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부품사 "반도체난에 원자재값 폭등까지..거의 죽기직전"
코로나 덮친데 인건비도 올라
전기차 부품으로 전환했더니
구리·냉연강판 자재값 치솟아
업체 절반이 전기차 대응 전무
"재투자 엄두못내 생사 갈림길"
◆ 위기의 車부품업계 ◆
이 회사 경영난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일단 반도체 품귀로 신차 출고가 늦어지면서 일감 자체가 줄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3분기 새로 등록된 차는 40만7000대다. 2분기와 비교하면 7만1000대(14.8%)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건비 부담도 커졌다. 코로나19로 외국인 근로자들이 못 오면서 내국인을 고용하기 위해 인건비를 올린 탓이다.
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내 외국인 근로자는 전년 동기 대비 11.6% 줄었다. 장 대표는 "월 200만원 안팎을 급여로 주면 주변에서 '그런 회사를 왜 다니냐'고 하는데 자동차 업계에서 줄 수 있는 월급은 한정돼 있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부품업체 입장에서 전기차로 공정을 대폭 전환하는 일도 쉽지 않다. 다행히 프레스는 별도 공정을 설치할 필요가 없어 A사의 전기차 전환은 빨랐다. 하지만 공정을 바꾸더라도 수익이 날 만큼 물량을 팔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수밖에 없다. 부품 생산에 들어가는 재료 값 급등도 결정타였다. 부품 주요 원료인 냉연 강판과 구리 값 변동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월 1t당 715달러였던 냉연 강판 유통가격은 올해 5월 기준 1117달러로 급증했다. 구리 값 역시 같은 기간 6049달러에서 1만226달러로 2배나 뛰었다.
다른 부품업체 상황도 녹록지 않다.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이사장인 오원석 코리아에프티 회장은 "올해 초에는 작년보다 적어도 20~30%는 매출이 오를 것이란 기대가 컸었는데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전년보다도 5%가량 감소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특히 전기차로 전환되면서 엔진과 배기 등 관련 부품은 줄거나 사라질 상황이어서 당장 부품업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미국은 2030년까지 신차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을 50%까지 높이고 유럽연합(EU)과 중국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기로 발표했다. 오 회장은 "그간 내연기관차 부품을 만들던 업체들이 앞으로는 완전히 새로운 걸 제조해야 한다"며 "인력부터 시설 투자 등 모든 것이 필요한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전동화가 빨라지면서 그간 해왔던 부품업체 역할이 사실상 사라질 수도 있다고 내다본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선두주자인 테슬라는 모든 소프트웨어를 중앙집권식 컴퓨터에 넣어 관리한다. 과거에는 각 부품업체들이 소프트웨어 측면도 담당했다면 앞으로는 완성차 업체 위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부품업체가 담당했던 소프트웨어 권한을 완성차 업체로 모두 이관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며 "상당수 부품업체들이 생존 갈림길에 서 있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국내 완성차 업체 3곳을 포함한 국내 차 부품업계 300개사를 대상으로 지난 8~10월 석 달간 면밀히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 기업의 절반가량(46.7%)은 전기차 관련 분야 전환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그 같은 산업 재편의 파급 영향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잘 대응하고 있다고 답한 업체 중에서도 전기차 분야에서 수익을 내고 있는 업체는 17.7%에 그쳤다.
특히 미래차 산업에 진출하기 위해 33% 가까운 기업은 "아예 새로운 설비가 필요하다"는 답을 내놨다. 설비투자 중요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화성 = 이새하 기자 / 서울 = 서진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포토] 제주항공 임직원, 연탄 나눔 봉사
- 부회장님 승진 뒤엔 ESG `열공` 있었네
- 롯데케미칼, 탄소포집·활용 상업화 첫발
- 최태원·스웨덴 발렌베리, 미래 투자 `맞손`
- 온코파마텍 암치료 신약 물질…동물실험서 효과, 임상 잰걸음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5년 전 잘못된 만남? ‘신세계’는 없었다 [스페셜리포트]
- “결혼 전제로 열애”…에일리 연인은 ‘솔로지옥’ 최시훈이었다[공식입장]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