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르트문트 천적' 레반도프스키, 3가지 대기록 수립하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1. 12. 5.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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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에른, 레반도프스키 멀티골로 도르트문트전 3-2 승
▲ 레반도프스키, 도르트문트전 26골로 특정팀 상대 최다 골
▲ 레반도프스키, 도르트문트전 8경기 멀티골로 분데스리가 역대 특정팀 상대 최다
▲ 레반도프스키, 분데스리가 역대 원정 최다 골 타이(117골)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킬러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또다시 멀티골을 넣으며 3-2 승리를 견인했다. 이와 함께 레반도프스키는 특정팀 상대 최다 골(26골)을 넘어 도르트문트전 8경기 멀티골로 분데스리가 역대 선수들 중에서 특정팀 상대 최다 멀티골이라는 신기록을 수립했다.

바이에른이 지그날 이두나 파크 원정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분데스리가 14라운드에서 난타전 끝에 3-2 신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바이에른은 11승 1무 2패 승점 34점으로 2위 도르트문트(승점 30점)와의 승점 차를 4점으로 벌리는 데 성공했다.


쉽지 않았던 경기였다. 바이에른은 경기 시작하고 단 5분 만에 먼저 실점을 허용하면서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도르트문트 중앙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의 크로스에 이은 또다른 미드필더 율리안 브란트의 슈팅에 실점을 내준 것.

하지만 바이에른은 곧바로 4분 뒤(9분)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 주인공은 바로 '데어 클라시커Der Klassiker: 독일어로 고전이라는 의미로 바이에른과 도르트문트의 맞대결에 붙은 명칭)' 역대 최다 골의 사나이 레반도프스키였다. 도르트문트 핵심 수비수 마츠 훔멜스가 안일하게 롱패스를 한다는 걸 바이에른 베테랑 미드필더 토마스 뮐러가 강한 압박으로 가로채기에 성공했고, 헤딩 패스를 내준 걸 레반도프스키가 가슴 트래핑에 이은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동점골 이후 기세가 오른 바이에른이 공세적으로 나섰다. 12분경, 왼쪽 측면 공격수 르로이 사네의 중거리 슈팅이 골문을 아슬아슬하게 빗나갔고, 17분경 뮐러의 슈팅은 수비 다리를 스치고선 골대를 벗어났다. 22분경엔 오른쪽 측면 공격수 킹슬리 코망의 슈팅이 수비 다리 맞고 골대를 살짝 넘어갔고, 25분경 역습 상황에서 사네의 패스를 받은 코망의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25분 이후부터 도르트문트 역시 간판 공격수 엘링 홀란드를 중심으로 반격에 나섰다. 특히 28분경, 역습 찬스에서 주장 마르코 로이스의 전진 패스를 받은 홀란드가 빠른 스피드고 단독 드리블을 치고 가다가 슈팅을 가져간 게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빗나가면서 아쉽게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난타전 양상 속에서 전반 종료 2분을 남기고 바이에른이 역전에 성공했다. 바이에른 왼쪽 측면 수비수 알폰소 데이비스의 땅볼 크로스를 레반도프스키가 뒤로 흘려준 걸 도르트문트 왼쪽 측면 수비수 하파엘 게레이루가 걷어낸다는 게 공교롭게도 훔멜스를 맞고 굴절됐고, 이를 받은 코망이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바이에른 입장에선 행운이 따른, 도르트문트에겐 불운한 골이었다. 이대로 바이에른이 2-1로 리드를 잡은 채 전반전이 마무리됐다.


도르트문트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도르트문트는 후반 2분 만에 오른쪽 측면 수비수 토마스 뫼니에르의 크로스가 바이에른 수비수 다요 우파메카노 맞고 굴절된 걸 벨링엄이 지체없이 패스를 찔러주었고, 이를 홀란드가 각도 없는 지점에서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이른 시간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이후 경기는 '데어 클라시커'답게 치열하게 전개됐다. 이 과정에서 도르트문트에선 선제골의 주인공인 브란트가 후반 20분경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뇌진탕으로 의식을 잃으면서 마리우스 볼프로 교체되는 불상사가 있었고, 이어서 후반 25분경엔 바이에른에선 중앙 수비수 뤼카 에르난데스가 볼프의 슈팅을 막는 과정에서 발목이 꺾이는 부상을 당해 니클라스 쥘레로 교체됐다. 경기가 중단된 동안 평화의 상징으로 불리는 비둘기가 그라운드에 난입하는 진기한 장면도 있었다.

