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발레단 크리스마스에 '호두까기인형' 안 올린다.."인종차별 요소 있어"

김세희 2021. 12. 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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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에 호두까기인형을 선물 받은 소녀 클라라가 꿈속에서 왕자로 변신한 호두까기인형과 함께 나쁜 생쥐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행복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마법 같은 사랑 이야기.

더타임스는 독일 베를린 슈타츠발레단이 인종차별 가능성을 이유로 호두까기인형을 오는 크리스마스 공연에서 배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2018년 첫 흑인 무용가로 입단한 클로에 로페스-고메스는 지난 1월 발레단에서 겪은 인종차별 사례를 폭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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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에 호두까기인형을 선물 받은 소녀 클라라가 꿈속에서 왕자로 변신한 호두까기인형과 함께 나쁜 생쥐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행복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마법 같은 사랑 이야기.

1892년 러시아 초연 이후 1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고전 발레 '호두까기인형'의 줄거리입니다.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관객들을 만나는 인기 공연이죠.

그런데 독일의 한 발레단은 올해 크리스마스에 이 작품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고 합니다.


■ 슈타츠발레단 "호두까기인형, 인종차별 요소 있어"

더타임스는 독일 베를린 슈타츠발레단이 인종차별 가능성을 이유로 호두까기인형을 오는 크리스마스 공연에서 배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발레단의 예술감독 대행인 크리스티나 테오발트는 해당 공연에 포함된 중국, 동양 무용에 인종적 고정 관념을 지닌 요소가 있다며 결정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발레단은 지난해 말부터 구시대적이고 차별적인 공연 관행을 점검하겠다며 내부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여러 차례 회의를 열어 고전 발레 공연들이 현대 기준에서 문제 소지가 없는지를 살폈습니다.

그 결과, 극 중 과자를 의인화해 각국의 민속춤으로 표현하는 부분에서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중국 춤'에서 백인 무용수가 피부색을 노랗게 칠하고 과장된 무용을 선보이는 부분에 인종차별적인 요소가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발레단의 결정을 놓고 현지 언론에서는 상반된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고정관념 주입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주장과 함께 오늘날 어떤 요소가 문제가 되는지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응원도 나왔습니다.

■ "흑인이라 흰색 베일 못 줘"…무용수 폭로 뒤 나온 결정

이번 결정은 슈타츠발레단이 인종차별 논란에 한 차례 휩싸인 이후 나왔습니다.

2018년 첫 흑인 무용가로 입단한 클로에 로페스-고메스는 지난 1월 발레단에서 겪은 인종차별 사례를 폭로했습니다. 피부색 때문에 눈에 띈다며 지적을 받거나 농담의 대상이 됐다는 겁니다.

한 발레단 관계자는 그에게 하얀색 베일을 나눠주면서 "베일은 흰색이고 너는 흑인이라 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하얀색 화장을 해달라는 요청도 받았는데, "피부를 밝게 하는 것은 내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고 당시 심경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발레단과 계약이 끝나는 7월 이후로 연장 계약안을 제시받지 못하자 고메스는 법적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결국, 지난 4월 발레단은 계약 1년 연장 협의와 함께 고메스에게 1만 6,000유로(약 2,130만 원) 합의금을 지급했습니다.


전 세계 발레단에서는 달라진 의식 흐름에 발맞춰 공연을 검토하거나 수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독일 일간지 타게스슈피겔은 파리발레단이 극 중 피부색 분장을 폐지했으며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에서도 고전 작품을 반인종주의와 다양성을 기준을 두고 오래 검토해왔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스코틀랜드 발레단도 반인종주의 흐름에 맞춰 '호두까기인형'의 중국인과 아랍인 무용 및 분장을 수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김세희 기자 (3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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