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수영대회 신기록 갈아치운 선수..2년 전엔 남자였다
미국에서 열린 대학생 수영 대회에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 선수가 경기에 출전해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선수는 2년 전엔 남성으로 경기에 출전했고, 이번 대회에선 여성부에 출전해 대학 신기록을 세웠다.
4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펜실베니아대학 소속 수영 선수 리아 토마스(22)는 지난달 20일 열린 전미대학스포츠협회(NCAA) 경기에서 200m 자유형과 500m 자유형 종목 2위와 3위에 각각 올랐다.
토마스는 200m 수영에서 1분43초47의 기록을, 500m 경기에선 4분35초06의 기록을 세웠다. 이는 펜실베이니아대학 소속 여성 선수들 중 최고 기록이다.
토마스는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로, 2019년 11월까지 약 3년간 윌 토마스란 이름으로 남성부 경기에 출전했다. 그의 성전환 수술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NCAA 규정에 따르면 남성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가 출전 자격을 갖추려면 최소 1년 이상의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억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앞서 토마스는 지난 6월 현지 매체 펜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5살 때부터 수영을 했다. 수영은 내 삶의 큰 부분”이라며 “트랜스젠더가 됐다고 제 수영 능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수영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보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시카고에서 스포츠 코치로 활동하는 린다 블레이드는 “(토마스의 경기 출전으로) 여성 선수들의 기록이 깨지고 있다”며 “옳지 않다”고 했다. 그는 “토마스는 NCAA에서 3년 동안 남자로 출전했다”며 “여성 운동선수의 공정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젠더’가 아닌 ‘섹스(생물학적 성)’에 기반한 스포츠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론 의견도 비슷했다. 지난 5월 미국 갤럽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2%가 트랜스젠더 선수들은 트랜스젠더 선수들끼리 경쟁을 하는 게 공정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미국 법무부는 트랜스젠더 선수의 경기 출전을 금지하는 것을 차별로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가 지난 6월 웨스트 버지니아 법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트랜스젠더 학생을 포함한 모든 학생이 차별 없는 교육 환경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돼 있다.
올림픽에서도 트랜스젠더 선수의 경기 출전을 허용하고 있다. 특히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최근 트랜스젠더 선수가 올림픽 출전을 위해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의 새로운 권고안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IOC는 트랜스젠더 선수가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12개월 이상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억제해야 한다고 권고해왔으나, 과학적 검토를 거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뉴질랜드의 로렐 허버드가 트랜스젠더 최초로 역도 여자 83㎏ 이상급에 출전했으나, 여자 육상 800m 챔피언 캐스터 세메냐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다는 이유로 출전하지 못해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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