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는 기자들Q] 경제뉴스 다시보기 "통계는 입맛 따라, 논조는 색깔 따라"

김나나 2021. 12. 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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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차만별' 종부세 보도… 폭탄 VS 솜방망이

지난달 22일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고지서가 발송되자, '공포', '쇼크', '충격' 등의 단어를 붙인 '종부세 폭탄론' 기사는 또 쏟아져 나왔습니다.


보유세 부담이 유독 많이 늘어난 개인 납세자의 사례를 제목이나 도입 사례로 부각해 보도하는 방식도 반복됐습니다. 그러면서도 정작 납세자가 얼마나 늘었는지를 설명할 땐 지난해보다 36% 증가한 개인 납세자뿐만 아니라 287.5% 늘어난 법인 납세자의 수를 합해 계산해 부담이 더 커진 것처럼 보도했습니다.

종부세 폭탄론은 진실이 아니라며, 부과 대상이 법인과 다주택자에 집중된 점을 강조한 기사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시가 17억 원 아파트, 종부세 고작 8만 원' 등으로 제목을 뽑아 다는 등 일부 사례를 전체 분위기인 것처럼 보도하는 방식은 여전했습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98% 국민은 종부세와 무관하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언론사 별로 논조가 엇갈렸습니다. 대부분 자신의 논조에 맞는 일부 사례나 수치를 부각하며 종부세를 이분법적으로 나눠 바라봤습니다. 종부세 증감에 대한 의미를 제대로 분석한 기사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각 논조를 뒷받침하는 통계나 사례 자체가 거짓인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다만 각 언론이 자신들의 논조에 맞게, 통계를 비롯한 각종 데이터를 어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유심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널드 코스가 한 말입니다.

"데이터를 오래 고문하면 그 녀석은 어떤 말이라도 자백한다"

■ OECD '2060까지 재정전망 보고서' 는 '위기'를 말했나?

OECD가 지난달 발표한 ‘2060년까지의 재정전망 보고서’역시 상당수 국내 언론의 ‘한국 경제 위기론’ 소재로 사용됐습니다. 물론 OECD가 공개한 1인당 잠재 실질 GDP 성장률을 보면, 우리나라 성장률은 하락세를 이어가다 2033년을 기점으로 OECD 평균을 밑돌 것으로 예측됩니다.


하지만 국내 언론에 잘 언급되지 않은 또 다른 데이터가 있습니다. 성장률이 아닌 경제 규모를 보는 1인당 잠재 실질 GDP인데, 우리나라는 당장 내년부터 OECD 평균을 웃돌고 20년 넘게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고용률 역시 2011년 이후로는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분석되는데, 역시 대다수 국내 언론에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신대학교 최은경 교수는 "OECD 보고서가 분명히 명시하고 있는 다양한 지표 가운데 상당 부분을 누락 하면서 일부를 보도한 것은 우리 경제에 부정적 인식을 가질 수밖에 없는 왜곡된 보도임을 지적하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 경제 기사의 단골 표현 '사상 최대', '사상 최초' 의 진실?

'사상 최대' 또는 '사상 최초' 등은 경제 기사에서 매우 빈번히 등장합니다. 절대 수치가 실제로 얼마나 변했는지와 관계없이, 이 같은 류의 단어들은 등장 자체만으로 무게감을 갖습니다.

실제로 그 수치가 예전에 비해 가장 크거나 혹은 가장 작은 게 사실일지라도, 그 내막은 변화가 매우 미미하거나 혹은 맥락상 당연한 얘기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개인의 연봉도 일반적으로 조금씩은 오르거든요. 그런데 만약 누군가가 지난해보다 1% 오른 연봉을 놓고 , '올해 내가 받은 연봉은 사상 최대 연봉이야. 그래서 슈퍼 연봉이다'라고 말한다면 어떨까요?" 나라살림연구소 이상민 수석 연구위원이 예산이나 국가 채무 등 각종 기사에 종종 따라붙는 '사상 최대' 제목 기사를 비판하며 설명한 말입니다.

우리가 마주하는 다양한 지표 가운데 정말 의미 있는 '사상 최대', '사상 최초' 도 존재할 겁니다. 이 연구위원은 "경제 지표는 대개 점차 수치가 증가해 사상 최대, 사상 최초를 기록하는 건 일반적인 현상인 경우가 많은 만큼, 일단 경제 기사에 이 같은 단어가 등장한다면 의심하고 보는 것이 맞다"라고 강조했습니다.

■ '위기' 좋아하는 언론…경제 기사도 마찬가지

언론은 태생적으로 '위기' 를 좋아합니다. 무난한 것은 뉴스 거리가 되지 않는 것은 당연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우리 언론은 한때 꿈과 희망을 주는 '장밋빛 경제 기사'를 양산하다 외환위기 사태를 겪으며 자기 반성의 시간을 가졌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같은 경험이 많은 언론들이 비판적 기사에 유독 에너지를 쏟는 경향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경제 뉴스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커짐과 동시에, 경제 뉴스 소비자들의 수준 역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 언론은 그 소비자들의 기대와 수준에 부합하는 양질의 경제 정보를 잘 전달하고 있는지 짚어봤습니다.

나라살림연구소 이상민 수석 연구위원의 친절한 설명이 더해집니다. 김솔희 아나운서가 진행하고 조수진 장신대 교양학부 미디어트랙 교수, 김나나 기자가 함께합니다.

<질문하는 기자들 Q> 는 KBS 홈페이지와 유튜브 계정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 프로그램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193#20211114
▲ 유튜브 계정 <질문하는 기자들 Q>: https://www.youtube.com/c/%EC%A7%88%EB%AC%B8%ED%95%98%EB%8A%94%EA%B8%B0%EC%9E%90%EB%93%A4Q/featu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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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나 기자 (nan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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