경기의 대미를 장식한 건 이번에도 또다시 레반도프스키였다. 후반 29분경, 바이에른의 코너킥 공격 과정에서 훔멜스가 헤딩으로 걷어내려다 손으로 볼을 터치하는 우를 범했고, 비디오 판독 결과 뒤늦게 페널티 킥이 선언됐다. 이를 레반도프스키가 차분하게 성공시키켰다. 마르코 로제 도르트문트 감독은 페널티 킥 판정에 강하게 항의하다 퇴장을 당하고 말았다.

연이은 부상으로 인해 추가 시간이 무려 10분이나 주어진 가운데 도르트문트가 골키퍼까지 공격에 가세했으나 바이에른의 벽을 넘는 데엔 실패했다. 도리어 바이에른이 추가 시간 종료 1분을 남기고 미드필더 코랑텡 톨리소가 단독 찬스에서 하프라인 조금 넘은 지점에서 빈 골대에 장거리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대를 벗어났고, 이대로 경기는 3-2로 마무리됐다. 세련된 축구와 거친 태클, 큰 부상과 감독의 퇴장, 어처구니 없는 실수들로 빚어진 예능적인 요소까지, 다양한 장면들을 연출하면서 명승부를 이끌어낸 양 팀이었다.


결국 이번에도 데어 클라시커를 지배한 선수는 레반도프스키였다. 이미 시즌 초에 있었던 DFL 슈퍼컵에서 도르트문트 상대로 2골 1도움을 올리며 3-1 승리를 책임진 그는 이번에도 멀티골을 넣으며 3-2 승리를 견인했다.

비단 골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5회의 슈팅을 시도했고, 드리블 돌파도 최다인 5회를 성공시킨 데다가 찬스메이킹 역시 2회를 추가하면서 공격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심지어 볼 경합(16회)는 물론 공중볼 경합(5회) 역시 최다였다. 최전방 원톱 공격수의 정석과도 같은 모습을 보여준 레반도프스키이다.


무엇보다도 그는 이 경기 멀티골로 도르트문트 상대로 무려 26골을 넣으며 특정팀 상대 최다 골을 달성했다. DFL 슈퍼컵까지만 하더라도 24골로 볼프스부르크전과 동일한 득점이었다. 하지만 이젠 볼프스부르크도 넘어서면서 친정팀 킬러로 확실하게 우뚝선 레반도프스키다.

더 놀라운 점은 이번 멀티골이 그가 도르트문트 상대로 분데스리가에서 기록한 8번째 멀티골이라는 데에 있다. 이와 함께 그는 분데스리가 역사상 특정팀 상대 8경기 멀티골을 넣은 최초의 선수로 등극했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는 이 경기 멀티골로 분데스리가 원정 통산 117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샬케 역대 최고의 공격수로 칭송받고 있는 전설 클라우스 피셔와 함께 분데스리가 역대 원정골 최다 타이에 올라섰다. 이번 한 경기만으로도 3가지 기록을 수립한 레반도프스키이다.

통상적으로 도르트문트는 분데스리가 내에서 바이에른의 최대 대항마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미지와는 별개로 바이에른은 레반도프스키가 도르트문트를 떠나 팀에 합류한 2014/15 시즌 이래로 도르트문트 상대로 25경기에서 18승 1무 6패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최근 데어 클라시커 7연승을 달리고 있는 바이에른이다.

그 중심엔 바로 25경기에서 26골 3도움을 올리고 있는 도르트문트 킬러 레반도프스키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레반도프스키가 있기에 바이에른은 그 어떤 힘든 여건 속에서도 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만큼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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