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애플 에어팟3, '오픈형'과 '노캔'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면

김은경 입력 2021. 12. 4. 07:00 수정 2021. 12. 5.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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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형 무선이어폰 최강자..저음부터 고음까지 빈틈없이
'노캔' 만족 이용자에겐 너무 큰 공백..애매한 가격 경쟁력
애플 무선이어폰 ‘에어팟 3세대’.ⓒ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애플의 무선이어폰 ‘에어팟 3세대’는 이제 콩나물이라는 별명을 가져다 붙이기에는 줄기가 너무 짧아져버렸다. 대신 콩나물 대가리격인 유닛 크기가 커져서 머리 부분이 큰 샤워기가 연상된다.


에어팟 라인업은 액티브노이즈캔슬링(ANC·소음억제) 기능 탑재 여부에 따라 기본과 프로 모델로 나뉜다. 기본 모델인 이번 3세대 제품은 1·2세대를 계승해 ANC가 빠졌지만 생김새는 프로를 닮은 변종의 느낌이 강하다.


1·2세대는 막대 부분이 길어서 이를 넣어둘 케이스도 가로 보다 세로가 더 긴 모양이었다. 에어팟3는 유닛에 맞게 가로 길이가 더 길어졌다. 1·2세대 제품과 ‘에어팟 프로’ 가운데에 놓고 보면 딱 중간 크기다. 에어팟 프로 케이스는 가로 길이가 더 긴데 아무래도 커널형인 탓에 귀에 꽂는 부분이 길어서 케이스도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애플 무선이어폰 ‘에어팟 3세대’.ⓒ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착용감은 오픈형 답게 귀가 먹먹하지 않고 편하다. 1·2세대가 귓구멍 언저리에 유닛을 걸쳐두는 느낌이었다면 3세대는 머리 부분이 커진 덕에 훨씬 더 귀에 쏙 꽂히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고개를 세게 흔들어도 빠질 것 같다는 불안감이 들지 않고 막대가 짧아져서 마스크 줄에도 덜 걸린다. 하지만 그만큼 귓구멍이 꽉 들어차는 느낌이어서 1·2세대 사용자 중 민감한 사람들은 이조차도 답답하게 여길 수 있을 것 같다.


기존 에어팟 프로 사용자 입장에서는 3세대를 착용했을 때 귀가 훨씬 덜 답답하고 가벼웠다. 실제 에어팟 3세대의 무게는 4.28g으로 프로 유닛(5.4g)보다 훨씬 가볍게 느껴졌다.


왼쪽부터 애플 무선이어폰 ‘에어팟 1세대’, ‘에어팟 3세대’, ‘에어팟 프로’ 유닛.ⓒ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3세대 제품에서 유닛이 귀에 쏙 꽂히도록 한 설계는 오픈형임에도 일정 부분 패시브노이즈캔슬링(PNC)을 느낄 수 있게 해줬다. 커널형처럼 귀를 꽉 막아주지는 못했지만 노트북 팬 소음 정도는 걸러줬다. 음악을 들을 때 사람이 적고 조용한 카페의 소음 정도는 감상에 거슬리지 않는 수준이다.


음질은 에어팟 프로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대신 1·2세대와 비교해보면 ‘막귀’(음향기기로 노래를 감상할 때 음질이 좋고 나쁨을 잘 구별 못 하는 귀를 뜻하는 신조어)가 들었을 때도 많은 변화가 느껴졌다.


1·2세대 제품의 음질이 결코 나쁜 게 아니다. 가장 큰 변화는 저음 대역의 베이스 표현이다. 이전 세대 제품들이 가볍게 통통 튀며 고음 위주로 좋은 소리를 들려줬다면 3세대는 고음과 중저음 모두 단단해서 소리가 전체적으로 꽉 차는 느낌이 든다. 애플에 따르면 ‘저(低) 왜곡 드라이버’ 기능이 새롭게 탑재돼 더 강력한 베이스와 선명하고 또렷한 고음역을 제공한다고 한다.


왼쪽부터 애플 무선이어폰 ‘에어팟 1세대’, ‘에어팟 3세대’, ‘에어팟 프로’ 유닛.ⓒ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또 다른 변화는 ‘공간감’이다. 영화나 TV 드라마를 볼 때 시청 때 사방에서 소리가 들리는 듯한 효과를 내는 공간 음향 기능이 탑재됐는데 전용 콘텐츠를 볼 때 몰입도가 굉장히 좋았다.


단 이 모든 장점에도 노이즈캔슬링의 공백이 제품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어쩔수 없었다. 조용한 곳에서 음악감상을 하는 데는 더할 나위 없었지만 소음이 심한 도로를 걸을 때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이미 에어팟 프로의 고성능 노이즈캔슬링에 귀가 길들여진터라 에어팟을 뚫고 들어오는 소음은 견디기 힘들었다.


다소 애매한 가격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에어팟 프로 정가는 32만9000원이지만 출시된지 꽤 지나 오픈마켓에서 20만원 중반대에 살 수 있다. 최근 출시된 3세대는 24만9000원이라는 제 가격을 거의 다 주고 사야 한다. 비슷한 가격에 노이즈캔슬링을 포기해야 한다는 점은 가격 경쟁력 면에서 리스크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사진 왼쪽부터 애플 무선이어폰 ‘에어팟 프로’, ‘에어팟 3세대’ 유닛.ⓒ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경쟁사 제품과 비교하면 삼성전자 ‘갤럭시버즈2’는 노이즈캔슬링을 지원하면서도 출고가가 14만9000원에 책정됐다. 두 제품에 차이가 있는 만큼 동일한 조건에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만큼 이번 신제품의 가성비가 떨어지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에어팟 3세대 제품 구매를 고민하는 분들은 반드시 사전에 직접 착용감과 청음을 체크해볼 것을 추천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풍부한 사운드의 신제품을 원하면 지갑을 과감히 열어도 될 것 같다. 다만 커널형에 아주 큰 거부감만 없다면 에어팟 프로도 현재로서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잊지 말기를 바란다.


▲타깃 :

- 귀가 답답해서 오픈형 아니면 못 쓰는 분. 외이도염 걱정도 덜 수 있다.


▲주의할 점 :

- 노캔, 있다가 없으니 역체감이 엄청나다.

- 유닛 한쪽만 잃어버려도 피눈물. 중고거래 시세 대략 7만원.

-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는 불안정한 연동쯤은 감수할 각오 하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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