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중저가 하락조짐에 빚투 서민 '부도 경고'

박은희 2021. 12. 5.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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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하락 조짐이 서울·경기 이어 대구까지 나타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 수급지수는 98.0으로, 3주 연속 기준선을 밑돌았다.

동북권(98.6), 서북권(97.7), 서남권(97.7), 동남권(97.5)과 함께 서울 전역의 매수심리가 100 이하로 하락했다.

지난해 5월부터 1년 6개월간 상승세를 이어온 대구의 매매가격지수는 지난주 -0.03%를 기록해 3주째 하락세를 기록한 가운데, 대구의 '강남' 격인 수성구만 3주째 보합세로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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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자' 우위에 하방압력 높아져
서울·경기 이어 대구까지 확산
고가 아파트는 '버티기'에 나서
"똘똘한 한채 선호 심화" 지적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하락 조짐이 서울·경기 이어 대구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 '사자'보다 '팔자'가 우위를 차지하면서 가격에 대한 하방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자칫 급락세를 보일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영끌빚투'(영혼까지 끌어 모은 대출로 한 투자)에 나선 서민 가계가 부도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2030세대가 지난 연말까지 대표적인 '영끌족'이었다. 지난 11월말 금리인상으로 영끌족의 '하우스 푸어' 전락에 대한 경고음이 울렸는데, 일주일 만에 이 경고가 '부도'로까지 격상된 것이다.

고가 아파트의 경우 매물이 줄면서 버티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자산가들에 대해) 집값을 올려서 돈벌어주고, 내려서 돈 벌 기회를 주는 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5일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주간 아파트 수급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99.3을 기록하며 100 이하로 떨어졌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 수급지수가 기준선(100)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5월 25일(99.7) 이후 1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에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고,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매매수급 지수가 100 미만이라는 것은 살 사람보다 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최근 집값 상승폭이 가팔랐던 경기도의 수급지수 역시 지난주 99.5를 기록하며, 지난해 5월 11일(99.4) 이후 81주 만에 처음 기준선 밑으로 하락했다. 서울은 지난달 19일 99.6을 기록하며 100 밑으로 내려왔으며 26일엔 부산이 99.1로 떨어졌다. 26주째 기준선인 100을 밑돌고 있는 대구는 지난주 89.4까지 추가 하락했다.

부동산원 조사 결과 지난 10월 초 0.41% 올랐던 경기도의 아파트값은 8주 연속 오름폭이 둔화돼 이번 주 변동률이 0.17%로 줄었다. 서울 아파트 매매 수급지수는 98.0으로, 3주 연속 기준선을 밑돌았다. 전주(100.7)까지 서울 5개 권역 중 유일하게 매도자 우위였던 종로·용산·중구 등 도심권의 수급지수도 지난주 99.0으로 떨어졌다. 동북권(98.6), 서북권(97.7), 서남권(97.7), 동남권(97.5)과 함께 서울 전역의 매수심리가 100 이하로 하락했다.

다만 '똘똘한 집'이 몰려있는 강남권은 여전히 견고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다섯 번째 주(29일 기준) 기준 서초구는 전 주보다 0.17%, 송파구는 0.17%, 강남구는 0.15% 각각 오르며 서울 전체 평균 상승률(0.1%)을 웃돌았다.

대구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5월부터 1년 6개월간 상승세를 이어온 대구의 매매가격지수는 지난주 -0.03%를 기록해 3주째 하락세를 기록한 가운데, 대구의 '강남' 격인 수성구만 3주째 보합세로 버티고 있다.

대한부동산학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부동산 가격이 너무 급격하게 상승한 데 따른 매도세와 매수세 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최고가와 최저가 거래가 함께 나오는 것"이라며 "집값이 변곡점을 맞았다기보다는 어느 정도 우상향을 유지하면서도 가격 상승세가 낮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과 지방간의 양극화, 서울 지역 간 양극화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민주당이 다주택자 양도세 인하를 고려하는 등 변수가 있기 때문에 내년 대선 전까지 이런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은희·박상길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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