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2022지방선거] 사진숙 세종시교육감 출마예정자

2021. 12. 5.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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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교육! 담대한 상상력으로 새로운 미래교육을 설계해야"

[김규철 기자(pressianjungbu@pressian.com)]
사진숙 세종특별자치시 어진중학교 교장이 차기 세종시교육감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 교장은 교사 출신의 경우 일반적으로 교육행정 경험이 부족한 핸디캡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교단에서 학생들을 40여 년간 가르쳤고 세종시교육청에서도 요직을 두루 거쳐 타 후보에 비해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프레시안>은 차기 세종시교육감 출마의지를 밝힌 사교장을 만나 그동안의 생각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었다. /편집자

▲사진숙 세종시교육감 출마예정자가 소신을 밝히고 있다 ⓒ프레시안(김규철)

프레시안 : 교육감은 어떤 자리라고 생각하는가?

사진숙 : 교육감은 지역 주민의 의사에 따라 지방교육을 책임지는 자치단체장이다. 세종시교육감은 세종시민의 교육권한을 위임받아 세종교육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자리라고 생각한다. 훌륭한 정책을 만들어서 아이들이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커 나가야 할지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내년에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에 출마를 하게 된 배경과 이유를 밝혀 달라.

사진숙 : 나는 40여 년간 교육정책 일선에서 전문적 행정경험과 교육현장을 경험을 두루 갖춰왔고, 이제 정년을 2년 정도 남기고 있다. 마지막 남은 기간을 학생들과 선생님들께 헌신해야한다는 생각으로 어진중에 부임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일일이 열거하긴 어렵지만, 수많은 학부모 및 단체들과 세종교육의 다양한 분야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간의 교육경험과 행정경험을 두루 갖춰온 사람으로서 세종교육의 여러 가지 한계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하여 알게 되었으며, 이를 실천해야겠다는 강한 열정을 느꼈다. 현재 세종교육의 상황이 너무 어렵고, 또 혁신교육이 가져온 의미 있는 성과들도 있지만 현재 놓치고 있는 부분, 즉 미래를 살아갈 우리 학생들의 ‘학습 역량’의 부족,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심각해진 ‘학력 격차’ 등의 문제에 학부모들의 근심이 매우 크다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교육의 본질을 다시 찾아 달라, 세종교육이 정체되는 것을 막아 달라, 특히 세종 아이들의 학력과 미래 학습 역량을 더욱 높여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사실, 우리 세종교육이 현재 당면한 현실은 ‘새로운 상상력으로, 새 패러다임을 짜야 할 전환의 시기’인 것은 분명하다. 코로나19로 발생한 학력 격차나, 어린 자녀에 대한 돌봄 문제, 그리고 고교학점제의 전면 도입과 같은 당면한 현실뿐만 아니라, 학령인구 감소, 기후‧생태 변화, 보편적 인권 보장,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 사회에도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깊이 고민했다. 그러나, 그런 문제라면, 특히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일이라면, 그 누구보다 책임감을 가지고 헌신하며 잘할 수 있는 일이라는 판단이 섰다. 그동안 정책 일선과 학교 현장에서 온몸으로 느끼며 고민해 온 세종교육의 미래를 함께 그려볼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고 결단을 내렸다. 우리 세종교육이 현재 정책적으로 놓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것이 어떤 것들인지, 그리고 학부모들이 요구하는 것이 어떤 부분인지를 누구보다 분명하게 파악하고 있다. 앞으로 세종교육이 나가야 할 정책 방향과 구체적인 대안들은 이미 정리를 마친 상태다.

