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 같은 내 아이, 명품 아니면 최저가로"..백화점 아동복 매장이 바뀌고 있다

방영덕 2021. 12. 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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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안 줄어 들었던 아동복 매장이 백화점에 다시 들어서고 있다. 과거와 양상은 좀 다르다. 명품 키즈 라인 등 고가 아동복 브랜드나 전문 편집숍들로 재편되는 게 특징이다.

여성복이나 남성복 패션 매장에서 보듯 명품 혹은 스파(SPA) 브랜드 선호 현상에 어정쩡한 가격대의 브랜드는 퇴출되고 있다.

◆ 주요 백화점 아동복 매출 성장률 두자릿수 넘어
[사진 출처 = 펜디]
5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올해 패션업계에서 아동복 시장의 성장률이 가장 두드러진다. 지난해 등교가 전면 중단되며 코로나19 사태 초기 역성장을 거둔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의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기준 아동복 매출 성장률은 두자릿 수가 넘는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11월 기준 아동 상품권 매출은 전년대비 27% 늘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은 22.5%, 현대백화점은 무려 45.8%에 달하는 신장률을 기록, 주요 백화점 3사 중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특히 명품 패딩 등 프리미엄 키즈 브랜드의 경우 30% 이상씩 고상장했다"며 "1인당 구매금액도 전년대비 10~30%씩 늘었다"고 설명했다.

◆ 저출산 우려 딛고 '골드키즈' 에게 팍팍

주요 백화점에서 아동복 매출 상승을 기록한 데에는 저출산 심화가 오히려 약이 됐다. 한자녀 가정이 늘수록 자녀 1인에게 투자하는 비용이 증가하며 아동복 시장에 온기를 돌게 하기 때문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저출산 현상이 코로나19와 맞물리며 한 아이를 더욱 애지중지 기르는 모습"이라며 "가뜩이나 외출하기 어려운 내 아이를 위해 한번 살 때 고가의 옷을 척척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른바 '골드키즈(왕자나 공주처럼 귀하게 자라는 외동아이)'나 '텐포켓(한 명의 아이에게 부모는 물론 양가 조부모와 친척, 심지어 부모의 친구까지 대략 10여명의 지갑이 열린다는 뜻)'과 같은 신조어는 이같은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 "비쌀수록 더 잘 팔려"...수입의류 편집숍 등 공들이는 백화점
[사진 출처 = 몽클레르]
아동복 매출 증가에 힘입어 백화점들은 아동복 매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비쌀수록 더 잘 팔리는 트렌드에 맞춰 고가 프리미엄 아동복이나 수입의류 편집숍 등이 속속 입점하는 모습이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지난 8월 문을 열면서 명품 키즈 편집숍 '퀴이퀴이'를 선보였다 '발렌시아가키즈' '끌로에키즈'를 비롯해 올해 7월 처음 출시한 '오프화이트 키즈' '마르지엘라 키즈'도 국내 오프라인 매장에선 처음 입점시켰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 서울'은 지난 2월 5층 중심부에 키즈 전문 편집매장인 '스튜디오 쁘띠'를 선보였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압구정본점 지하 2층을 리뉴얼하며 명품 아동 브랜드를 강화했다. 펜디키즈는 물론 지방시키즈, 몽클레르 앙팡 등을 들여놓았다. 대전 신세계 역시 최근 문을 열면서 몽클레르 앙팡, 버버리칠드런, 랄프로렌칠드런 등을 함께 입점시켰다.

백화점에 명품 아동 브랜드 입점이 필수가 되면서 국내 중저가 브랜드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분위기다. 백화점에선 고가의 프리미엄 아동복을 사고, 중저가 브랜드 옷은 인터넷 쇼핑을 소비자들이 선호해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백화점에서 중간 가격대의 아동복 브랜드는 방을 빼는 분위기"라며 "특히 넓은 면적을 필요로 하는 수입의류 편집숍을 (소비자들이) 선호할수록 이같은 퇴출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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