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베이비부머 몰려.. IRP 적립금 반년새 10조 늘었다 [몸집 커지는 IRP시장]

서혜진 2021. 12. 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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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잘나오고 세제혜택까지"
올 상반기 총 적립금 40조 돌파
내년에만 88만명 정년퇴직 시기
시장 성장세 더 가팔라질 듯
은행, 보험 등으로부터 증권사로의 머니무브는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노후준비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된 가운데 내년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중 88만명에 달하는 1962년생이 정년퇴직을 하면서 막대한 규모의 퇴직금이 개인형퇴직연금(IRP)으로 흘러들어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다 50대에 접어든 국내 최다 인구 연령인 1971년생 역시 은퇴준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여 IRP 시장을 키울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으로 연금 운용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IRP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가입자들의 연금 운용 움직임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은퇴한 베이비부머 IRP로 진격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하면서 이들이 들고나온 퇴직금이 IRP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IRP 총 적립금은 지난해 말 30조원대 초반에서 올해 상반기 40조원을 돌파했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본부장은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들이 퇴직금을 운용하면서 최대한 연금을 불려 생활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예전에는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아 은행계좌에 묵혀뒀지만 저금리 환경으로 인해 은행 이자가 높지 않자 직접 투자하면서 세제혜택까지 받을 수 있는 IRP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퇴직하는 근로자는 미리 IRP 계좌를 설정하고 퇴직급여를 해당 계좌로 받는다. 따로 설정하지 않을 경우 해당 퇴직연금 사업자의 IRP에 퇴직급여가 자동으로 이전된다. 퇴직금이 IRP로 이전되고 만 55세가 넘으면 개인이 신청하는 날부터 연금 수령이 가능하며 본인이 원하는 경우 퇴직금을 현금으로 한꺼번에 받을 수도 있다.

최근 IRP 시장에서 눈에 띄는 점은 금융기관 가운데 증권 업종의 성장세가 가장 강력하다는 것이다. 증권사들의 IRP 적립금은 2019년 말 5조1000억원에서 2021년 2·4분기 말 현재 10조2000억원으로 2배 늘어났다. 은행(57.95%) 및 보험업계(14.81%)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금융투자협회 측은 "올해 상반기에만 연금 계좌이체를 통해 은행·보험업계에서 증권업계로 순유입된 금액은 1조2000억달러로 추정된다"며 "이 중 IRP로 순유입된 금액은 5000억원으로 주로 은행권에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증권사가 IRP 시장의 성장 돌풍을 주도하고 있는 이유는 실적배당상품 편입 비중이 은행·보험사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증권사 IRP의 실적배당상품 편입 비중은 52%로 은행(27.45)이나 보험(13.0%)보다 2~4배 높다. 올해 상반기 기준 퇴직연금 실적배당상품의 1년 수익률이 18.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원리금 상품의 평균 수익률이 1.06%에 그친 것과 대조된다. 이에 따라 실적배당상품 편입 비중이 높은 증권사 IRP 수익률도 올해 2·4분기 20%대에 진입했다. 증권사 IRP의 실적배당상품 편입 비중은 52%로 은행(27.45)이나 보험(13.0%)보다 2~4배 높다.

■디폴트옵션 도입땐 더 확대될 듯

금융업계에서는 이 같은 증권사로의 머니무브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 저성장과 은퇴후 노후자금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민연금 및 기존 퇴직급여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 DC형 퇴직연금에 디폴트옵션이 도입될 경우 퇴직연금 '운용'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가입자들의 움직임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 측은 "가입자 주도형 연금시장이 이미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처럼 예금에 넣어주는 방식으로는 시장에서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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