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피부에 허위 접종부터 감염 파티까지' 이탈리아서 백신 거부 횡행

백신 안 맞고 '그린패스' 받으려는 다양한 꼼수 시도 증가

사진 = 연합뉴스

이탈리아에서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일명 ‘안티 백서(anti-vaxxer)’들을 중심으로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 그린패스를 받으려는 꼼수 시도가 퍼지고 있어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단계적 일상회복 대책의 하나로 지난 8월 초 그린패스를 도입하며 내일(6일)부터는 코로나19 검사 음성 확인증도 인정하지 않는 '슈퍼 그린패스' 제도 시행도 앞두고 있습니다.

대부분 생활 영역에 그린패스가 적용된 가운데 백신 접종 완료자나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항체 형성자만 패스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제(3일) 이탈리아 현지 언론은 50대 남성이 실리콘으로 제작된 인공 피부에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려다 적발된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백신 접종을 위해 센터를 방문한 한 50대 남성은 간단한 신원 확인 절차를 거친 후 접종실 의자에 앉아 소매를 걷어 올렸습니다. 당시 인공 피부를 착용 중이었는데, 색깔과 모양이 실제 피부와 흡사해 간호사도 처음에는 이상한 낌새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간호사는 주삿바늘이 들어갈 위치를 확인하며 피부를 손으로 만져본 후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인공 피부가 부착돼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남성은 "한 번만 눈감아 달라"고 호소했지만 간호사는 책임자에게 사건의 경위를 보고해 결국 사기 혐의로 입건됐습니다.

경찰은 남성이 백신 접종은 거부하면서도 면역 증명서인 그린패스를 발급받으려 이런 일을 꾸민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코로나19 그린패스 / 사진 = CNN

이탈리아에서는 접종 없이 그린패스를 받기 위해 일부러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감염 파티’도 열리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그린패스는 백신 접종 완료자나 코로나19 감염 후 완치자에게 발급됩니다. 따라서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차라리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해 그린패스를 받는 방법을 택한 것입니다.

이같이 허위로 백신패스를 발급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정부가 단속에 나선 가운데, 일부 이탈리아 의사들은 백신 미접종자들에게 허위로 접종 증명서를 발급해주며 ‘백신 꼼수’에 직접 가담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린패스 도입을 반대하는 시위자들과 이탈리아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 사진 = CNN

이탈리아 보건 당국은 지난 4월부터 보건·의료 종사자들을 백신 의무 접종 대상으로 지정하고 백신을 맞지 않으면 의료활동을 할 수 없는 제재를 부과했습니다. 하지만 의료진들을 비롯해 그린패스 확대에 항의하는 움직임이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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