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래치 살짝 났다고 10만원 차감?"..중고폰 보상 너무하네

김승한 2021. 12. 5.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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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2. [사진 = 연합뉴스]
# 서울 도봉구에 거주하는 김모(28)씨는 최근 갤럭시Z플립3를 구매했다. 급하게 바꾸는 터라 기존에 사용하던 아이폰12를 처분하려 했지만 기존 출고가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사용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아 괜찮은 가격을 기대했던 김씨는 "손톱만한 스크래치 하나에 10만원씩 깎더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최근 중고폰 거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최근 출시한 갤럭시Z폴드3·플립3, 아이폰13 등 꾸준한 판매량이 이어지면서 중고폰을 처분하는 사람들도 덩달아 늘어나면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Z 시리즈와 아이폰13 출시 후인 지난 9월부터 스마트폰 교체 비중이 크게 증가하면서 중고폰 거래도 늘었다. 중고폰 거래업계 한 관계자는 "9월부터 중고거래가 늘기 시작하더니 10월부터는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지금도 중고폰 시세를 묻는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중고폰 거래 증가로 업계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지만 예상보다 낮은 중고기기 가격에 판매자들은 불만을 토로한다.

중고폰 가격은 출시일 기준으로 감가상각을 계산해 정해진다. 1차적으로 기준값이 정해지면 제품 상태를 판단해 차감하는 식이다. 제품 구매 시기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2년 전 출시된 스마트폰을 6개월 전에 샀더라도 중고로 팔 땐 현재 중고가 시세로 판매된다는 얘기다.

김씨의 사례를 빗대어 보자. 김씨가 지난달 18일 아이폰12 256GB 모델을 중고 판매할 당시 중고가는 62만원이었다. 구매한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는데 정가(116만원)의 절반이 빠졌다. 그렇다고 62만원을 오롯이 받기도 힘들다. 중고가는 배터리와 외관 상태를 꼼꼼히 확인해 책정되는데 약간의 흠집만 발견돼도 큰 금액이 차감된다. 김씨의 경우 1cm도 안되는 스크래치로 10만원이 깎여 52만원에 최종 판매됐다. 완벽한 'A급' 상태여야만 62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갤럭시노트20. [사진 = 연합뉴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에서 제공하는 부가서비스인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도 줄을 잇고 있다.

중고폰 보상판매 프로그램은 월정액 금액을 내면 가입 12개월·24개월 후 사용 중인 단말기를 반납하는 조건으로 같은 제조사의 최신 단말기로 변경할 때 출고가의 50%를 보상해주는 서비스다.

현재 SK텔레콤은 '5GX 클럽', KT는 '슈퍼체인지·점프업', LG유플러스는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이란 이름으로 운영 중이다. 월정액은 아이폰13 기준 각각 5900원, 5850원, 8300원이다.

하지만 이를 가입한 소비자들은 사이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돈은 돈대로 내고 기존 스마트폰을 반납할 당시엔 'A급'이 아닌 이상 보상액을 깎기 때문이다. 가입 당시에는 50% 보상을 광고한 후 실제 보상 시기가 되면 최대 50%까지였다며 말을 바꿔 보상액을 최대한 깎는다.

이 같은 사례는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2년전 슈퍼체인지에 가입한 신모(34)씨는 "1년 전 반값을 보상해준다는 말에 매달 8000원씩 요금을 내고 보상 프로그램을 가입했다"며 "휴대폰 바꿀 시기가 돼 대리점을 찾았는데 현재 사용 중인 스마트폰 보상금이 30만원도 채 안되더라. 이런 저런 이유로 가격을 깎는데 화가났다"고 말했다.

일부 대리점에서는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을 눈속임 수단으로 이용, 불완전 판매를 유도한다. 48개월 할부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고 월 이용요금을 할인해주는 것처럼 안내해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 가입을 유도하는 식이다. 가입자는 자신이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에 가입한 사실조차 모른 채 약정 기간 동안 매달 5000원 이상 요금을 내게 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에 대한 민원은 꾸준히 있는 부분이다"며 "특히 불완전 판매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업계에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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