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기사 '불공정하다'며 심의 신청한 건수 역대 후보 중 최다
李 신청한 40건 가운데 25건 각하 또는 기각
위원회 설립 이후 각하 또는 기각 건수는 31건
강민국 "불필요한 이의 신청을 남발, 언론재갈용"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가 설립된 이후 인터넷 기사에 대한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의 전체 심의 신청 건수 가운데 약 72.7%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신청건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는 지난 2004년 3월 설립돼 17대 대선에서부터 심의 신청을 받아 대선 후보자들로부터는 모두 55건을 받았는데, 이 후보는 대선을 석 달 가까이 남긴 상황에서 40건의 이의신청을 한 것이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차기 대선 인터넷선거보도 심의위원회 심의 내역’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선 후보자들의 인터넷 기사에 대한 심의 신청 건수는 이같이 나타났다. 현재까지 차기(20대) 대선과 관련해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에 심의 신청을 한 대선 후보자는 이 후보 한 명 뿐이었다.
역대 대선에서 대선 후보가 인터넷 기사에 대해 심의 신청한 현황을 보면 17대 대선에서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1건, 금민 한국사회당 후보 5건, 류승구 무소속 후보 5건이었고, 18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1건이었다. 지난 대선에서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손학규 무소속 후보가 각 2건과 1건씩 심의 신청을 했다.
이 후보가 한 심의 신청은 역대 대선의 다른 주요 후보들이 한 것보다 각하율이 높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문재인 후보가 18·19대 대선 당시 심의를 신청한 3건은 모두 제제 처분을 받아 경고 2회(19대 대선), 반론보도 1회(18대 대선)가 내려졌다. 19대 대선 당시 손학규 후보가 신청한 1건의 심의 신청도 경고문 게재 처분이 내려졌고,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심의 신청을 한 1건도 공정보도 협조요청 처분을 받아냈다. 모두 ‘제재’를 받아낸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40건의 심의 신청 가운데 25건(62.5%)이 기각 또는 각하됐다. 15건에 대해서만 제재 처분을 받아낸 셈인데, 제재 역시 낮은 수준에서 이뤄졌다. 제재에는 강도에 따라 ‘정정보도’, ‘반론보도’, ‘경고문 게재’, ‘경고’, ‘주의’, ‘공정보도협조요청’ 등의 처분이 내려지는데, 이 후보가 받아낸 15건의 제재 처분 가운데 12건이 공정보도 협조요청이었고 나머지 3건은 주의 처분이었다.
차기 대선과 관련해 지난 3일까지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에 접수된 심의 신청 건수는 모두 238건으로, 이 중 207건(87.0%)이 제재를 받았다. 29건(12.2%)은 기각됐고, 2건(0.8%)은 각하됐다.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가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접수한 심의 신청에 대해 기각 또는 각하한 건수는 모두 31건인데, 그중 80.7%가 이 후보가 신청한 셈이다.
현재까지 차기 대선과 관련해 제재를 받은 207건을 살펴보면, 수위가 가장 낮은 공정보도 협조요청이 193건(93.2%)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주의 13건(6.3%), 경고 1건(0.5%) 순이었다. 차기 대선과 관련해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에 심의를 제기하거나 신청한 주체를 보면,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 자체 심의가 총 188건(79.0%)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선 후보자 40건, 정당 8건, 재심청구 2건 순이었다.
강민국 의원은 “이 후보의 이의신청 건수가 역대 최고 수준에다 심의 결과 기각 또는 각하된 비율이 63%나 된다는 것은 불필요한 이의 신청을 남발하고 있다는 것으로 ‘언론 재갈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위원회에 대선 후보와 정당의 이의신청을 담당하는 인력이 4명에 불과해 계속 특정 후보 및 정당의 이의 신청이 쏟아지면 업무 과부하가 걸린다”며 “중앙선관위는 무분별한 이의신청을 사전에 걸러내기 위한 ‘이의신청 절차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는 지난 2004년 3월 인터넷언론사가 공정보도 의무를 준수하고, 인터넷 상의 불공정 선거보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정당 및 후보자를 신속하게 구제하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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