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금수저 요직마다 '빨치산 혈통'

2021. 12. 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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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지난 시간 북한 유명 스타와 2세들 이야기 알아봤는데요. 꼭 유명인이 아니더라도 북한에선 부모의 직업을 대물림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죠.

◀ 차미연 앵커 ▶

그랬죠. 그렇다면 북한의 이른바 금수저는 어떤 집안일까요. 특별한 혈통을 이어받은 북한 2세들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함께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 오세요.

◀ 김수경/최경옥 ▶

안녕하세요?

◀ 김필국 앵커 ▶

우리도 한때 금수저니 은수저, 흙수저 같은 말, 부모 능력이나 환경에 따라서 신분이 구분된다는 자조적인 유행어가 나오기도 했었는데요. 최경옥 씨도 들어보셨죠?

◀ 최경옥 ▶

대한민국은 그래도 능력 있고 또 잘하기만 하면 열심히 하기만 하면 잘 써주는 것 같은데요. 북한은 이제는 개천에서 용이 나온다는 말은 없어질 정도로 이제는 북한에서 개천에서 용은 안 나와요. 그렇게 보셔도 될 것 같아요.

◀ 차미연 앵커 ▶

북한에도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있군요.

◀ 최경옥 ▶

그럼요. 많이 하죠.

◀ 김필국 앵커 ▶

그런데 북한에서는 금수저보다 더한 다이아몬드를 물고 나왔다고 해야 하나요. 그런 계층이 있다면서요?

◀ 최경옥 ▶

네, 있죠. 완전 최고 중의 최고 계급 백두 혈통을 백두 혈통이죠. 바로 김일성의 직계 가족이죠. 김정일, 김정은 또 김여정 이런 가족을 백두혈통이라고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러면 여기서 한번 짚어볼게요. 저는 사실 이 백두혈통이라는 말도 그대로 써주는 게 뭐 맞나 싶기도 한데요. 이 백두혈통이라고 불린 이유가 있나요?

◀ 김수경 ▶

북한의 김일성이 예전에 항일 무장투쟁을 할 때 백두산을 거점으로 활동을 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김일성 일가에게 백두혈통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건데 이게 이제 강조됐던 게 언제냐 하면 김정일이 아버지의 권력을 승계할 때 이 백두혈통이 굉장히 강조가 됐거든요. 사실 왕조가 아닌 이상 아들이 아버지의 권력을 그냥 승계하는 게 굉장히 정당성이 없을 수 있잖아요. 그렇다 보니까 이 혈통론이 대두됐던 거거든요.

◀ 김필국 앵커 ▶

이른바 백두혈통은 북한에서 그야말로 범접할 수 없는 계급일 것 같은데요. 그리고 또 다른 이른바 금수저 계급도 있다면서요?

◀ 김수경 ▶

우리 쪽에서는 보통 빨치산 혈통이라고 많이 부르는데 김일성과 함께 투쟁했던 사람들이 혁명 1세대고 그들의 자녀에게까지 이 빨치산 어떻게 보면 세대라고 그러니까 빨치산 혈통이라고 해야 할까요. 2세들도 굉장히 북한 사회 내에서는 아주 잘 나가는 정치 엘리트들로 길러지고 아주 요직에 많이 앉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최경옥 ▶

그들은 뭐 태어나서부터 아무조건 없이 어떤 아무 일을 안 했어도 그냥 그렇게 태어나서부터 금수저인거예요.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집안이라고 봐야죠.

◀ 차미연 앵커 ▶

그렇다면 그렇게 특별대우를 받는 이른바 빨치산 혈통 누구일까요. 북한 노동당의 핵심이죠. 정치국을 보면 넘버2라고 할 수 있는 최룡해 상임위원장은 김일성 주석의 최측근이었던 최현의 아들이죠.

◀ 김수경 ▶

최현은 공산주의 항일운동가고요. 김일성의 최측근 중의 측근입니다. 인민무력부장까지 지낼 정도로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사람이고요. 이 사람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가 제작될 정도로

"아니, 최현 동지가.." "부대 차렷!" "쉬어 하라우!" "알았습니다, 쉬어!" "오다가 군사지휘부에 들렸어. 뭘 좀 알아볼게 있다고 하더구만"

◀ 김수경 ▶

북에서는 아주 엘리트이자 아주 권력이 막강했던 그런 사람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리고 군정 지도부장 오일정은 19년이나 인민무력부장을 지냈던 혁명 1세대 오진우의 아들이라죠. 인민무력부장, 총참모장을 비롯해서 세 가지 직위나 겸임하면서 19년인가 20년인가 가장 오래 했던 인민무력부장이었고요.

