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에서 열린 청소년 영상축제

2021. 12. 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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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강원도 비무장지대 인근에 DMZ 평화생명동산이라는 곳이 있는데요.

얼마 전 여기서 특별한 축제가 열렸다고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네, 청소년들이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만든 다양한 영상작품들을 선보였는데요.

그 현장에 이상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남북접경지역중 하나인 강원도 인제군에서 북으로 북으로 민간인통제선까지 가게 되면 나타나는 마을, 서화면 서화리.

40년 전까진 민간인통제구역이기도 했던 이 최북단 마을 초입에 다다르면 커다란 시설 하나가 눈에 띕니다.

DMZ, 비무장지대 일원의 생태계와 역사, 문화를 보전하고 그 가치를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2009년 민관이 함께 조성했다는 평화생명동산.

[이상현 기자/통일전망대] "이 DMZ 평화생명동산은 과거엔 군 부대가 주둔하며 민간인통제구역 안에 해당되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이렇게 누구나 자유롭게 오가는 공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평화생명동산이라는 이름답게 각 건물의 지붕은 잔디밭으로 조성됐고, 태양력과 풍력으로 에너지 자립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분리돼 있는 건물들은 통로로 모두 연결돼 남북의 통합을 상징화했고 주변엔 군 부대 시절 쓰이던 탱크와 참호 등을 남겨놓았습니다.

[정범진/한국DMZ평화생명동산 부이사장] "서화면은 분단된 면이기도 해요. 서화면의 서희리 이포리 장승리라는 마을이 이북이나 DMZ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그 공간들에 저희들의 좋은 결과물들이 나오면 거기에다 앉혀가지고 이북 식구들이 그런 결과물을 공유하면서 사회를 같이 바꿔나가는 노력들을 해보는 그런 꿈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보니 조졸해보이는 행사 준비가 한창이었습니다.

평화와 생명, 그리고 통일을 주제로 한 청소년 영상 공모전의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였는데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송영재/한국DMZ평화생명동산 이사(심사위원)] "앞으로 미래세대들이 스스로 살아갈 세상을 어떻게 만들어가는게 좋을지를 스스로 생각해보고 그 생각을 영상으로 담아서 주변 사람들에게 설득해나가는 그런 장을 한번 만들어보자."

총 53개팀이 응모해 15개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는데요.

어린 학생들인만큼 DMZ에 대해 설명해주는 영상이 주를 이뤘습니다.

"DMZ에 대해 조사해보는게 어떨까?" "좋아 좋아!"

초등학생 5명이 뭉친 팀은 그동안 몰랐던 DMZ의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 공부해가는 모습을 영상으로 만들었고요.

[유하예진/초등학교 6학년(경기도 화성)] "생각해보니까 주변에 DMZ에 대해서 모르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 거에요. 그래서 이걸 영상으로 찍어서 친구들과 함께 많은 분들께 알려드리면 좋겠다라고 생각을 해서"

베트남에 살고있는 중학생은 인기드라마 '오징어게임'을 패러디한 'DMZ게임' 영상으로 DMZ과 통일의 의미를 재치있게 담아봤습니다.

"DMZ게임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남한팀과 북한팀으로 나뉘며 절대 38선을 넘어서는 안됩니다. 지금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그리고 평소 그림그리기를 즐겨한다는 한 여고생.

가족과 친구들한테 DMZ가 뭔지 물어봐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없어 결국 인터넷으로 공부해 주변에 알려줬던 하루를 그림일기 형식으로 풀어냈는데요.

딱딱한 학교 통일교육의 문제점을 이렇게 간접적으로나마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전하은/고등학교 1학년(서울 서초구)] "학교에서 교육하는게 있긴 하거든요 근데 사실 다 잠자고 핸드폰하고 몰래 이런 식으로 딴짓해서 제대로 안들어요 수업을..뭔가 재밌게 청소년의 시각으로 접근하지 않고 그냥 어른들이 정보전달의 목적으로만 영상을 만드니까 흥미도도 떨어지고 보고싶은 마음이 없는 것 같아요."

이산가족, 경제손실, 언어차이 등 각종 통계를 조사해 분단의 아픔을 설명한 또다른 베트남 유학생들의 영상도 눈길을 끌었고요.

고등학교 친구들 5명이 뭉친 팀은 전학 온 북한 출신 학생이 따돌림을 당하다 결국 남한 학생의 편견을 없애준다는 내용으로 단편영화를 만들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왜 이래 이것 좀 놔!" "봐 선이 있어도 여기 같은 땅이잖아." "뭐?" "제발 편견 좀 가지지마. 같은 말 하는 같은 땅 사람이니까"

대상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살고 있는 3형제가 차지했는데요.

지난 여름방학때, 해병대였던 외할아버지의 평생 근무지였고 엄마의 고향이기도 한 연평도를 방문해 촬영한 사진과 영상으로 기행 다큐를 만들었습니다.

"저 바다는 NLL로 같은 하늘, 같은 바다, 같은 땅에 있는 남과 북이지만, 저 바다를 넘어갈 수는 없습니다. 저기 북한땅이 보입니다."

연평해전 전사자 추모비와 연평도 포격전 현장 등 섬 곳곳을 돌아다니며 생동감 넘치는 5분짜리 미니 다큐를 완성했습니다.

"저 평화로운 바다에 있는 것이 북한의 해상침투를 막기 위한 용의 이빨이라고 합니다. 연평도에만 1300개가 있다고 합니다. 굉장히 위험해보이죠?"

DMZ 인근 최북단 마을에서 선보인 짧고 젊은 영상들.

화려하진 않지만 그것에 담긴 어린 학생들의 진지한 생각들은 평화와 통일을 향한 씨앗이 되어갈 것입니다.

통일전망대 이상현입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320908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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