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련 가짜뉴스 외신은 돈벌이?

2021. 12. 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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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작년 봄이죠?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사망했다는 가짜뉴스가 퍼지면서 우리 주식시장까지 출렁거렸었는데 얼마 전 또 사망설이 돌았죠?

◀ 차미연 앵커 ▶

네, 문제는 공신력있는 외국 언론들까지 이 가짜뉴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청자들의 혼란이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도대체 북한관련 가짜뉴스는 왜 나오고, 어떻게 유통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MBC가 심포지엄을 열었습니다.

그 내용 최유찬 기자가 정리해드립니다.

◀ 리포트 ▶

'김정은이 죽었다'

지난 10월 미국 주간지 '글로브'는 1면 머릿기사로 김여정이 쿠데타를 일으켜 오빠 김정은을 제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최근 화면에 나온 김정은은 대역, 즉 가짜라는 겁니다.

이 얼토당토 않은 가짜뉴스를 국내 언론들이 인용보도하자 국정원이 이를 해명하는 소동까지 벌어졌습니다.

[김병기/국회 정보위 여당 간사(10월 28일)] "국정원은 AI 등 다양한 과학적 기법을 통해서 분석한 결과 세밀하게 추적을 해봤답니다. 현재 약 20kg 가량 감량된 것으로 보이며, 건강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에도 김정은 위원장은 사망설에 휩쌓였습니다.

한 인터넷 매체가 김위원장의 심장 수술설을 기사화하자 곧바로 미국의 뉴스전문매체 CNN이 중태설을 퍼뜨리고, 북한출신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가세하면서 김정은 사망 또는 중태설이 전세계의 뉴스를 장식했습니다.

[지성호/당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2020년 5월)] "심혈관쪽 수술을 받고 지난 주말쯤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고.."

사망했다던 김정은 위원장이 20여일만에 모습을 드러내면서야 이 소동은 막을 내렸습니다.

MBC 통일방송연구소가 지난달 30일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전문가들은 유력 외신들이 북한관련 가짜뉴스의 확산과 유통에 뛰어드는 현상에 주목했습니다.

국내 매체, 정체불명이 소식통과 검증되지 않은 소문이 외국 언론으로 확산되고 이것이 다시 국내로 들어오는 생태계가 존재한다는 겁니다.

[서수민/미국 템플대학교 교수] "별도의 검증없이 외신으로 쭉 퍼지는 모습을 한번 보세요. (한국의) 데일리 NK나 데일리 닷 여기는 영국계 타블로이드입니다. 역시 또 현송월 포르노가 돈다고 이런 식으로 막 돌고 돌아서 다시 또 한반도로 옵니다. 다시 또 그걸 조선일보가 받죠."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매우 엄격한 윤리 규정을 적용하는 서구 언론들이 유독 북한과 관련된 보도에서는 팩트체크나 취재원에 대한 검증, 오보에 대한 사과 등 기초적 규범조차 지키지 않는다는 겁니다.

[서수민/미국 템플대학교 교수] "BBC의 정정 보도는 어디 있을까 CNN의 정정 보도는 어디 있을까 했는데 보이지 않았어요. 그럼 이후에 어떤 식으로 이걸 처리를 하냐 하면은 '아 탈북자들의 증언이 정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는 식으로 약간 그 책임을 전가하는 언론사들은 발을 빼는 상당히 비윤리적인 모습을 보여줬어요."

그 배경에는 조회수에 대한 압박, 상업주의가 있습니다.

김정은 일가와 북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뉴스가 "돈이 되는 아이템"이 됐기 때문입니다.

[서수민/미국 템플대학교 교수] "1일 부수가 100만 부가 넘는 영국 최대 일간지 썬입니다 아직도 김정은이라고 치면 기사가 2천 개가 넘습니다. 한겨레 신문보다도 김정은 관련 기사가 많아요. CNN이든 BBC든 세계 최고 권위의 언론이라 하더라도 다들 어떻게든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압박을 받는 거는 크게 다르지 않아요."

그밖에 북한을 정상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예외주의, 인종적 편견, 외신기자들의 전문성 부족 등도 지적됐습니다.

[서수민/미국 템플대학교 교수] "특파원 몇 명 안 되는 사람이 온 한반도 내지는 온 동북아를 취재해야 하는 외신한테 어떤 전문성을 기대하기는 구조적으로 쉽지가 않거든요."

북한에 대한 오보는 일정부분 북한의 폐쇄성이 초래한 측면도 있습니다.

[장용훈/연합뉴스 한반도콘텐츠 기획부장] "정보의 유통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일단 북한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굉장히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고 심지어 잘못된 보도가 나왔을 때 (북한에서) 그런 것들에 대한 시인이나 부인조차 안 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는 북한관련 가짜뉴스가 우리의 국익이나 한반도 평화에 악영향을 준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CNN의 김정은 사망설 보도 직후, 한때 우리 주식시장이 3%까지 폭락하고 환율도 급등했습니다.

과거 핵이나 화학무기에 대한 가짜, 조작 정보를 유통해 국제사회의 북한 압박을 유도하려 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북-미 핵협상이 한창이던 1994년,

[강명도/1994년 7월] "93년 제가 올 때까지만 해도 핵폭탄이 완전히 완료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느정도인가, 약 5개 정도는 핵폭탄을 완전히 완료했고"

핵탄두를 개발하지도 못한 북한이 곧 핵무기를 대량생산할 거라는 거짓 증언은 북-미 대화를 방해하려는 의도라는 의심을 받았습니다.

북한이 화학무기 생체실험을 한다는 조작 문서가 영국 BBC에 공개된 2004년 이라크에서는 실제로 핵과 화학무기에 대한 가짜 정보 때문에 전쟁이 진행중이었습니다.

[김현경/MBC 통일방송연구소장] "2003년에 이라크 전쟁이 일어나게 되는데 그 전쟁의 근거가 바로 화학무기와 핵무기의 근거가 있다 (이럴 때 북한에 대해서도) 화학무기나 핵무기 우라늄 이런 것들에 대한 가짜 뉴스들이 많이 나오게 된다는 겁니다."

가짜뉴스를 막기 위해서는 먼저 북한이 외부의 취재에 좀더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고 우리 정부도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장용훈/연합뉴스 한반도콘텐츠기획부장] "정부의 입장을 모두 100%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은 북한 정보를 가지고 있고 평가와 판단을 가지고 있는 곳이 어쨌든 정부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는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좀 들어보고"

우리 기자들도 유력 외신을 무조건 인용하는 관행에서 벗어나고 북한에 대한 전문성과 검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현경/MBC 통일방송연구소장] "CNN이 보도했으면 왠지 맞을 것 같은 BBC가 보도하면 왠지 정론일 것 같은 그런 주눅이 들어 있는데 절대 주눅들 필요가 없는 것 같고요. 그보다 저희가 훨씬 위에 서 있는 거는 우리는 북한 보도를 읽을 수 있고 북한 보도의 원문을 읽고 행간을 읽어낼 수가 있는 능력이 있다는 거죠."

우리의 경제와 안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짜뉴스.

여기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남북한 정부와 언론인의 노력, 그리고 국민들의 감시가 모두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320905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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