◀ 김필국 앵커 ▶

그리고 당 비서 태형철 역시 빨치산 혈통인 태병렬 전 군사부장의 아들입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렇군요. 이렇게 중요한 정치 요직에 이 빨치산 혈통을 포진하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 김수경 ▶

김일성 백두혈통을 도와서 항일 무장투쟁을 했던 사람들이다 보니까 그 뒤에 김정일, 김정은이 권력을 승계했을 때도 빨치산 혈통 2세들을 대거 포진을 시켜서 그때처럼 백두혈통을 지지하고 떠받쳐서 어떤 체제의 안정을 이루고 조국의 발전을 영위하는 그런 의미로 아마 계속 세대를 거듭하면서도 빨치산 혈통의 2세, 3세들을 요직에 앉히는 그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에는 외교관 중에서도 금수저 출신이 많다는데요. 누가 있는지 볼까요. 먼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최영림 전 내각 총리의 딸인데요. 입양 딸이라고 하던데 맞나요?

◀ 김수경 ▶

맞습니다. 이 최영림 같은 경우에는 73년도에 김일성의 책임 서기로 임명돼서 10년 동안이나 어떻게 보면 김일성의 비서로 일한 사람이고요. 이분이 자녀가 없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최선희 씨를 수양딸로 입양을 해서 그 뒤로 최선희 씨가 지금 외무성 부상으로 일하는 등 여러 가지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 것이죠.

◀ 차미연 앵커 ▶

그리고 북한 외무상 리용호도 김정일의 측근이었던 리명재 조직지도부 부부장의 아들이라는데요. 북한 금수저들이 외교관으로도 많이 진출하나요?

◀ 김수경 ▶

일단 권력가의 집안은 교육도 잘 받았고 또 외국에 나갈 일도 많고 특히나 이제 외국에 나간다는 것은 외화를 만질 수 있는 여러 가지 기회가 있기 때문에 외교관뿐만 아니라 무역 회사라든가 이런 데에서 일하는 걸 굉장히 선호합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리고 주중 북한대사 리용남은 역시 중국 대사를 지냈던 전명수의 사위고요.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였던 태영호 의원의 부인이 오백룡 가문이라고 하던데요. 유력 집안 사위들이 눈에 띄네요.

◀ 최경옥 ▶

여성들을 혁명의 수레바퀴를 떠밀고 나가는 중요한 사람들이다 하면서도 그렇게 요직에 그렇게 많이 두는 경우는 없고 특히 외교관 같은 경우에는 거의 다 남자들이 나가서 여자들을 안 내보내더라고요. 그래서 딸을 못 내보내니까 혹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사위를 내보내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김수경 ▶

북한같이 좀 폐쇄되고 굉장히 억압적인 사회보다는 좀 더 넓은 세상에서 어떻게 보면 조금 편하게 살 수 있게끔 이렇게 똑똑한 사위를 들여서 이제 그런 그 사위도 아내의 집안 배경을 등에 업고 좀 좋은 나라에서 외교관을 하는 식의 이런 트렌드가 요즘 있다는 얘기를 제가 언뜻 들은 것 같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의 빨치산 혈통 이른바 금수저들을 좀 살펴봤는데요. 정치 요직은 물론이고요. 외교관으로도 활동하는 등 정말 북에서는 이게 특별한 대접 아닐까 싶어요.

◀ 최경옥 ▶

그들은 특별한 대접을 받죠. 이제 만경대혁명학원이라고 어려서부터 거기 가서 교육을 받고 대학교도 그들이 엘리트 코스는 딱 정해져 있어요. 어디로 가야 된다는. 만경대혁명학원 졸업하고 종합대학 하고 또 그리고 당 간부로 쓴다. 그러면 고급당학교 같은. 그리고 뭐 군부로 쓴다고 그러면 또 그 대학교까지 졸업하고 또 어디 군부대 쪽 정치대학이나 군사학교 이렇게 정해져 있어요. 엘리트 코스가.

