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온라인 플랫폼' 바람..李 '재명이네 마을'·安 '폴리버스'·洪 '청년의꿈', 윤석열은?

이은영 기자 2021. 12. 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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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치권에서 대선 주자들을 중심으로 지지자들을 위한 ‘온라인 놀이터’가 만들어지고 있다. 자신을 ‘형’이라고 칭하며 온라인 게시판에서 지지자들과 직접 소통하는가 하면, 메타버스(metaverse·3차원 가상공간) 마을을 만들어 캠프를 꾸린 후보도 있다. 디지털 소통 강화로 2030 청년 세대의 표심을 얻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청년의꿈 홈페이지 캡처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건 당내 경선 과정에서 2030의 높은 지지를 받았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다. 홍 의원은 지난 14일 “청년들의 고뇌, 제안은 언제나 함께하도록 하겠다. 함께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며 ‘청년의꿈’ 홈페이지를 개설, 익명으로 글과 댓글을 작성할 수 있도록 했다.

홈페이지 게시판은 청문홍답(청춘이 묻고 홍준표가 답한다), 홍문청답(홍준표가 묻고 청년이 답한다), 정치·칼럼, 유머, 동아리 등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홍 의원이 ‘준표형’이라는 닉네임으로 질문에 답을 남겨주는 ‘청문홍답’ 게시판에는 정치 관련 질문 뿐만 아니라 “원래 마른 체질이느냐” “재미 있게 본 사극 드라마는 무엇이냐” “돌아가신 엄마가 보고 싶은 땐 어떻게 해야 하느냐” 등 질문이 올라오고 있다. 홍 의원은 “엄마 닮아 마른 체질이다” “사마의” “산소에 간다”고 답했다.

지난 3일 오후 1시까지 총 8563개의 질문이 올라왔고, 홍 의원은 이 가운데 984개 글에 답변을 달았다. 기준 지난 2일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직접 글을 쓰고 홍 의원에게 청년들이 열광하는 이유를 묻기도 했다. 홍 의원에 따르면 청년의꿈은 홈페이지 개설 열흘 만에 페이지뷰 2000만회를 넘겼다.

’과학 대통령’을 강조해온 안 후보는 지난 16일 메타버스 공간 ‘폴리버스 캠프’를 꾸렸다. 미국 스타트업 ‘게더’사(社)가 만든 화상회의 플랫폼 ‘게더타운’을 활용했다. 이 메타버스 공간에 각자 캐릭터를 만든 뒤 접속하면 3차원 마을이 나타난다. 국민광장, 민원센터, 프레스센터, 국민방송국, 생각발전소 등의 건물이 지어져 있는데, 주로 안 후보 공약 관련 자료를 확인할 수 있으며, 건물 내에 꾸며진 카페에서는 테트리스, 스도쿠 등 미니게임도 가능하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가상공간 청년공약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을 청년 기회의 땅으로 만들겠습니다’란 주제로 2호 공약을 발표하며 가상공간에 입장한 기자들과 일문일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메타버스 캠프인 '폴리버스'의 민원센터. /게더타운 캡처

이 중 민원센터에 접속하면 방명록을 적을 수 있다. 상단에는 ‘정책 제안을 남겨주면 적극 반영하겠다’고 안내됐다. 지지자들은 이곳에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거나 “제3지대 공조로 진 빼지 않았으면 좋겠다 “유튜브나 예능 프로그램에 많이 출연해달라” “토론이나 인터뷰 할 때 말을 간략하게 해달라” 등 건의 사항을 남기고 있다.

폴리버스에서 ‘게릴라 이벤트’를 여는 지지자들도 있다. 이들은 오는 7일 오후 9시 폴리버스 국민광장에 모여 토론과 장기자랑 등을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 후보는 지난 16일 이곳에서 화상 기자회견을 진행하기도 했다.

별도의 플랫폼 활용 없이 ‘메타버스’라는 명칭만 따와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투어를 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지난 2일 뒤늦게 ‘재명이네 마을’이라는 이름의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이 후보 관련 미디어 자료를 공유할 수 있는 ‘재명이네 사진관’, 가짜뉴스를 신고하는 ‘재명이네 파출소’, 매타버스 투어 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재명이네 마을버스’, 익명 게시판인 ‘재명이네 커피숍’ 등으로 구성됐다.

재명이네마을 캡처

그러나 홍 의원의 ‘청년의 꿈’, 안 후보의 ‘폴리버스’와 달리 ‘재명이네 커피숍’은 관리자의 승인을 받아야 게시판에 글이 게시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비슷한 방식이다. 지난 3일 오후 1시 기준 총 15만6304명이 게시판을 찾았고 1862건의 글이 올라왔다. 이 후보를 응원하거나 정책을 제안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며 댓글 등을 통한 소통 기능은 없다.

이같은 움직임은 2030 청년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일 공개된 전국지표조사 결과, 20대와 30대의 이 후보 지지율은 각각 19%, 29%로, 전체 연령층 가운데 가장 낮았다. 특히 20대는 지지도가 가장 높은 40대(47%)와 50대(41%)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지지하는 대선 후보가 없다고 답하거나 응답을 하지 않은 ‘부동층’ 비율도 20대 36%, 30대 32%로 전체 평균(24%)보다 10%포인트가량 높았다.

다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아직 별도의 소통 플랫폼을 마련하지 않은 상황이다. 지지도 상승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윤 후보 선대위에서 홍보미디어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준석 대표가 청년 플랫폼 개설에 부정적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특히 이번 시즌 같은 경우 메타버스 이런 것을 하자고 하는 사람도 있다. IT(정보기술)나 여러 홍보나 이런 관점이 약한 분들은 그냥 돈 주고 하는 경우도 있다”며 “저도 IT 계열 출신이라 메타버스를 아는데 메타버스에서 어떤 표가 나온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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