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참위 조사팀 "밸브 고착이 아니라 충격으로 파손"..정상 밸브에도 같은 흔적.."내인설 기각 부족"

홍사훈,윤봄이 2021. 12. 3.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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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침몰 원인을 조사중인 사회적 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시한이 이제 6개월 남았습니다.

사참위가 최근 사고원인에 대한 조사 내용을 잇따라 학회에 발표하고 있고 KBS는 그 내용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초 외부 충격에 의한 침몰 가능성, 이른바 외력설에 대한 조사 내용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엔 솔레노이드 밸브라는 선내 장치의 고장 여부에 대해 조사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세월호 조사팀은 이른바 내인설에 대해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먼저 홍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세월호를 인양한 뒤 찍은 솔레노이드 밸브 사진입니다.

밸브 안의 철심이 나왔다 들어갔다 하면서 유압을 조절해 배의 방향타를 움직입니다.

그런데 고장으로 밸브 안 철심이 고착되면서 유압이 계속 작용해 방향타가 끝까지 돌아가 배가 급선회했다는 게 내인설입니다.

실제 인양한 뒤 밸브를 분해해 보니 밸브의 철심 하나가 안으로 밀려들어간 상태였습니다.

반면 정상 밸브의 철심은 모두 튀어나와 있었습니다.

3년 전, 선체조사위원회는 이걸 유력한 침몰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김창준/내인설 주장 선조위 위원/2018년 :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으로) 방향타가 그 당시 조타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멋대로 우전타 했다(오른쪽으로 끝까지 돌아갔다)는 것이 저희들 판단입니다."]

그런데 사참위가 고착이 일어났다는 문제의 밸브 덮개 윗부분이 심하게 찌그러진 걸 발견했습니다.

[허성환/사참위 조사1과장/지난달 25일 전원위 : "케이싱(덮개)이 손상되면서 아래쪽으로 눌려졌고 아래쪽에 있는 철심과 러버스토퍼(고무 마개)가 딱 붙어있었다..."]

무언가 밸브 겉면을 때렸고, 금속 덮개가 찌그러지면서 튀어나와있던 철심을 눌러내렸다는겁니다.

[허성환/사참위 조사1과장/지난달 25일 전원위 : "급격한 횡경사(옆으로 기울어짐)가 발생한 이후 시점부터 인양 과정까지의 시점에 외부의 충격으로 인해서 손상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솔레노이드 철심이 고장으로 고착된 게 아니라 외부충격으로 밀려들어갔다는 게 조사팀의 결론입니다.

KBS 뉴스 홍사훈입니다.

촬영기자:정형철/영상편집:하동우/그래픽:최창준

[앵커]

이런 조사 내용을 근거로 사참위 조사팀은 3년 전 선조위가 두 가지 유력한 사고원인으로 결론 낸 내인설과 열린안 가운데 내인설을 배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KBS 취재진이 조사팀이 공개한 자료를 검증하면서 석연치 않은 점을 발견했습니다.

사참위 안팎에서도 조사 내용을 두고 논란 중입니다.

윤봄이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번에 조사팀이 제시한 근거는 크게 두 가지.

솔레노이드 밸브 겉에 있는 금속 덮개가 파손된 점, 그리고 철심에 보이는 희미한 자국입니다.

[허성환/사참위 조사1과장/지난달 25일 전원위 : "파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에 자세히 보시면 약간 동그란 돌기 모양의 흔적이 있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정밀감식 결과 금속 덮개와 철심 사이에 있는 고무마개 문양이었습니다.

[허성환/사참위 조사1과장/지난달 25일 전원위 : "러버스토퍼(고무 마개) 안쪽에 있는 돌기가 이쪽(철심)에 붙었다가 떨어지면서 생긴 흔적이라는 용역 결과를 얻었습니다."]

무언가 금속 덮개를 때리면서 철심을 눌러 내렸는데 이 과정에 철심과 덮개 사이에 있던 고무마개가 압착되면서 철심에 고무마개의 돌기 자국이 남았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이 철심 뿐 아니라 정상적으로 튀어나와 있는 다른 철심에도 고무마개의 돌기 자국이 남아있었습니다.

돌기 자국이 외부충격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취재진의 지적에 대해 조사팀은 다른 철심의 돌기 자국을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분석 결과에 문제가 있었음을 사실상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충격으로 금속 덮개가 함몰되면서 고무마개가 밀려 들어간 건 맞다며 솔레노이드 파손 가능성을 고수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3년 전 선조위 조사팀은 보고서에서 외부 충격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적고 있습니다.

[박○○/선조위 조사관 : "전문가들하고 제조사 엔지니어하고 다 봤을 때는 누가 힘을 줘서, 외부에서 힘을 줘서 함몰이 생겼다는 그런 표식은 못 봤어요."]

그러면서 밸브가 고착된 뒤 부식이나 수압에 의해 훼손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선조위 조사관 : "46미터 물 밑으로 들어가면 수압이 4.5 킬로그램힘(kgf) 정도 걸리거든요. 평방센티미터(㎠)당. 굉장한 압이에요."]

사참위 전원위원회에서도 조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민/사참위 비상임위원/지난달 25일 전원위 : "물리적 손상이 있었다는 점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고 눌림 현상은 물리적 손상에 의해서만 야기된다고 보기 어려우며..."]

사참위 조사팀은 지금까지 조사 결과들을 토대로 침몰 원인 보고서를 작성해 전원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그 뒤 전원위는 보고서 채택 여부를 최종 결정합니다.

KBS 뉴스 윤봄이입니다.

촬영기자:정형철/영상편집:하동우/그래픽: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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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사훈 기자 (aristo@kbs.co.kr)

윤봄이 기자 (springyo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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