◀ 김필국 앵커 ▶

물론 우리나라도 부모의 경제력이나 집안 영향이 없을 수는 없죠. 그래도 열심히 노력하면 기회를 얻을 수는 있는데요. 북한에서 이제 많은 케이스를 보셨을 텐데 최경옥 씨는 어떠십니까?

◀ 최경옥 ▶

제가 저희 학급에도 이제 공부 되게 잘하고 똑똑한 애가 있었는데 저희는 이제 그 애들 가르치면서 앞날이 딱 보여요. 걔는 이제 삼촌이 정치범 수용소에 갔기 때문에 너는 아무리 똑똑하고 공부 잘해도 간부나 어디 좋은 대학교는 못 가겠구나 그게 늘 속상했고 진짜 그렇게 갔고요. 그리고 저희 학급은 아니지만 옆의 반 학생은 공부는 그다지 보통 정도였는데 그 집이 원래 당일꾼 집안이었어요. 형제 3명이 다 중앙당에 배치되고 지방당에 배치되고 심지어 뭐 청년동맹 청년들이 그런 데 간부로 다 배치되더라고요

◀ 김수경 ▶

최근에는 대학을 진학할 때 토대보다 뇌물이 중요하다. 아주 요직이 아닌 그냥 하급 일꾼 같은 경우에는 뇌물만 좀 있으면 토대가 별로 좋지 않아도 갈 수 있다는 증언도 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일성 종합대학이라든가 이런 굉장히 유명한 중앙대학 같은 경우에는 여전히 토대가 좋지 않으면 아예 그런 들어갈 수 자체가 없는 구조여서 출신 성분에 따라서 본인이 살게 될 앞으로의 어떤 운명이 어떻게 보면 굉장히 제한되고 정해지는 사회가 북한 사회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우리도 보면 부모가 이 자녀의 금수저 스펙을 또 만들어주기도 하잖아요. 북한은 요즘에 어때요?

◀ 김수경 ▶

그러니까 북한이 흔하지는 않지만 신흥 부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잖아요. 이 사람들은 자녀에게 엄청나게 사교육을 시키거든요. 악기 교육뿐만 아니라 외국어 교육, 학교 공부 교육 수학, 과학 이런 과외들을 엄청 시켜요. 그만큼 아이에게 집중적으로 투자해서 어떻게든 이 아이가 조금은 더 나은 삶을 살게 하려고 애를 쓰는 거죠.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토대든 돈이든 어쨌든 부모가 가진 자원을 어떻게 해서든지 자녀에게 대물림해 주고 싶은 거다 보니까 그만큼 박탈감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그런 점에서는 남한하고 어떻게 보면 조금은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 김필국 앵커 ▶

자녀들 미래를 위해서 헌신하고 투자하는 건 남북이 마찬가지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데 북한의 어떤 경직된 사회 구조가 북한 사회 발전을 더디게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최경옥 ▶

저도 이제 남한 사회에 와서 가장 놀랐던 게 뭐 오늘 여러 가지로 많이 놀랐는데 북한에 있을 때 남한 사회에 대해서 체계와 질서가 잘 잡히지 않은 사회라고 봤거든요. 그런데 여기 와 보니까 능력 있는 사람은 능력대로 평가해 주고 다 해 주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북한도 출신 성분 따지지 말고 가정적 배경 이런 거 따지지 말고 능력 있는 사람들 적재적소에 이렇게 써주면 좀 더 발전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고는 합니다.

◀ 김수경 ▶

최근에 북한 이탈 주민 만나 보면 일관적으로 하시는 말씀들이 요즘은 토대보다 돈이 중요하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시거든요. 그러면 토대 때문에 어떻게 보면 타고난 그런 제한 같은 것들이 사라진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돈이 또 모든 걸 결정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과연 이게 바람직한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북한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그런 자기의 어떤 역량들, 자산들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열린 사회가 돼야만 북한도 경제 발전이든 사회발전이든 이룰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 차미연 앵커 ▶

얼마 전에 수능이 끝났잖아요. 영국 언론이 이 수능을 세상에서 가장 힘든 시험이라고 소개했는데요. 꿈을 실현하는 데 있어서 시험으로 또 북한에서는 출신 성분으로 좀 한계를 두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청년들이 자신의 꿈과 미래를 마음껏 펼쳐 나갈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320907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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