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핵합의 복원 7차 회담 마무리..미국 "JCPOA 복귀 가능하지 않을 수도"
[경향신문]
이란 강경파 에브라임 라이시 정권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이란 핵 합의(JCPOA) 복원 회담이 소득 없이 끝났다. 미국은 “JCPOA로의 복귀가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전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끝난 핵 합의 복원을 위한 7차 회담과 관련 “5개월 반 동안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지만 이란은 진지한 제안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은 더 많은 것을 요구했고, JCPOA 범위를 벗어나는 이슈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말하는 ‘JCPOA 범위를 벗어난 이슈’란 이란이 줄기차게 요구하는 ‘선제재 해제’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기 핵 합의를 일방 탈퇴한 미국의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미국이 먼저 제재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2015년 핵 합의를 원래대로 되살리는 것이 우선이고 추가 제재 해제 문제는 이란의 추가적 핵 활동 제한과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이 이날 익명의 고위 당국자 브리핑을 통해 이란의 협상 태도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란이 지난 6월 하산 로하니 대통령 시기 마지막으로 열린 6차 회담에서 제안한 타협안보다도 후퇴한 제안을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또 회담에 참여하는 유럽 3개국(E3)은 물론 중국, 러시아도 “지난 몇 달 간 이란의 행동에 대한 실망감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이 고위 당국자는 “미국은 JCPOA 복원이 가능하지 않을 경우까지 대비하고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JCPOA 복원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외교안보 공약 1순위로 내걸었던 문제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노딜’도 불사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CNN 등 미 언론들은 JCPOA 복원 협상이 시작된 이후 미국에서 나온 가장 비관적인 어조의 언급이라고 평가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앞서 지난 3일 로이터통신이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미국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면서 협상을 질질 끌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며 “외교가 실패할 경우 다른 선택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을 포함해 JCPOA 당사국들은 다음주 후반 오스트리아 빈에서 8차 회담을 재개할 것이라고 알자지라 등 외신들은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뚜렷한 진전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이란 방공부대는 4일 핵시설이 위치한 중부 나탄즈 인근 상공에서 방공 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고 이란 국영 TV가 보도했다. 이란은 핵 협상이 진행되던 지난주에는 포도우의 시설에서 우라늄을 순도 20%까지 농축하는 작업을 실시했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발표했다. 2015년 핵 합의에 따르면 이란의 우라늄 농축 순도는 3.67%까지 제한된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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