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종업원 뽑아놨는데 어쩌나"..대학생 "비대면 수업 회귀하나"
[경향신문]
지난달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어렵게 시작한 단계적 일상회복을 되돌려 과거로 후퇴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한 지 나흘 만에 방역당국이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에 준하는 강화된 방역조치를 내놨다. 일일 확진자 수가 5000명을 넘어서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된 데 따른 불가피한 조처라지만, 완화된 방역 기준에 맞춰 계획을 세워둔 자영업자들은 난감한 상황이다.
고객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종업원을 새로 고용하고 식재료를 주문하는 등 이미 고정비용을 지출한 상황에서 방역조치가 갑자기 강화됐기 때문이다. 연말·성탄절 대목을 기대했던 터라 이들의 당혹감은 더 컸다. 서울 강남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50대 A씨는 3일 “코로나 때문에 전에 하던 식당이 망해서 이번에 재오픈한 건데, 인원 제한 정책을 또 펴니 장사도 다시 접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신현호씨(47)는 “연말이 다가와서 이제 송년회도 하고 그래야 하는데 (사적모임 제한) 인원이 줄어든 게 제일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은 줄줄이 취소되는 연말 회식에 당황하면서도 회사 내 감염 확산을 우려했다. 두 달 전 입사한 직장인 이정원씨(26)는 아직 한 번도 회사 사람들과 다 같이 밥을 먹어본 적이 없다. 이씨는 “연말에 워크숍 겸 회식을 한다고는 했었는데 이것도 취소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용인시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박서영씨(24)도 “회사에서 방역수칙을 준수하라는 공문이 내려왔다”며 “ 결혼식이나 장례식도 비밀리에 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박씨는 “회사에서 회의실, 세미나실 같은 빈 공간에 팀원 일부를 보내는 분리근무를 어제부터 다시 시작했다”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 이후 활기를 찾았던 캠퍼스도 다시 움츠러드는 분위기다. 동국대 2학년 이다움씨(21)는 “비대면으로 하던 전공 수업이 최근 대면수업으로 전환됐고 다음주 수업도 대면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어떻게 바뀔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민서영·이두리·이홍근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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