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긍정성을 코로나 극복 버팀목으로

강구열 2021. 12. 3.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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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사이 상황이 많이 바뀌긴 했지만 일본 언론이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상황을 적극적으로 보도한 적이 있었다.

일본에서는 일일 감염자 수가 두 자릿수로 극적인 감소를 보였을 때였으니 한국을 반면교사로 보는 듯했다.

조사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머지않아 끝날 것이란 응답은 한국은 52%였으나 일본은 28%에 불과했다.

이런 게 일본 방송에서 말한 방역 상황을 악화시킨 한국인의 기질인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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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사이 상황이 많이 바뀌긴 했지만 일본 언론이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상황을 적극적으로 보도한 적이 있었다. 우리 정부가 일상 회복을 위한 조치로 방역 대책을 대폭 완화하면서 감염자 수가 크게 늘어나던 시점이었다. 관심은 한국의 상황이 왜 악화되고 있는지에 쏠렸다. 일본에서는 일일 감염자 수가 두 자릿수로 극적인 감소를 보였을 때였으니 한국을 반면교사로 보는 듯했다. 나름의 분석들이 여러 언론에서 나왔는데, 한 방송국이 앵커와 자사 서울특파원의 대담 형식으로 내보낸 보도 중에 흥미로운 대목이 있었다.

해당 특파원은 항체형성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비중이 초기에 높았다는 점, 일일 확진자 수가 2000명 대로 적지 않은 상황에서 ‘위드 코로나’의 발을 뗐다는 점 등을 악화의 요인으로 지적했다. 이 정도야 새로울 것도 없는지라 그러려니 하고 넘기는데 한국인들의 적극적, 혹은 긍정적인 기질을 언급하며 그것이 또 다른 원인일 수 있다고 한 데서 멈칫했다. 특파원과 앵커가 이 부분에 대해 나눈 대화는 대략 이런 내용이다.
강구열 국제부 기자
“한국인들은 긍정적인 경향이 강하다. 문제가 있을 때 괜찮아질 것이다, 혹은 어떻게든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일본인들이 혹시 있을 실패를 걱정하며 생각이 많아지는 것과는 다르다.”

코로나19 사태가 나아질 것이란 섣부른 낙관이 상황을 악화시킨 게 아니냐는 의미다. 분석의 근거로 든 것이 얼마 전 공개된 28개국 국민 2만2000여명 대상 여론조사 결과였다. 조사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머지않아 끝날 것이란 응답은 한국은 52%였으나 일본은 28%에 불과했다.

‘억지다’, 싶기도 하고 ‘오버한다’는 생각에 콧방귀를 뀌기는 했지만 곱씹어보면 떠오르는 장면들이 있기는 했다.

백신 접종 완료자가 늘면서 식당이나 주점, 카페 등에서 출입자 확인이 느슨해졌다. 확인을 굳이 요구하지 않는 곳들도 꽤 늘었다. 들어갈 때야 마스크를 쓰지만 이내 벗어버리거나 턱까지 내리고 이야기하거나 식사를 한다. 산책로에까지 설치해 두었던 손소독제는 이제 없어지거나, 빈 통인 것이 드물지 않은 것도 같다. 무엇보다 거리는 코로나19가 없던 그 시절처럼 떠들썩하다.

이런 게 일본 방송에서 말한 방역 상황을 악화시킨 한국인의 기질인지는 모르겠다.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팬데믹에 지칠 대로 지친 이들의 당연한 반응이다 싶기도 하다. 다만 곧 나아질 것이란, 어떻게든 될 것이란 이르고, 섣부른 희망이 우리의 경계심을 늦춘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은 든다.

팬데믹 이후 지금까지를 돌아보면 어느 나라, 어느 지역이든 좋아졌다가 나빠지고, 다시 좋아지기를 반복했다. 그때마다 정부가 내놓은 방역대책은 조금씩 달라졌다. 하지만 손씻기, 마스크 착용, 불필요한 모임 자제 등의 일상 속 방역은 줄곧 유지되어야 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으로 이전과 다른 위기를 맞은 지금, 우리가 우선 환기해야 할 지점이 아닐까.

그렇게 우리의 긍정적 기질은 팬데믹의 긴 시련을 극복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일본 방송의 분석이 단견이었음을 증명하게 될 것이다.

강구열 국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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