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폰 안사도 e심 하나면 끝..'폰 1대에 번호 2개' 대세될까
내년부터 스마트폰 한 대로 두개의 번호를 쓸 수 있게된다. 정부가 알뜰폰 활성화를 위해 통신3사와 e심(eSIM·내장형 가입자 식별모듈) 상용화 서비스를 추진해서다.
3일 관계 부처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정부와 협의를 거쳐 조만간 e심 도입을 위한 전산 개발에 착수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e심 도입을 위해서는 통신3사가 현재 유심만을 전제로 하는 전산망을 새로 개편해야 한다"며 "이달 안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관련 정책이 나오면 내년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시스템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마치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듯 이용자 정보를 통신사에서 직접 스마트 기기에 내려받아 설치하면 개통이 끝난다. 다른 통신사로 번호 이동을 할 때도 칩을 사서 갈아 끼울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기존 유심과 e심을 동시에 '듀얼심'으로 이용하면 스마트폰 한 대에 두개의 번호를 쓸 수 있다.
장기적으로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대비해 e심은 필수적이다. 이동통신을 사용하는 모든 기기는 망 접속 시 이용자가 누구인지, 어떤 네트워크를 이용하기로 약속됐는지 증명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통신에 연결되는 크고 작은 모든 디바이스에 e심이 적용되면 훨씬 효율적이다.
현재 휴대전화에서 e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알뜰폰 업체인 티플러스 한 곳뿐이다. 지난해 7월 출시 후 전체 가입자의 10% 가량인 1만5000명이 이용 중이다. e심 서비스를 쓰는 한 이용자는 "세컨폰을 따로 사지 않더라도 개인번호와 업무용 번호를 분리할 수 있어 좋다"며 "중고거래나 수기출입명부 작성시 사생활 보호도 가능해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플러스의 e심 서비스는 2018년에 출시된 아이폰XS 이후 기종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S20 부터 e심 기능을 탑재했지만 국내 출시 모델에는 이 기능이 빠졌다. 아직까지 e심에서 VoLTE(LTE망을 이용한 음성통화)가 지원되지 않는 등 서비스 제한도 있다. 정부가 e심 도입방안을 내놓으면 적용 기종과 서비스가 점점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티플러스가 정부 제도 개선 전에 e심 서비스를 할 수 있던 것은 자체 가입자 위치등록(HLR) 장비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장비는 이동통신 가입자의 위치를 확인해 전화를 받을 수 있게 해주고 가입자 및 단말 정보를 관리해 과금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한다. 일종의 가입자식별모듈(심카드) 역할 일부를 해주는 장비인 셈이다. 내년 상반기 독자적으로 e심 서비스를 도입하는 알뜰폰 업체 스테이지파이브 역시 이 장비를 활용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e심 도입으로 알뜰폰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본다. 듀얼심이 가능하면 데이터는 알뜰폰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면서 회선은 이통사의 저렴한 요금제로 유지할 수 있다. 특히 e심 기능이 이미 탑재돼있는 아이폰 최신 기종 이용자가 알뜰폰을 선택하는 '아이폰+알뜰폰' 조합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번호이동이 쉬워지면서 요금제 경쟁이 가열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소비자들이 이동하는 이통사의 유심칩을 발급받아 갈아 끼울 필요가 없어져서다. 최근 일본에서도 국정과제 중 하나인 통신비 인하를 위해 e심을 도입하기도 했다.
선택약정 중복 할인 여부도 관심이다. 이용자가 일반 유심으로 스마트폰에 가입해 공시지원금을 받은 후 e심을 이용해 다른 요금제에 추가 가입해도 선택약정 할인을 적용할지, 공시지원금을 받지 않는 경우 단말기 1대로 가입한 2개 요금제에서 모두 선택약정 중복 할인을 제공할지 여부에 따라 통신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알뜰폰 업계는 e심 도입을 내심 반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입자 유치를 위해 유심을 거의 공짜로 지급하는 상황인데 e심이 도입되면 이 같은 원가나 배송비용 등이 크게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결합상품이나 약정 때문에 알뜰폰 가입을 꺼렸던 소비자들도 듀얼심을 쓰게 되면 그런 허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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