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반도 평화 위한 종전선언 지지"..시진핑 방한 전 '화상 정상회담' 가능성
[경향신문]
외교수장 양제츠, 서훈 만나 밝혀
남·북·미·중 4자 선언 ‘동력’ 주목
원자재 공급·한한령 문제 등 논의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사진 오른쪽)이 한반도 종전선언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 정치국원은 지난 2일 중국 톈진(天津)의 한 호텔에서 가진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의 회담에서 “종전선언 추진을 지지하며 종전선언이 한반도 평화·안정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3일 전했다.
이에 따라 남·북·미·중 4자 간 종전선언 추진에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양측은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추진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정상 간 필요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필요할 경우 시 주석 방한 이전에 양국 정상 간 화상 회담 등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양 정치국원은 5시간35분간 이뤄진 회담에서 “중국은 한국 정부의 남북관계 증진 노력을 일관되게 지지하고,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며 이 같은 뜻을 전달했다. 양 정치국원 초청으로 1박2일간 중국을 방문한 서 실장은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방중은 지난해 8월 양 정치국원 방한에 따른 답방 성격이며, 한·중 간 고위급 차원의 전략적 소통을 지속해 나가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양측은 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해 북한과 대화하고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서 실장은 설명했다. 다만 양측은 원론적인 수준에서 종전선언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실장과 양 정치국원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시 주석 방한을 추진한다는 공감대도 재확인했다. 또 시 주석 방한 이전이라도 정상 간 필요한 소통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와 양측 정치일정 등으로 방한 시기가 불투명한 만큼 상황에 따라서는 화상 회담 등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상 간 통화나 다른 방식의 비대면 대화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실장은 요소수처럼 중국 의존도가 높은 수입 품목의 공급 문제와 ‘한한령’으로 인한 문화콘텐츠 교류 단절에 대해서도 중국 측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양 정치국원은 “한·중 간 원활한 원자재 수급 등 상호보완적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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