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민주주의 발상지' 그리스서 "세계적 포퓰리즘 현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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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민주주의의 발상지인 그리스를 찾아 전 세계적으로 가시화하는 민주주의 퇴조 현상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APTN에 따르면 교황은 4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의 대통령궁에서 카테리나 사켈라로풀루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권위주의와 포퓰리즘이 득세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이같이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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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사제가 교황에 '이단자'라고 외치기도
(바티칸=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민주주의의 발상지인 그리스를 찾아 전 세계적으로 가시화하는 민주주의 퇴조 현상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APTN에 따르면 교황은 4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의 대통령궁에서 카테리나 사켈라로풀루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권위주의와 포퓰리즘이 득세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이같이 언급했다.
교황은 "여기서 민주주의가 탄생했다. 그 요람은 수천년 후 유럽연합(EU)이라는 민주적 시민들의 위대한 집이 됐다"면서 "EU는 평화와 형제애의 꿈을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교황은 이어 "그러나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것처럼 유럽대륙은 물론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현실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권위주의와 포퓰리즘의 세력 확대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는 참여와 노력, 인내를 요구하는 반면에 권위주의는 독단적이며 포퓰리즘이 내놓는 '쉬운 대답'은 매력적인 것으로 간주된다고 그 원인을 짚었다.
교황은 아울러 안전에 대한 우려와 정체성 상실에 두려움, 관료주의, 소비지상주의 등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회의가 부상하기도 하지만 그에 대한 해결책은 결국 포퓰리즘이 아닌, '좋은 정치'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이 이주민·난민 이슈 해결에 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교황은 "과거 이념적 대립이 동-서유럽을 잇는 다리를 막았다면 지금은 이주민 이슈가 남-북유럽 사이를 분열시키고 있다"면서 "이 문제의 국제적이고 공동체적인 해결책 모색을 다시 한번 촉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교황은 대통령궁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그리스 정교회 지도자들과의 만남을 위해 아테네 대교구 건물에 들어갈 때 한 정교회 사제로부터 '이단자'라는 비난을 받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검은 복장에 긴 수염을 기른 이 사제는 교황을 향해 "교황, 당신은 이단자"라고 큰소리로 외쳤고, 곧바로 현장에 있던 경찰에 의해 제지당한 뒤 연행됐다.
교황은 2∼4일 2박 3일간의 키프로스 방문을 마치고 이날 오전 그리스 아테네로 이동했다. 그리스에서는 6일까지 머물게 된다.
5일 오전에는 유럽으로 향하는 중동·아프리카 이주민·난민의 임시 집결지인 레스보스섬을 찾아 체류자들과 얼굴을 마주할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6년에도 유럽 최대 규모로 꼽히는 레스보스섬의 난민 캠프를 방문했으며, 이후 시리아 출신 이주민 세 가족을 바티칸으로 데려와 정착을 지원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아테네 방문을 두고 요한 바오로 2세 때인 2001년 이후 20년 만에 로마가톨릭 수장이 동방정교회 중심지를 찾았다며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있다.
로마가톨릭교회와 동방정교회는 1054년 '그리스도교 대분열'을 계기로 서로 갈라섰으며, 이후 수 세기 동안 갈등·대립 양상을 보여왔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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