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과학과 만나다]⑤ 실전 배치 앞둔 ‘카본 방검방패’… 흉기난동 해결책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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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3일 오후 8시쯤 한 남성이 서울 지하철 8호선 문정역 출입구에서 길가던 시민들에게 편의점에서 구매한 커터칼 2개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관련 신고를 접수한 서울 송파경찰서 문정지구대는 남경 1명, 여경 1명 등 2명으로 구성된 순찰팀을 출동시켰다.
4일 경찰청,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과학치안진흥센터에 따르면 폴더블 실드 시제품은 현재 송파경찰서 등 45개 지역에서 현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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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무성 기준 ‘레벨 1′ 달성... “칼로 내려쳐도 안뚫려”
경찰 “상용화되면 흉기난동 대응 한층 강화될 것”
지난 5월 13일 오후 8시쯤 한 남성이 서울 지하철 8호선 문정역 출입구에서 길가던 시민들에게 편의점에서 구매한 커터칼 2개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관련 신고를 접수한 서울 송파경찰서 문정지구대는 남경 1명, 여경 1명 등 2명으로 구성된 순찰팀을 출동시켰다.
신고 접수 2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이들은 피의자와 대치했다. 여경은 새롭게 개발돼 현장 테스트 중인 방검방패 ‘폴더블 실드(Foldable Shield)’를 들고 있었고, 남경은 테이저건으로 피의자를 조준하고 있었다. 칼을 휘두르던 피의자는 역사로 도주했으나 체포됐다.
이 사건에선 세계 최초로 탄소섬유복합소재(CFRP)로 만들어진 방검방패인 폴더블 실드가 제 역할을 해냈다는 후문이다. 흉기를 방어할 방검방패가 있었기에 피의자 체포에 적극 나설 수 있었다는 것. 경찰은 폴더블 실드가 상용화되면 흉기난동 사건에 대한 대응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일 경찰청,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과학치안진흥센터에 따르면 폴더블 실드 시제품은 현재 송파경찰서 등 45개 지역에서 현장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폴더블 실드가 혁신 시제품으로 등록되는 대로 각 시·도경찰청 등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폴더블 실드는 CFRP로 만들어졌다. 일반적으로 ‘카본’이라 불리는 소재다. 카본의 강도는 철보다 10배 이상 높지만, 무게는 4분의 1 수준이다. 럭셔리 스포츠카나 항공기, 우주산업 등에 활용된다.
카본으로 방검방패를 만든 것은 한국이 최초다.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방식인 만큼 인증 규정도 없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폴더블 실드에 대한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절차를 새로 만들고 ‘K-실드’ 상표 출원 후 해외로 수출할 계획이다.
폴더블 실드는 미국 법무성(NIJ)에서 마련한 방검성능 기준 ‘레벨 1′을 달성했다. 레벨 1은 한 손에 흉기를 든 피의자로부터 순간 찌르는 동작의 위력을 막아낼 수 있는 수준이다. 폴더블 실드를 개발한 연구팀은 NIJ가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반 흉기로 폴더블 실드를 뚫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개발을 주도한 이민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자체 테스트를 해본 결과 NIJ 기준과 무관하게 식칼·과도 등 흉기로 아무리 강하게 내리쳐도 뚫리지 않았다”며 “상당히 가혹한 조건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폴더블 실드는 두께가 3mm, 무게는 1.2kg으로 초경량이다. 가로 220mm, 세로 450mm 크기로 경찰 순찰차에 손쉽게 보관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내부에 부착된 버튼을 누르면 접혀 있던 방패가 펴지면서 크기가 커지고, 손전등 불빛으로 흉기를 든 피의자의 시야를 방해하도록 고안됐다.
그동안 범죄자가 흉기를 휘두르면 경찰이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방탄복은 활동성을 저해하고, 기존 방패는 크기가 커 휴대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최근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에서 이 같은 문제가 지적됐다. 인천 논현경찰서 소속 경찰관 2명은 지난달 15일 인천 남동구 한 빌라에서 40대 남성이 난동을 부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현장에서 이탈했다. 결국 피해자가 흉기에 찔리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경찰 관계자는 “폴더블 실드가 각 관서에 보급된다면 흉기난동 대응에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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