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실상, 기업연구소 편견해소 일등공신"

송경은 2021. 12. 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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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가 대학·정부출연硏 아닌
기업연구원 선택하게 하는데
장영실상이 결정적으로 기여
의사과학자 없어서 채용 못해
지금보다 10배는 투자 늘려야
6일 장영실상 30주년 기념식

◆ IR52 장영실상 30주년 ⑨ /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대표 ◆

"우수 인력들이 정년이 보장되는 대학이나 정부출연연구소를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IR52 장영실상은 기업 연구원들의 자긍심을 높여주는 최고의 명예라고 생각합니다."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대표(사진)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IR52 장영실상이 기업 연구소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은 대학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구 역량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장영실상을 통해 알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IR52 장영실상은 국내 기업이 자체 개발한 신기술을 발굴하고 기술 개발에 나선 연구원들의 공로를 인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탄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와 매일경제신문이 주관한다.

LG생명과학 연구소장(옛 LG화학 바이오텍연구소장) 출신인 조 대표는 IR52 장영실상과 유독 인연이 깊다. LG 재직 시절인 1991년과 1993년, 1995년, 1996년 신약 개발 등 연구 성과로 총 네 차례에 걸쳐 직접 장영실상을 수상했다. 또 그가 창업한 크리스탈지노믹스는 골관절염 치료제 신약인 '아셀렉스' 개발로 2016년 장영실상(중소기업 부문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조 대표는 "대학에서 논문을 내는 것과 기술을 상품화하는 것은 천지 차이"라며 "내가 개발한 기술이 상용화돼 많은 사람들이 쓰는 것만큼 보람 있고 짜릿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가 대학 대신 기업 연구소를 택하고 직접 신약 개발을 위해 창업을 결심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000년 설립된 크리스탈지노믹스는 국내 바이오벤처 맏형으로 '최초'라는 수식어가 자주 따라붙었다. 2003년 세계 최초로 규명한 비아그라 작용 원리는 세계적인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표지 논문으로 실렸고, 2006년에는 기술평가제도를 통한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1호 바이오벤처로 등극했다. 벤처 최초로 신약 개발에 성공한 것도 국내외에서 큰 화제가 됐다.

크리스탈지노믹스가 개발한 아셀렉스 캡슐은 골관절염 치료제의 대표적 부작용인 속쓰림과 위궤양 등을 획기적으로 줄인 신약으로, 2015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를 받았다. 조 대표는 "바이오벤처 최초로 제조 시설 없이 신약 허가를 받으면서 기술력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다양한 신약 후보물질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췌장암 치료제 '아이발티노스타트(CG-745)'는 최근 국내 임상 2상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연내 미국에 임상 2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조 대표는 국가적으로 신약 개발 경험이 있는 인력이 매우 적은 만큼 정부의 장기적인 투자와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고 했다. 그는 "실제로 환자를 보던 의사가 신약을 개발하면 분명 경쟁력이 있을 텐데 이런 의사과학자를 뽑으려고 해도 없어서 못 뽑는다"며 "한국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지금의 10배는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6일에는 'IR52 장영실상 30주년 기념식'이 오후 3시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정부 포상과 IR52 장영실상 수여, 특별전시 관람 등이 진행된다.

[성남 =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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