프레시안 : 현직 교장으로서 현 교육감과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은 상당한 심리적 부담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출마를 결심한다는 것은 현재의 세종교육에 문제점이 있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분석한 세종교육의 문제점과 앞으로 변화돼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사진숙 : 현 최교진 교육감의 공적은 크다. 혁신교육은 본래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출발한 것이다. 과거 우리 교육은 아이들을 경쟁시키고, 한 줄로 서열을 매기고, 죽은 지식을 암기시키며, 대학 입시만을 위해 살도록 만들었다. 학교는 권위적이고 통제가 심했다. 아이들이 불행했다. 혁신교육은 학교혁신 등을 통해 이를 바로 잡아 보려는 시도였다. 경쟁과 서열화 대신 학생들의 인간다운 삶을, 주입식 교육대신 학생들의 배움을, 권위와 통제대신 학생들의 자율성을 중시하여 공교육을 살리려는 취지였다. 우리 세종도 지난 7년간 의미 있는 변화를 이뤘다. 특히, 학교 운영 방식이 민주적으로 바뀌고, 학교장의 리더십이 변혁적‧민주적 리더십으로 변화되었다. 학생들의 정의적-사회적 학습 능력을 중시하면서, 인지 중심의 전통적인 학력관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학교의 문턱도 많이 낮아졌고,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협력하기 시작했다. 실제 혁신학교를 경험한 학생들의 만족도도 비교적 높은 편이다.

그러나 점차 주객이 전도된 것처럼 보인다. 애초 혁신교육을 통해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겠다는 취지보다는, 어느새 혁신교육 자체가 교육의 목적이 돼버린 것 같다. 지나치게 사업을 확장하고 추진하면서, 혁신피로감은 누적됐다. 정작 교육과정과 수업혁신보다는, 교사가 수업에 몰입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 오히려 코로나19로 교사들이 고군분투하며 만들어낸 수업혁신이 빛나고 있는 상황이다. 학교 교육력은 교육과정 운영, 특히 수업의 질에서 결정된다. 학교에 전문적 학습공동체가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 잘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 많은 사업을 벌여 놓고 모든 사업을 다 하려는 것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교육과정과 수업혁신에 몰두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형식보다 실질이 중요한 이유다. 특히 급변하는 사회적 요구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 스마트교육을 축소하면서 생긴 부작용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게다가, 학교현장은 급변하고 있는데, 아직도 교육청 조직의 문화와 일하는 방식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문제다.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부터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혁신프레임’이라는 덫에 걸릴 위험성이 있다. 지금 세종교육은 그런 조짐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우리 세종교육은 현재 당면한 현실과 급변하는 사회적 요구에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더욱 벌어진 학력격차와 학력손실은 정말 심각한 수준이다. 미래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의 학습역량이 한 순간 무너졌다. 우리 세종시의 사교육 의존도는 전국 최상위에 속한다. 그만큼 학교교육에서 이를 제대로 책임지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가정형편이 어려울수록 사정은 더 심각하다. 지금 세종은 기초학력 미달자가 너무 많다. 이것이 누적되면, 상급학교 진학은 물론, 사회적 격차로까지 이어진다. 학교와 교육청이 앞장서 기초학력과 기본학력을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 현재 기초학력부터 기본학력까지 아우를 수 있는 중층적 보호시스템 등 여러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 하위권 학생부터 중상위권 학생까지 포괄하는, 모든 학생들의 다양한 학습역량과 수준을 고려한 중층적 교육회복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수업혁신만 잘 이뤄져도 학생들의 기초학력은 물론 기본학습까지 끌고 올라갈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완전학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정책적 환경을 만드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어린 자녀에 대한 돌봄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학력격차 문제는 어린 자녀에 대한 돌봄 문제와 연동해서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간 최교육감께서도 돌봄에 신경을 많이 쓰셨지만, 돌봄은 지금보다 더욱 확장해야 한다. 초등학교는 6학년까지 돌봄을 확대하여, 1~3학년 돌봄과 4~6년 돌봄 유형을 달리 준비하고, 교육과정과 잘 연계하여, 맞벌이 가정 자녀가 돌봄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져야 한다. 가능하다면, 유치원-초등학교 단계뿐만 아니라, 어린이집-유치원의 유‧보 통합 방안까지 나갈 수 있도록, 그리고 방과 후 돌봄이 교육과정과 잘 연계될 수 있도록, 학교-교육청-지자체-국가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 우리 세종교육은 급변하는 사회현실이 요구하는 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 예컨대, 급감하는 학령인구의 변화는 개별화‧맞춤화‧특성화 교육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을 요구하는데, 이를 위해 유-초-중-고의 학교교육과정, 특히 진로교육과정이 발 빠르게 대응해줘야 한다. 곧 시행될 고교학점제도 그런 맥락이지만, 그때 가서는 너무 늦다. 모든 학교 급에서, 학생들의 다양한 특성과 수준에 맞는 교육과정을 충분히 준비해 줘야 한다. 그러려면, 학교의 교육과정 편성 자율권도 더 커져야 하고, 학급당 인원 수 감축, 미래형 교실과 교육환경 구축, 교원들의 미래형 교육과정 편성‧운영에 대한 역량 강화 등 끊임없이 챙기고 지원해야 할 일들이 아주 많다. 특히 교원들이 미래역량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세종교육의 체질을 미래교육체제로 서둘러 바꿔야 한다.

