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허경영 현상 집중 취재

2021. 12. 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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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지난 4일 '하늘궁과 청와대 -허경영은 무엇을 꿈꾸나'편을 방송했다.

허경영 후보 때문에 거액의 돈을 잃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살펴보고 ‘하늘궁’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심층 취재해, 또다시 대통령 선거 후보로 나선 허경영 후보의 진실은 무엇인지 추적했다. 이에 따르면, 허경영은 자신을 신의 사람이라는 의미인 신인(神人)을 자처하고 있었다.

-신인(神人)의 왕궁 ‘하늘궁’. 그곳에 쌓이는 돈 봉투들

"천사 들어가라! 내가 축복을 줬다가 이 사람이 나쁜 짓을 하면 축복을 거둘 수가 있어."-허경영 후보의 강연 내용 中

현재 허경영 후보가 머물고 있는 자택의 이름은 ‘하늘궁’.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에 위치한 그곳에서 그는 매주 지지자들과 모임을 가지고 있었다. 이곳에서 허경영 후보는 ‘신인(神人)’이라 불리고 있다. 과거 공중부양과 축지법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던 그가, 이제는 나라를 구하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온 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인’ 허경영 후보를 직접 만나고 싶어 찾아온 사람들로 ‘하늘궁’은 늘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런데 허경영 후보와의 ‘축복’된 만남을 위해 꼭 준비해야할 게 있다고 하는데, 사람들이 하나같이 손에 쥐고 있었던 그것. 그건 바로 돈 봉투. 상담은 10만원, 축복은 100만원, 백궁행 명패는 300만원, 1억 원을 내면 '대천사' 칭호를 받는다.

허경영 후보와의 면담엔 코스별로 거액의 가격이 책정돼 있다고 한다. 허경영 후보를 만난 지지자들은 그가 자신들의 몸을 만져주고 축복을 외쳐 줄 때마다 신성한 에너지를 받는다고 믿고 있었다. 이러다보니 그의 사진을 새겨 넣은 스티커와 목걸이 등이 부적처럼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하늘궁에서는 허경영 굿즈까지 판매되고 있었던 것. 사람들은 대체 왜, 허경영 후보를 ‘신인’이라 믿고 있으며, 그를 위해 기꺼이 거액의 돈까지 내는 것일까?

-전 국민에게 1인당 1억, 축복인가 허상인가

87년부터 7번째 도전, 그리고 두 번의 낙선에도 다시 차기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허경영 후보. 그가 선거 때마다 내세우며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대표적인 공약이 있다. 자신이 당선되면, 전 국민에게 1억씩을 주고, 매달 150만원의 배당금까지 지급하겠다는 것. 가능여부를 차치하고도 이런 공약들을 지지해 ‘하늘궁’을 찾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강연료 및 상품 판매 비용은 물론 하늘궁 건축헌금까지, 여러 계좌를 통해 지지자들에게 돈을 받고 있는 상황. 그리고 대선 후보로서 허경영 지지자들이 내고 있는 후원금까지 고려하면, 그가 사람들로부터 받고 있는 금전적 이익은 적지 않아 보였다. 그가 ‘신인’이라 자칭하며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는 메시지들은 정말 진실인걸까? 또한 그가 대통령 후보로서 내세운 공약들은 실현 가능한 걸까? 허경영 후보는 자신을 만나러 ‘하늘궁’으로 모여드는 사람들을 보며, 지금 무엇을 꿈꾸고 있는 것일까.

이밖에도 '그알' 제작진은 가족들이 거액의 빚을 내 허경영 후보에게 돈을 후원했다는 제보자들을 여럿 만나 인터뷰했다. 평범했던 가정을 빚과 갈등의 구렁텅이로 몰아간 책임이 정말 유명인이자 정치인인 허경영 후보에게 있는 건지가 궁금해서다. 제작진은 이번 20대 대통령 선거에도 다시 후보로 나선 그의 진짜 모습은 무엇일까 하고 질문을 던졌다.

탁지일 교수(부산장신대 신학과)는 "종교가 정착할 수 있는 조건은 '5P'가 있는데, 신격화된 교주, 독창적인 교리, 계획, 환경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생존능력, 거점의 확보 등이다. 한국에서 나타난 사이비 종교들을 보면, 하늘궁 같은 거점은 마지막에 나타나는데, 이 짧은 시간에 허경영은 다 갖췄다"고 말했다.

진행자인 김상중은 "제가 드라마 추적자에서 한 대사가 기억난다. '정치란 건 내가 하고싶은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상대가 듣고싶은 말을 하는 거야'라는~"라면서 "(허경영 주위에서 일어나는 상황은) 지금 정치가 아무 것도 해줄 수 없어서 허황된 환상에 기대야 할 정도라는, 서글픈 현실을 보여준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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