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시대 사라진 車부품 1만1100개.."미래차 연구개발 지원 시급"

서진우 2021. 12. 5.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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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전장부품 기술력 높아
현대차·기아 빼곤 납품액 급감
GM·르노·쌍용 5년 새 40% 뚝

◆ 위기의 車부품업계 ◆

자동차 부품 업계 상황은 고용인원이 많건 적건 상관없이 일제히 악화 일로다. 5일 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해당 조합이 최근 510개 조합사를 상대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영업이익 적자를 낸 업체는 2019년 99곳에서 지난해 190곳으로 1년 새 92%나 늘었다. 올해는 250곳 정도를 넘길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영세해 현대자동차·기아가 아닌 다른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대는 업체들 납품액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한국GM·르노삼성 등 외국계를 포함해 쌍용차까지 3개 완성차 회사에 들어가는 부품 납품액은 2015년 10조원에서 지난해 6조원으로 5년 새 40%나 떨어져 나갔다. 반면 완성차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현대차·기아에 들어가는 부품 납품액 비중은 이 기간 79%에서 88%로 확대됐다.

내연기관차가 모조리 전기차로 바뀌는 가정을 해보면 일단 엔진을 구성하는 6900개 부품은 모두 사라진다. 전기차는 전기모터가 엔진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차체와 제동장치, 차량 실내 구성품인 가죽시트 등은 그대로 남는다. 구동·전달 체계에 들어가는 부품 5700개는 3600개 정도로 줄어들고 전자장비 부품도 기존 3000개 대신 900개 정도면 충분하다. 이로써 기존 내연기관차에 들어가는 총 부품 3만개 중 전기차에는 1만1100여 개가 사라진 1만8900여 개만 투입된다.

전체 부품의 37%가 줄어드는 것이다. 전기차 하나에 들어가는 전장 부품은 900개 정도로 대폭 축소 투입되지만, 기술 수준은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높다는 점도 장벽이다. 전자제어장치는 물론 배터리와 모터 구동에 필요한 부품들이다.

결국 국내 9000여 개 자동차 부품 업체 가운데 엔진 부품과 동력 전달 체계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곳은 잠재적으로 구조조정 대상이 되고 만다. 배터리·전장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곳만이 향후 매출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는 업체군이다. 하지만 이들 매출 확대 예상군은 전체 업체의 고작 2.3%(210곳)에 불과하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나마 전기차 시대에는 국내 배터리 업체가 대기업 중심으로 탄탄히 형성돼 부품 공급이 가능하겠지만, 외부 온라인 장치와 연결하는 '커넥티드카'가 확대되면 고도의 전장 부품 수요는 급증하게 된다"며 "현재 이를 감당할 수 있는 부품 업체는 전체의 5%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탄소중립 정책이 가속화할수록 당분간 차 부품 업계의 신음은 잦아들기 어렵다고 본다. 이들의 연구개발(R&D) 여력도 단시간에 키우긴 쉽지 않다.

계동삼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단장은 "중고차 시장을 완성차 제조 대기업에 개방하면 해당 차량 판매가 늘어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부품 업계 매출이 상승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부품 업체 지원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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