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주인공 보니 묘한 쾌감 들었다"..'아수라' 영화 리뷰 [씨네프레소]
*주의 : 이 기사에는 영화의 전개 방향을 추측할 수 있는 스포일러가 다소 포함돼 있습니다.
[씨네프레소] ⑫ 영화 '아수라' 리뷰
인간은 낙하 운동에서 쾌감을 느낀다. 높은 곳에서 급속도로 떨어지는 체험을 하기 위해 굳이 돈을 지불한다. 테마파크에 있는 여러 놀이기구가 이런 경험에 속할 것이다. 자이로드롭은 케이블이 끊어져 떨어지는 엘리베이터와 유사하고, 번지점프는 절벽에서의 투신과 비슷하다. 인간은 극단적 상황으로 자신을 밀어넣고 즐거움을 느끼는 독특한 동물인 것이다.
강력계 형사 한도경은 안남시장 박성배(황정민)의 뒤치다꺼리를 해주며 돈을 받는다. 박성배가 입신양명, 이권 획득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탓에 한도경이 저질러야 하는 악행의 수준도 점점 높아진다.
말기 암 환자인 아내 병원비를 벌어야 한다는 생계의 문제가 그에게 좋은 합리화 구실이 된다. 여기에 박성배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김차인(곽도원)이 한도경을 협박하기 시작하면서 그의 인생은 더욱 꼬인다. 자신을 친형처럼 따르던 후배 형사 문선모(주지훈)까지 박성배의 색에 물들어가면서 한도경은 문선모와 충성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린다.
다만 범죄도 그 동기와 주변에 미치는 파급력 등에 따라 각기 다르게 평가해야 한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이 영화 최고의 악은 이의 없이 박성배일 것이다. 능수능란하게 감정을 컨트롤하는 그는 방금 전까지 한도경을 죽일 듯 담뱃불로 지지다가도 돌연 "널 다치게 두지 않아. 넌 내 새끼니까"라며 태도를 바꾼다.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꾸기 위해 자기 신체까지 거리낌없이 훼손하려는 모습에는 적도 아군도 모두 혀를 내두른다. 자신을 거쳐간 적을 자기 색으로 물들일 수 있는 그는 진정 마계 '안남시'의 왕이다.
출연: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정만식
감독: 김성수
평점: 왓챠피디아(3.1), 로튼토마토 토마토지수(83%), 팝콘지수(69%)
※12월 3일 기준.
감상 가능한 곳: 넷플릭스, 왓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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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프레소 지난 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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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30년 살던 집이라니깐" 노인 대출 연장 거부 은행원이 겪은 고초…'드래그 미 투 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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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회-"깨어 있길 강요하는 시민들 싫어 눈을 가려버렸습니다" … '버드 박스'
11회-낡은 집서 '몸테크'하다 엄마가 죽었다…'힐 하우스의 유령'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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