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내년 초 우크라이나 침공한다.. 병력 17만5000명 동원"
러시아가 이르면 내년초 17만5000명의 병력을 동원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 정보당국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으로 군대를 이동 시키고 있으며 국경 지대 여러 곳을 동시에 침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올해 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서 실시한 훈련보다 2배 이상 규모를 늘렸다”며 “빠르면 2022년 초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공격을 계획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 계획에는 장갑, 포병 및 장비와 함께 약 17만5000명의 인원으로 구성된 100개의 대대급 전술 그룹의 광범위한 이동이 포함된다”고 했다.
미 정보당국이 작성한 러시아 국경 근처 위성 사진과 비밀 문서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현재 국경 지역 4곳에서 집결했으며, 현재 새로 도입한 탱크, 포병과 함께 50개의 전투전술그룹을 배치한 상태라고 WP는 보도했다.
기존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가 국경 근처에 배치한 병력은 약 7만명이었지만 이번에 공개된 비밀문서에 따르면 최대 17만5000명까지 증원될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지난 한 달동안 우크라이나 국경을 따라 다양한 위치에 부대들이 새로 도착했다”고 WP에 말했다.
해당 보도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리는 오랜 기간 러시아의 행동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며 “레드라인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 보도했다.
이번 병력 증원은 깊어지는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 가운데 나온 것이다. 러시아는 올해 들어 예비군을 동원하고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발언 수위를 높이는 등으로 미국의 신경을 자극해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미·유럽 연합군 성격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허용하지 말고, 우크라이나 주변 지역에서 나토의 군사 활동을 자제하라고 미국에 요구해왔다.
전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만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푸틴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우리는 어떤 충돌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나토의 확대는 명백히 우리 안보를 침해한다”고 했다. 러시아가 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원하고 나토가 우크라이나를 받아들일지 고려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는 의미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최근 몇 주 동안 분명히 밝힌 것처럼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재차 침공하려는 러시아의 계획을 깊이 우려한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에 대해 강하고 철통 같은 결의를 갖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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