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천생 타자'..강백호는 돌고 돌아 타석을 돌아봤다

안승호 기자 입력 2021. 12. 5. 09:42 수정 2021. 12. 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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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KT 강백호. 정지윤 선임기자


KT 강백호(22)는 프로 입단 첫해인 2018년 타율 0.290에 29홈런 84타점을 기록했다. OPS는 0.880이었다. 19살 신인타자가 입단하자마자 A급 타자 성적을 거두며 궁금증 하나를 낳았다.

강백호가 향후 만들어갈 ‘강백호 스타일’에 관한 것이었다. 첫해부터 홈런 29개를 쏟아낸 ‘소년 거포’였다. 우선 이승엽 같은 홈런타자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한편으론 전형적인 홈런타자보다는 타율과 출루율, 장타율을 고루 겸비한 타자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컸다. 타석에서의 움직임과 스윙 스타일에 관한 동반 분석이 곁들여지기도 했다. 이 대목에서 KBO리그 레전드 중 한 선수를 꼽자면 양준혁이 떠오를 만했다.

강백호는 올시즌 타율 0.347에 16홈런 102타점을 남겼다. OPS로는 0.971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달려온 모습대로라면 강백호는 ‘양준혁 스타일’에 가까운 지표를 남기고 있다. 양준혁 또한 ‘괴물타자’라는 명성답게 프로 입단 이후 초창기인 90년대 상대 투수들에 주는 위압감이 엄청났다. 2000년대 초반 살짝 주춤했지만, 38살이던 2007년에도 타율 0.337에 22홈런 72타점에 OPS 1.019를 기록했다.

강백호는 지난 1일 진행된 프로야구 선수협회의 시상식 2021 마구마구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1루수 부문 수상자가 된 뒤 포지션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고교 시절 포수와 투수를 모두 해본 데다 KT 입단 뒤에는 외야수를 거쳐 1루수로 자리를 잡고 있는 강백호에게 “가장 편안한 자리는 어디인가”라는 물음이었다. 강백호는 그 물음에 잠시 멈칫하다니 바로 “타석이 가장 편안한 곳 같다” 고 말했다.

포지션을 돌고 돌아 1루수로 성장하며 이날 큰 상까지 받았지만 아직 모자람이 있다는 얘기였다. 또 타석에 서면 자신감이 넘친다는 자기 표현이기도 했다. 강백호는 “1루수로 어느 정도 적응했지만, 매년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비에서의 안정적 입지는 타석에서 성적을 내는 기반이 되기도 한다.

사실, 야구선수 강백호에 대한 궁극적 기대치는 ‘이승엽 스타일’도, ‘양준혁 스타일’도 아니다.

강백호는 타격의 정확도와 힘 그리고 선구안까지 타자에게 필요한 모든 요소를 다 갖추고 있다. 리그에서 이미 대성공을 거둔 타자 선배의 특정 유형을 따라가는 것이 그다지 흡족해 보이지 않는 이유다.

강백호는 프로 4년 통산 타율 0.325에 644안타 81홈런 340타점 OPS 0.931를 기록했다. 타자로서 전 부문에서 고루 잘 했지만, 강백호는 여전히 더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백호 스타일’은 미완성이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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