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받은 세금 100조..신고땐 최대 30억 포상
국세 수입의 31%까지 늘어
체납조사 70% 제보서 시작
포상금 20억서 대폭 올려
"강남선 얌체 체납자 많고
지방공단에선 돈없어 못내"
5일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누적 체납 세금은 98조7367억원에 달한다. 누적 체납 세금은 국세징수권 소멸 시효(5~10년)가 지나지 않은 체납액으로 지금까지 정부가 '떼먹힌' 세금을 뜻한다. 정부가 받지 못한 세금이 올해 국세수입(314조2816억원)의 31%에 이를 정도로 커진 것이다.
이에 회수 가능한 세금에 징세 역량을 집중해 밀린 세금을 받아내는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고액 체납자 등이 세금을 빼돌리는 방법이 날로 교묘해지며 과세당국 체납 조사의 70~80%는 제보에서 시작할 정도로 외부 신고 의존도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은규 국세청 징세과장은 "징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체납자 신고 포상금 강화가 필요하다"며 "법 개정으로 악의적인 체납자를 찾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고 포상금은 체납자가 세금을 피하기 위해 숨긴 재산에 대한 정보를 주는 제보자에게 지급된다. 종전까지는 5000만원 이상 징수 성과를 내는 데 기여한 사람에게 5~20% 지급률을 적용해 최대 20억원까지 줬다.
전국 체납 현황을 분석한 결과, 밀린 세금이 많은 지역은 부촌과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사람들이 많이 사는 지역으로 양극화됐다. 누적 체납액이 가장 많은 곳은 서초세무서로 2조3657억원에 달했다. 강남(2조3178억원), 삼성(2조2123억원), 역삼(2조947억원) 등 주로 고액 자산가들이 많은 서울 강남권 세무서 4곳에 밀린 세금은 모두 8조9905억원에 달했다. 전체 누적 체납액의 9.1%가 강남권에 몰려 있다는 얘기다. 경기도 안산(2조2169억원), 용인(1조9965억원), 평택(1조9434억원), 북인천(1조5688억원) 등 주로 공장 단지가 많이 있는 수도권 지역도 대거 체납 상위 지역에 올랐다. 국세청 관계자는 "고소득자가 많이 사는 강남권에는 얌체 탈세자가 많고, 저소득층이 많은 지역에는 말 그대로 재산이 없어서 세금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체납 리스트 상위에 올라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세무업계에서는 소득이 낮은 지역에서 밀린 세금은 사실상 받아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전체 밀린 세금 가운데 89.9%(88조7961억원)는 체납자가 행방불명됐거나 재산이 없어 받아 낼 가능성이 낮은 체납액으로 분류됐다. 새로 체납됐거나 지난해 체납된 후 올해로 넘어와 비교적 징수 가능성이 높은 세금은 전체의 10.1%(9조9406억원)에 불과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체납 전담 추적팀을 만들어 밀린 세금을 받아 내는 데 고삐를 조이고 있지만 통상 받아 내는 세금은 연평균 11조원 안팎에 그친다. 전체 체납액이 100조원에 육박하지만 국세 체납 징수 인력은 1900여 명으로 현실적으로 과세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징세 효율성도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국세청 공무원 1명이 걷은 세금은 137억원으로 전년 대비 4% 줄었지만, 세금 100원을 걷기 위한 징세비용은 0.63원으로 5% 늘었다. 이에 빅데이터 조사 기법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하고 수중에 재산이 있는 고액 자산가 징수를 강화하며 효율성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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