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 제대로 보여준 '작은 천사들'의 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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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미사일 위기로 제3차 세계대전이 벌어질 뻔했던 시절인, 지금은 까마득한 1962년 창단한 리틀엔젤스예술단이 걸어온 길은 경이롭다.
단원 구성부터 9∼15세 소녀로 전례를 찾기 힘들다.
미국 백악관 공연은 물론 영국 여왕 어전 공연의 영예까지 누렸다.
사물놀이 명인 김덕수가 예술단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새롭게 구성한 웅장한 장고협주곡도 예술단의 힘찬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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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 천재' 배정혜 예술감독 진두지휘
초등·중학생 소녀들 번갈아 무대 올라
객석에 '사랑과 평화' 주제 선명히 전달
흐트러짐 없는 집중력·역동성 돋보여
이 모든 성취에 안주하지 않고 백 년 역사를 향해 새롭게 출발하려는 리틀엔젤스의 결기 어린 무대가 지난 4일 서울 유니버설아트센터 대극장에서 펼쳐졌다. 오랫동안 이어진 레퍼토리를 기반으로 최근 새로 만들어진 작품들을 함께 선보인 이번 공연에선 ‘전통’과 ‘변화’라는 섞이기 힘든 화두가 융화한 모범답안을 보여줬다.
특히 이번 공연은 ‘배정혜’라는 걸출한 안무가를 품은 예술단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배정혜는 다섯 살 때 무용을 시작하고 열두 살 때 첫 개인 발표회를 연 무용 천재 출신. 수십년간 국립국악원 무용단, 국립무용단 등을 이끈, 직업이 ‘무용단장’인 예술가다. ‘한국 창작무용의 살아 있는 역사’라는 영예를 누리고 있는 배정혜는 2018년부터 예술단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그간 1년에 한두 편씩 ‘궁’ ‘바라다’ ‘설날아침’ ‘미얄’ ‘진쇠놀이’ ‘화검’ 등을 선보였다.
사물놀이 명인 김덕수가 예술단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새롭게 구성한 웅장한 장고협주곡도 예술단의 힘찬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오랜만에 공연된 ‘강강수월래’와 높은 기량이 필요한 ‘부채춤’, ‘북춤’ 등은 예나 다름없이 지난 59년간 쌓인 예술단의 수준 높은 기량과 예술성을 과시하며 창단 백년을 향한 다음 행보를 기대하게 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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