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SW로 국가 재난 지키고 신산업도 창출"

방은주 기자 2021. 12. 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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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PA, 자율차 대상 SW안전 제품 실증 및 서비스 지원...에너지 등으로 확대 계획

(지디넷코리아=방은주 기자)#지난 2011년 중국 저장성 원저우에서 두 열차가 충돌한 사고가 있었다. 원인은 SW 결함이였다. 벼락이 열차와 신호체계 SW프로그램을 망가트리면서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43명의 사망자와 2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국내서도 소프트웨어(SW)로 인한 사고가 있었다. 지난 2014년 서울 지하철 2호선 전동차가 신호기 고장으로 뒤에 오던 전동차와 충돌해 중경상의 부상자들이 발생했다. 이 역시 SW 오류가 사회 안전을 해치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각 분야에 디지털 바람이 불고 있고 있다. 디지털 바람은 SW 확산과 맞물려 있다. DX라 일컫는 디지털전환(DT)의 핵심이 SW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철도, 제조 등 각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도구로 SW가 주목받으면서 'SW 안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SW는 작은 오작동으로도 치명적인 사고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1년 SW웨이브'에서 "SW가 국가경쟁력"이락 했는데 SW가 이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안전한 SW'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SW안전 관련 국내 전문가와 전문기업 태부족

초지능, 초연결 시대 진입으로 SW가 사회, 산업 전반에 융합함에 따라 고부가가치 창출 핵심동인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SW활용 증가와 함께 SW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성도 증가했다. SW결함에 따른 막대한 생명‧재산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발생한 KT의 통신 장애도 크게 보면 SW안전 사고에 속한다.

전문가들은 "해외는 SW안전 요건을 강화하고 있지만 국내기업의 SW안전 역량은 미흡한 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주요국은 산업별 SW안전 기준 강화, 안전 국제표준 제정 및 법‧제도를 통해 SW안전기술 요건을 강화하고 있다. 예컨대 의료기기 분야 IEC62304과 자동차(ISO26262), 철도(IEC62279), 항공(DO-178C(항공) 분야에서 잇달아 안전에 관한 국제 표준을 제정했다. 하지만 국내 기업은 SW안전 인식과 기술 역량이 낮아 제품 개발에 SW안전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련 전문기업도 극소수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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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나섰다. 정보통신진흥기금으로 'SW 안전제품 서비스 실증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W공학경쟁력 강화 사업 중 하나로 철도와 자동차 등 중요 사회분야에 SW안전기술을 적용한 수요 맞춤형 실증을 지원, SW안전과 관련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관련 전문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NIPA는 SW안전기술을 활용해 교통, 에너지, 재난관리, 사회안전 등 국민 안전과 밀접한 분야를 중점 지원할 계획이다.

SW안전은 외부에서 침해행위가 없는 상태에서 ①SW의 내부적 오작동 및 ②안전기능(사전 위험분석 등을 통하여 위험발생을 방지하는 기능) 미비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서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위험에 충분히 대비가 돼 있는 상태를 말한다. 자동차를 비롯해 철도 및 지하철, 항공, 도로, 에너지, 항만 및 해상교통, 보건의료, 환경‧식용수, 재난관리, 치안방범‧사회안전, 생활안전 등이 해당된다. 과기정통부와 NIPA는 SW안전 중요 분야에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신SW기술과 SW안전 확보에 요구되는 SW안전기술을 선도적으로 적용한 제품과 서비스 구현을 돕고 있다.

스카이오토넷, 네오피엠 자동차융합기술원과 힘 합쳐 자율차용 안전SW 개발

이 사업을 위한 컨소시엄에 스카이오토넷이 선정됐다. 스카이오토넷(대표 김태근)은 네오피엠(대표 안유환)과 재단법인 자동차융합기술원(원장 이성수)을 참여기관으로 해 '상용차 자율주행 차량 및 SW 개발의 SW안전기술 적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참여기업인 네오피엠은 SW공학 전문 컨설팅 기업으로 오랫동안 이 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자동차융합기술원은 전라북도 출연기관으로 2003년 출범이래 우리나라 제조업의 주력산업인 자동차 및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해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산업은 자율주행자동차 및 친환경자동차라는 혁신적인패러다임 변화에 직면해 있는데 이러한 변화를 우리나라가 선도하는데 자동차융합기술원이 앞장서고 있다.

