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보다 빨리 오겠네.. 주문 2시간도 안됐는데 "딩동 마트입니다"
지난 1일 오전 서울 구의동 롯데마트 강변점. 신선식품 코너 피커(Picker·장보기 대행 직원)들 허리에 달린 전자 단말기에서 ‘딩동’ 알림이 잇따라 울렸다. 인근 지역에서 온라인 주문이 들어온 것이다. 피커들은 주문받은 물품을 찾아 바코드를 스캐너로 찍은 뒤 바구니에 담았다. ‘바로 배송 스테이션’이라고 적힌 자동 리프트에 바구니를 싣자, 바구니는 리프트를 타고 천장에 달린 자동 레일에 실려 포장 센터로 이동했다. 롯데온의 김건식 그로서리 전략팀장은 “기존 마트 매장을 재단장한 이후 온라인 주문부터 포장을 거쳐 소비자 집까지 배송하는 데 2시간이 채 안 걸린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배송 전쟁 2막이 본격화되고 있다. 도심 외곽 대형 물류센터에 재고를 쌓아 놓고 전날 주문받은 제품을 다음 날 아침까지 배송하는 쿠팡식 ‘새벽 배송’을 넘어, 전국의 대형마트 기존 매장을 물류센터 삼아 주문을 받으면 2~3시간 이내로 배달하는 ‘바로 배송’ 전쟁이 불붙고 있는 것이다.
롯데온은 오는 8일 롯데마트 부산 동래점에 다섯 번째 ‘바로 배송’ 점포를 연다고 밝혔다. 기존 대형 점포를 재단장해 온라인 주문을 2시간 안에 소화할 수 있는 자동화 점포로 바꾼 것이다. SSG닷컴은 현재 전국 110여 곳 이마트 점포에 PP((Picking & Packing, 포장·배송)센터를 구축, 3시간 단위로 예약받아 제품을 바로 배송하는 ‘쓱배송’을 하고 있다. 홈플러스도 올해까지 전국 22개 점포에서 물품을 바로 배송하는 당일 배송을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새벽 배송도 옛말…대형마트들, ‘바로 배송’ 전쟁
롯데온은 부산 동래점에 이어 한 달 안에 춘천·울산·안산점을 주문부터 배송까지 2시간 이내에 소화할 수 있는 바로 배송 점포로 탈바꿈시켜 개장한다. 이 같은 재단장을 확대해 현재 21개 매장에서만 가능한 ‘바로 배송’ 서비스를 내년까지 전국 50곳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이들에 앞서 바로 배송 점포로 재단장한 롯데마트 중계점의 경우 기존에 하루 330건 정도였던 온라인 주문이 현재 1000건까지 늘었다”며 “광교점도 재단장 이후 수지·영통에서의 온라인 주문까지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3시간 배송’을 전국 단위로 실시하고 있다. 전국 150여 개 마트 중 110여 곳에 온라인 물류 처리가 가능한 ‘PP센터’를 설치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3시간 단위로 예약을 받아 당일 배송을 하고 있다”며 “실제 배송 시간은 이보다 훨씬 빠르다”고 했다. 지난달엔 경기도 이천점의 PP센터를 기존 74㎡(약 23평)에서 1190㎡(약 360평)로 16배 확장해 하루 처리 가능한 온라인 주문 건수를 기존 450건 수준에서 3000건으로 6배 이상 늘렸다. 홈플러스도 전국권 당일 배송 확대에 나섰다. 당일 배송 예약 마감을 기존 오후 2시에서 오후 7시로 늦춰 자정까지 배달하는 곳을 올해 안에 전국 22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쩐의 전쟁’ …더 치열해진 투자전
배송 속도 전쟁은 곧 투자 전쟁이다. 수도권을 넘어 울릉도·제주도까지 전국 곳곳으로 바로 배송 권역을 넓히려면 물류와 설비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부어야 하기 때문이다.
롯데온은 내년까지 각 매장마다 20억~30억원씩을 들여 바로 배송 점포를 5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마트·쓱닷컴은 올해 안에 경기 평택점과 만촌점 PP센터를 재단장해 대형 PP센터를 두 곳 더 확충하고, 2025년까지 대형PP센터를 70여 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PP센터 및 도심 외곽 물류센터를 확충하고 올해 인수한 전자상거래 업체 이베이코리아를 이들과 연계해 운용하는 데 2025년까지 1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하루 10만 건 수준인 온라인 배송 건수를 2025년까지 13만 건으로 확대하기 위해, 온라인 전용 피커를 현재 1980명에서 4870명으로 늘리고, 배송 차량도 현재 1500대에서 3800대로 각각 2.5배씩 늘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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