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리만머핀'도 한남동으로..한국 진출 4년 만에 새 둥지
[경향신문]
약 70평 규모 전시장 새로 구축
첫 전시 주인공은 래리 피트먼
내년 초까지 안국동서 ‘혈육’전
세계적인 현대미술 갤러리 ‘리만머핀’이 안국동에 서울사무소를 연 지 4년여 만에 약 70평 규모의 전시장을 새로 열고 한국 진출을 본격화한다. 새 전시장은 2개층에 야외 테라스까지 보유해 작가들이 두 공간을 넘나들며 새로운 해석을 만들어내거나 독립적인 두 전시를 동시에 선보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각이나 설치 작업까지 효과적으로 담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만머핀 서울이 내년 봄 새로 옮겨갈 위치는 요즘 ‘신흥 아트밸리’로 떠오르고 있는 한남동이다. 국내 최대 사립미술관인 리움과 뉴욕 3대 화랑으로 꼽히는 페이스 갤러리의 서울지점, ‘한남동의 키아프’로 불리는 연말연시 선물기획전 ‘소품락희’를 매년 개최하며 미술애호가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갤러리 조은 등과 인접한 지역이다.
1996년 뉴욕에서 처음 문을 연 리만머핀은 2013년 홍콩에 이어 2017년 서울사무소를 여는 등 아시아 지역 진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안국동 사무소는 20평 남짓의 상설 전시 공간이어서 “너무 협소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부 있었지만 경계를 허무는 소속 작가들의 알찬 전시로 한국의 컬렉터, 큐레이터, 미술가, 평론가, 관객들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왔다.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 작가 서도호, 이불 등이 리만머핀 전속 작가로 활동 중이다.
리만머핀 서울은 확장 이전 후에도 손엠마(Emma Son) 수석디렉터가 계속 역할을 이어간다. 서울을 기반으로 20년 이상 활동해온 큐레이터이자 갤러리스트인 그는 20세기 및 현대미술가들에 대한 전문적 식견, 한국 주요 미술 기관들 및 미술품 수집가들과의 오랜 유대 관계를 바탕으로 지난 4년간 성공적으로 갤러리를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맥아서 비니언, 맨디 엘사예, 길버트 앤드 조지, 샹탈 조페, 라이자 루, 데이비드 살레, 세실리아 비쿠냐, 나리 워드 등 저명한 현대미술가들의 한국 첫 개인전을 개최하며 한국 관람객들 사이에 리만머핀의 인지도를 넓히고 다양한 예술적 목소리를 옹호하는 갤러리의 정체성을 뚜렷이 각인시켰다.
손 디렉터는 “지금 서울은 문화산업 투자와 국제적인 관심 유입으로 급격한 변화의 시기를 거치는 중이다. 내년은 분명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해가 될 것”이라며 “새로운 작가들을 발굴, 소개함으로써 이들의 국제적 행보를 적극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리만머핀 서울은 새로운 공간에서의 첫 전시로 동시대 가장 중요한 회화 작가 중 한 명으로 널리 알려진 현대미술가 래리 피트먼의 작업을 조망할 계획이다. 미국 LA에서 주로 활동하는 작가는 내년 봄 서울 개인전 ‘불투명한, 반투명한, 빛나는’에서 회화 신작 15점을 선보인다.
안국동에선 확장 이전을 앞두고 마지막 전시가 열리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빌리 장게와가 가족과 친구들의 사랑을 담은 작품 5점을 선보이고 있다.
작품 수는 많지 않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작업과 육아를 병행해야 했던 작가의 지극히 소소한 일상을 담은 전시여서 ‘따스한 송별회’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지난해 리만머핀과 전속계약을 맺고 그해 10월 뉴욕에서의 첫 전시 이후 두 번째로 열리는 빌리 장게와의 개인전 ‘혈육’은 내년 1월15일까지 이어진다. 문의 (02)725-0094
올댓아트 권재현 에디터 구민경 인턴 allthat_a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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