스카이오토넷 컨소시엄은 이번 과제를 통해 상용차 군집주행 및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장기 비전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첫째, 레벨3(Level 3) 자율주행 상용차 SW 및 장치를 개발하고 둘째, 개발한 자율주행 SW가 ISO26262의 ASIL C등급 안전 요건에 충족하도록 할 계획이다. 'ISO 26262'는 도로에서 달리는 자동차의 기능 안전을 달성하기 위한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규정한 국제제표준(ISO) 규격이고, ASIL(Automotive Safety Integrity Level)은 자동차 안전 무결성 수준을 뜻한다. ASIL은 노출성(Exposure), 부상정도(Severity), 작동 가능성(Controllability) 등 세 요소로 평가한다.

지난 6월부터 과제 착수에 들어간 컨소시엄은 올해 3가지 목표를 완수했다. 첫째, 레벨3 자율주행 차량 SW개발이다. 센서 퓨전 등 이미 다른 사업을 통해 확보한 기술을 제외하고 제어SW, 변위 제어 기능, 페일 세이프(Fail Safe), 시스템제어 SW, HMI 연계 UI 등을 개발했다.

둘째, 테스트베드내 기술성 검증이다. 이는 상용차 자율주행 테스트베드 내 실증테스를 하는 것으로, 새만금지역 상용차 자율주행 테스트베드 구축을 위한 통합 시험과 상용차량 및 자율주행 SW의 테스트베드 내 실증 테스트를 시행했다.

셋째, ASIL B등급 SW기능 안전 프로세스 및 기술 적용이다. 이를 위해 컨소시엄은 ISO26262 ASIL B 등급 요건 만족 프로세스 수립과 SW 위험원 분석 및 평가(HARA), FMEA 및 SW요구사항 분석, SW 안전 아키텍처 설계 등을 마쳤다.

컨소시엄은 이 같은 과제 최종 목표와 함께 올해 완수해야 할 정량적 목표 두 가지도 이뤘다. 첫째, 자율주행차량SW 개발이다. 이는 3가지 성과지표로 구성됐다. 자율주행 운행시 자율주행시스템 응답 95% 이상, 페일 세이프(Fail-safe) 기능 만족도 100%, 긴급제동브레이크(AEB) 시스템 성능 평가 만족도 100% 등이다. 둘째, ASIL B 등급 SW기능 안전기술 적용이다. 이를 위해 기능안전 메커니즘 도입 건수 10개 이상을 이뤘다.

정량적 목표와 함께 자율주행을 위한 일반적인 요건 12가지를 충족하는 등 정성적 목표도 달성했다. 테일러링(Tailoring) 된 프로세스 준수 및 ASIL B 등급에서 요구하는 설계, 개발, 시험 기법 및 SW공학 원칙을 만족시켰다.

컨소시엄은 과제 완수를 위해 주관기관이 보유한 개발방법론 과 관리방법론을 적용했다. 컴포넌트 기반 임베디드 시스템 개발방법론과 안전관리 프로세스를 단계적으로 적용했다. 특히 주관기관이 보유한 기능안전관리 프로세스를 시스템 개발 방법론과 조화해 적용했다. 지난 6개월간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실무협의체도 구성해 운영했다. 실무협의체 운영은 참여기관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과제 성과 정보를 공유했을 뿐 아니라 이슈 및 변경을 관리하고, 주요 산출물과 구축된 SW의 품질진단 결과를 검토했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각 기업 및 기관의 목표를 보면, 주관기관은 새만금지역 상용차 자율주행 테스트베드에서 운영될 상용차 자율주행(level 3 자율주행) 차량 및 SW를 개발하고 검증해 수요기업에 제공했다.

또 수요기업은 '새만금지역 상용차 자율주행 테스트베드 구축사업'과 관련한 상용차 자율(군집)주행 인지·제어 핵심부품의 실차 적용성을 검증하는 한편 실차 기반 시스템 성능 분석 및 검증 플랫폼, 가상 현실 통합 평가 플랫폼과 연계 활용을 위해 이를 적용했다. 컨설팅 기업과 주관기관은 상용차 자율주행 SW와 센서 퓨전 SW 개발에 기능안전 개발 프로세스와 기술을 적용, SW 안전성을 높였다.