또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환경의 문제, 안전‧평화‧공존 등 보편적 인권 문제에도 대응해야 한다. 기후변화는 말할 것도 없고, 최근 벌어진 아프간 난민 사태, 미얀마 사태, 도처에서 벌어지는 폭력과 학대, 부당한 대우 등은 이미 전 지구적 차원에서, 세계인과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결해야 할,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되었다. BTS와 오징어 게임이 이미 세계인의 문화가 된 것처럼 말이다. 앞으로 세종교육은 로컬 수준의 경계를 허물고, 글로벌 차원의 문제로 시선을 빨리 돌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세종교육은 작은 지방 소도시 차원의 교육에 머물 수 있다. 이를 위해, 세계 시민으로서, 세계인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키워줄 수 있는 ‘글로벌 시민교육’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특히, 우리 학생들의 세계 시민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인문‧예술‧체육(문예체) 교육’을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오늘날 우리 학생들을 둘러싼 온갖 문제들과 위험, 특히 폭력, 혐오와 차별, 부당한 대우 등으로 인한 두려움에 맞설 수 있는 힘은, 바로 여기(인문교육)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마사 누스바움’의 경고를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런 시대 흐름에 맞게 ‘교육청 조직’과 ‘행정업무 수행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 미래형 학교조직과 교육과정 지원에 집중할 수 있도록 조직과 기능을 개편하고, 특히 업무 수행 방식을 수직적‧권위적 방식에서, 수평적‧협력적 방식으로 유연하게 바뀌도록 혁신해야 한다. 직급별 권한(포션)은 충분히 존중하되 일하는 방식은 수평적‧협력적으로 유연하게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영역에 따라 교육전문직과 일반 행정직간 효율적인 업무분담과 협조 체제를 갖추는 것도 뒤따라야 한다.

▲사진숙 세종시교육감 출마예정자가 보수와 진보의 기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프레시안(김규철)

프레시안 : 전교조의 약진으로 진보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됐다. 보수와 진보를 어떤 기준으로 구분하는가?

사진숙 : 흔히들 보수와 진보를 ‘좌우’로 나눠 보고 있다. 나는 ‘교육의 본질’을 찾기 위해 교육감에 출마한다고 분명히 말씀 드렸다. 여기에 보수와 진보, 좌우의 구별은 필요 없다. 우리는 앞을 봐야 한다. 교육은 미래를 봐야지, 좌우를 보는 게 아니다. 좌우 양쪽에서 교육을 위해 좋은 의견들을 제시하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모두 받아들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보수와 진보이기도 하고, 좌와 우라고도 할 수 있다.

지금 혁신교육에 머물러 있기에는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 세종교육은 미래교육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좌우, 보수와 진보를 따지기보다, 이들을 아우르며 미래로 갈 것이다. 아이들의 미래와 교육의 본질을 말한다면, 앞으로 누구든 만나고 협조를 구할 것이다. 열린 마음으로 임하겠다.

프레시안 : 세종시민들에게 인사말씀을 해달라

사진숙 : 지금 세종교육은 전환의 시점에 서 있다. 담대한 상상력으로 새로운 미래를 설계해야 할 때다. 이제 우리 세종은 대한민국의 교육특별자치시로 거듭나야 한다. 앞으로 세종교육은 대한민국의 교육을 이끄는 위치로 자리매김 해야 한다. 이를 넘어 전 세계를 아우르는 세계시민의 교육으로까지 발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모든 힘을 쏟아 붇겠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걸려 있는 일이다.

[김규철 기자(pressianjungbu@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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