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외국인..한달새 4조6천억 쓸어담아

차창희 2021. 12. 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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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만
2조9천억원어치 사들여
4조 팔아치운 개인과 대비
韓증시 저평가 매력 부각
"추세전환은 아냐" 분석도
올해 들어 10월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31조원이 넘는 대규모 순매도에 나섰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11월 이후 4조원이 넘는 금액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를 이끌고 있다. 외국인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이슈가 불거진 이달 들어서도 매수 행진을 이어가며 코스피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약 4조원어치를 팔아치우며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이날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총 4조5997억원을 순매수했다. 앞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1월에만 2조6073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올해 월간 기준 최대폭으로 주식을 사들이기도 했다. 오미크론 변이 등장으로 세계 증시가 하락세를 탔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바이 코리아' 기조를 이어갔다. 최근 코스피가 2800대 초반까지 밀렸을 때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강력한 매수세를 보여주며 지수 방어에 앞장섰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초부터 이달 3일까지 총 3조9941억원을 순매도했다. 올해 중순 코스피가 고점을 찍은 후 하향세를 이어가자 지친 개인 투자자들이 손을 터는 모양새다.

같은 기간 기관 투자자들도 1조2998억원을 팔아치웠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지수 방향성 매매를 하는 연기금의 매수세가 살아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달 들어 연기금은 총 3135억원을 순매수했다. 증시 하락 국면에서 연기금의 매수 동참은 통상 증시 바닥이 가까워졌음을 가늠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담은 업종은 반도체, 게임, 2차전지(배터리) 등이었다. 순매수 1위와 2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각각 1조8127억원, 1조811억원을 사들였다. 크래프톤(7174억원), 카카오(4979억원), 삼성SDI(4032억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2835억원)가 뒤를 이었다.

긴축 기조 강화와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국내 증시가 통화 정책 변화를 과도하게 선반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각각 10배, 1배 수준으로 추가 하락 동력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그동안 주가가 많이 내린 만큼 반도체 등 실적 모멘텀이 있는 종목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 매력이 높아졌다는 의견이 많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도 장기 악재는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남중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발생한 4번의 코로나19 변이 사례를 감안할 경우 오미크론 변이의 증시 영향력은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중단이 없다는 가정 하에 단기 조정 요인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미크론 변이의 증상, 치명률이 이전보다 약하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기존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국내는 투자심리가 개선됐다"고 밝혔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강력한 매수세가 방향성 전환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김경훈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이후 외국인 투자자 자금 유입은 추세 전환이라기보다는 그동안 축적된 하락포지션 청산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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