컨소시엄은 자율주행 차량과 연산처리 장치 SW 개발은 타 사업을 통한 기 보유기술을 활용했고, 자율주행 기반 상용차량 제어 시스템 개발 과 '페일 세이프' 기능 개발을 위주로 과제를 시행했다. '페일 세이프'는 기계가 고장났을 때 그대로 운영해 사고 및 재해로 연결되지 않도록 안전을 확보하는 걸 말한다.  컨소시엄은 현재 주관기관이 보유한 기능안전 프로세스 v1.2를 테일러링(tailoring)해 상용차 자율주행(Lv3) SW 개발에 적용했다. 최근 발표된 ISO/PAS 21448 표준(자율주행의 비결함 시나리오 및 시스템 사용 사례의 분석, 검증 및 검증을 위한 개발 프로세스를 지정)을 일부 반영해 안전 분석 및 검증에 활용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 및 기법을 조정해 적용했다.

과제 성공땐 경제적, 산업적, 사회적 큰 파급효과 기대

컨소시엄은 이번 과제가 경제적, 산업적, 사회적으로 큰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했다. 우선 일자리를 포함한 경제적 파급효과다. 안유환 네오피엠 대표는 "주관기관의 자율주행차(Lv.3)는 세계적인 기술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2025년 약 3조 6193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시장을 선점하고, 해외 800억 달러에 달하는 레벨3 자율주행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갖는다"면서 "자율차량의 핵심기술인 AXON-AEB 제품(긴급제동장치)은 일본사회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고 곧 의무장착 예정으로 제품 데모 후 일본 대형기업을 통해 제품 홍보가 진행 중이어서 연간 2만대 이상의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안 대표는 "향후 로봇택시, 자율 주행택시, 자율주행 솔루션을 이용한 유통, 물류서비스 분야로 확대도 예상된다"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 자동차 제조사의 자율주행 솔루션 공급을 통한 수출 증가에도 기여할 수 있다. 아울러 높은 교통혼잡도에 따른 연료사용량과 오염배출량 감소 같은 사회적 비용을 점감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고 덧붙였다.

산업적 파급 효과도 크다. 군집주행 차량 및 서비스 지원 실증을 통해 교통과 물류 관련 기업체를 포함한 사업화를 통해 수익 창출 및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당장 국내 센서 개발(카메라, 라이다, 레이다 등)의 고도화 및 시장 점유율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 상용차 자율주행 테스트베드 구축을 통해 자율주행 관련 중소기업의 연구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자율주행 상용차 시스템의 기술 개발을 촉진할 수도 있다. 이성수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센서 퓨전, 인공지능 기반의 안전한 레벨3 자율주행 기술 개발로 국내 자율주행차 기술을 선도할 수 있다"면서 "단순 센서 기반으로는 기능안전성 수준 ASIL C, D 수준 개발이 어렵지만 카메라와 라이더, 레이더를 융합하는 기술 개발로 자율주행차 기술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회적 파급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우선 교통사고 감소를 들 수 있다. 안전한 자율주행차 개발로 국내 교통사고 발생을 줄일 수 있다. 현재 교통사고의 90%는 음주, 운전미숙, 피로, 과실 등 운전자가 원인이다. 자율주행차 이용이 확대되면 교통사고에 따른 사상자와 물적 손실을 90% 이상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약자를 지원할 수도 있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무거주·과소지역 증가로 인해 생활 인프라 접근성이 낮은 지역의 고령자, 어린이, 장애인 등 교통약자 대상 자율주행 공공서비스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태근 스카이오토넷 대표는 "레벨3 자율주행차 개발에 적용한 SW안전기술 공개를 통해 국내 SW개발의 안전개발 역량 제고도 기대할 수 있다"면서 "전장부품 개발의 안전관리 뿐 아니라 전반적인 자율주행차의 주행제어와 관련된 기능안전관리 기술 보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방은주 기자(ejbang@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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