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 첫 실태조사.."돌봄 질 향상 기대"
[KBS 제주] [앵커]
KBS가 지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고령화 속 요양보호 실태를 연속 보도하며 현장의 어려움과 구인난 등 문제점들이 확인됐는데요.
이후 제주에서는 처음으로 요양보호사를 비롯한 요양인력을 대상으로 실태조사가 이뤄졌는데, 문제점들이 객관적 수치로 확인돼 정책마련에 도움이 될 전망입니다.
강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12년 차 요양보호사 강순한 씨.
하루 3명의 어르신 집을 방문해 7시간 이상 청소에서부터 식사, 운동까지 도우며 보람도 있지만, 힘들 때가 적지 않습니다.
[강순한/요양보호사 : "김장을 많이 하라고 하고 유리창 청소, 창틀 청소, 같이 사는 가족의 빨래 이런 것들이 많이 있어요. (그런 일은 요양보호사 업무가 아닌 거죠?) 네, 아니에요."]
이처럼 현장에서 제기돼 온 목소리가 객관적 수치로 첫 확인됐습니다.
제주고령사회연구센터가 요양보호사와 사회복지사 등 장기요양요원 670명을 대상으로 처음으로 근무실태를 조사한 겁니다.
업무환경과 관련해 절반이 넘는 52.5%가 언어폭력을 당한다고 답했고 성희롱 등 불필요한 신체접촉이 있다는 응답도 22%를 넘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일이 발생해도 절반 가까이가 "참고 일한다고" 답해 대책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트레스와 피로 누적 경험도 눈여겨 볼만합니다.
응답자 절반 이상이 피로가 누적되거나 탈진을 경험하는 등 몸과 마음에 빨간불이 켜진 게 확인됐습니다.
이처럼 아프더라도 대체인력이 부족해 일을 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습니다.
업무 중 가장 힘든 점으로는 낮은 임금이 꼽혔고 스트레스와 높은 노동강도, 사회적 저평가가 뒤를 이었습니다.
하지만 열악한 업무환경에도 상당수가 보람을 느낀다고 답해 돌봄정책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공선희/제주고령사회연구센터장 : "처우개선이 된다면 요양보호사의 만성적인 구인난을 해결하고 돌봄의 질이 높아질 수 있는 그런 해결 방안이 될 거로 생각합니다."]
도내 65세 이상 노인은 10만 6천여 명, 이번 조사결과가 코로나와 고령화 속 노인 돌봄의 질을 높이는 마중물이 될지 주목됩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김민수
강인희 기자 (in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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