어지는 작은 운석, 즉 ‘미소 운석’을 막으려는 목적이다. 대기가 없는 달에선 미소 운석이 일종의 총탄처럼 차량을 공격할 수 있는데, 이런 일로 인한 차체 파손을 막겠다는 것이다. 루니아크에는 지형을 관찰하는 카메라가 외부에 달려 있어 원격 운전과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동력은 차량 내부에 장착한 배터리에서 뽑아내며, 전기는 차 지붕에 얹은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한다.

사람을 태우는 달 탐사 차량은 미국 GM과 일본 도요타 등도 개발 중이다. 이 회사들의 탐사 차량도 외형은 이번에 체코에서 공개된 차량과 비슷하다. 경차만 한 덩치의 화성 무인탐사 차량 ‘큐리오시티’나 ‘퍼서비어런스’보다 크게 설계됐다. 향후 아르테미스 계획에 따라 달에서 건설과 자원 채취 활동이 본격화하면 이런 유인 차량들이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본래 일정보다 1년 늦춰진 2025년 인간을 달에 착륙시킨 뒤 상주기지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엑스텐드 디자인의 토마스 로우섹 설계 담당자는 “인류의 기술 수준은 충분히 진보돼 있다”며 “이제 필요한 건 기술을 현실로 만들 충분한 동기와 재정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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