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치킨 2만원 시대

김기동 2021. 12. 3.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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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 사랑은 장모'라는 옛말이 있다.

굳이 국내 치킨의 원조를 따지자면 1961년 명동에 등장한 통닭 전기구이다.

전체 치킨 시장 규모도 7조5000억원에 이른다.

국내 업계 1위 교촌이 '치킨 2만원 시대'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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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 사랑은 장모’라는 옛말이 있다. 백년손님을 맞는 처갓집 상다리는 부러진다. 장모의 사랑을 듬뿍 담은 음식 가운데 압권은 닭백숙이다. 그만큼 닭고기는 ‘귀한’ 음식이었다. 국물 형태로 맛보던 닭고기가 서민 가정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건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초반 사이다. 사료 생산과 식용유 보급이 급격히 늘면서 치킨 형태로 닭고기 소비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굳이 국내 치킨의 원조를 따지자면 1961년 명동에 등장한 통닭 전기구이다. 1977년 최초 프랜차이즈인 림스치킨이 프라이드 치킨을 선보이고, 1984년 미국 KFC까지 한국에 진출하면서 치킨 전쟁에 불이 붙었다. 외환위기를 겪은 실직자들의 창업붐까지 일었다.

한국인의 치킨사랑은 유별나다. 지난해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477개다. 이들 브랜드 간판을 달고 영업하는 가맹점 수는 2만5400여개에 달한다. 치킨 전문점 중 프랜차이즈 비중도 2018년 63.4%에서 2019년 68.8%, 2020년 80.7%로 증가세다. 신메뉴, 마케팅 등의 강점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한 게 주효했다. 전체 치킨 시장 규모도 7조5000억원에 이른다. 가히 ‘치킨공화국’으로 불릴 만하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치킨 광고도 전지현, 주지훈, 임영웅, 조정석, 정해인 등 내로라하는 톱모델의 각축장이 됐다. 유튜브에 ‘Korean chicken’을 검색하면 다양한 한국식 치킨 조리법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치킨과 얽힌 말도 넘쳐난다. ‘1인1닭’, ‘치느님’, ‘겉바속촉’은 일반명사가 된 지 오래다. 치맥(chimaek)은 올해 옥스퍼드 영어사전까지 올랐다. ‘오늘 먹을 치킨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는 치킨 명언까지 등장할 정도다.

국내 업계 1위 교촌이 ‘치킨 2만원 시대’를 열었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가맹점주 요구가 빗발쳐서다. 2, 3위 치킨 업체인 BBQ와 bhc의 동참 여부도 관심이다. 여기에 “한국 닭은 작고 맛없다”는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와 축산농가 간 ‘닭싸움’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안 그래도 고물가로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마당에 가격인상과 맛논쟁까지 벌어지면서 국민간식 치킨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김기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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