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책꽂이] 큐레이터 정명희의 '생활인에게 힘을 주는 책 5′
19년 차 큐레이터 정명희는 매일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출근한다. 박물관 학예연구관의 일과 전시, 그리고 소소한 일상의 기록을 담은 에세이 ‘한번쯤, 큐레이터’(사회평론)는 그 이야기를 담은 책. 관내의 차분함과 사라진 시간을 간직한 유물 앞의 흥분이 고루 느껴진다. “멈추고 가만히 바라볼 때 고이는 힘과 에너지를 좋아한다”는 그는 유물을 탐구하듯 자신의 책장 앞에서 고민했다. 시인의 진심 어린 토로, 펼쳐 보면 힘 나는 책 등을 놓고 고민하다가, 지하철에서 아무 이유 없이 울컥하게 했다는 책을 골랐다.
제목 | 저자 | 분야 |
---|---|---|
공부란 무엇인가 | 김영민 | 인문 |
극지의 시 | 이성복 | 시 |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 | 김지수 | 인문 |
읽고 쓴다는 것, 그 거록함과 통쾌함에 대하여 | 고미숙 | 글쓰기 |
조선의 승려 장인 | 국립중앙박물관 | 도록 |
예약하고 기다린 ‘공부란 무엇인가’(어크로스)는 오후의 사무실로 도착했지만, 얼른 읽고 싶은 마음은 퇴근길 지하철로 미룰 수밖에. 누구도 말을 걸지 않는 시간에 책을 펼치다 내지에 쓴 필자의 글씨에 울컥했다. ‘배우는 사람은 자포자기 않는다.’ 궁지에 몰릴 때면 희한하게도 ‘방법이 있겠지’라며 숙인 고개를 들게 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그럴 때면 책을 덮고 단숨에 읽어버린 문장을 조용히 소리 내본다. 이제는 무심해진 오래된 책에서 이런 게 있었나 싶은 무언가가 훅 들어오기도 하고,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려다 늘 실패하는 이의 줄에 설 때도 있다. 밑줄을 그었던 문장은 두 줄로 꽂은 책장의 더 안쪽으로 옮겨간 지 오래지만, 어느 주말 아침이면 먼지를 털고 다시 불러줄지 모른다는 기대를 포기 않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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