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 잃었다며 근절하려 할때 뇌절로 맞선 이야기 '근본 없는 월드 클래스'
[스포츠경향]
모든 이야기의 안식처를 표방하며 장르문학 창작자를 지원하는 커뮤니티 안전가옥에서 발간하는 ‘안전가옥-쇼트’ 시리즈가 스포츠소설을 출간했다.
‘근본을 잃었다며 근절하려 든다면 뇌절로 맞서리라’는 정신을 담은 ‘근본 없는 월드 클래스’(류연웅 지음 안전가옥 펴냄)은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SF스포츠명랑풍자소설이다.
쇼트 시리즈라는 초단편 소설 기획을 벗어난 ‘경단편’인 ‘근본 없는 월드 클래스’는 장편의 뚝심을 보여주면서도 반짝이는 재치가 문장과 형식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복선입니다 기억하세요’는 경항모 처럼 갑자기 등장해 주위를 환기시킨다.
전제 줄거리는 2040년에 학교 과제로 지금은 금지된 스포츠 축구에 접근한 여학생 채연에게서 시작된다. 채연은 전직 축구 선수 김덕배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준비한다. 김덕배는 갑자기 국가 대표가 됨으로써 ‘근본이 없다’는 비난을 들었으나 월드컵 예선전에서 ‘월드 클래스’급 활약을 했다. 채연은 월드컵 본선 후 종적을 감춘 김덕배를 찾기 위해 당시 대표 팀 감독, 당시 축협회장 등을 인터뷰해 나간다. 그들과 가진 인터뷰 속에서 축구가 불법이 되기까지 곡절과 김덕배의 행적이 서서히 드러난다.
‘근본 없는 월드 클래스’ 인터넷소설의 자유로움과 형식파괴 속에서도 소설이 지녀야 할 근본인 이야기의 재미와 강한 주제의식이 단단하게 구축되어 있다. 114 번호 안내로 실마리가 풀리는 도입부 같은 기발함이 후반까지 이어지지만 마지막 문장은 결국 ‘다시 방송에 나가자고. 그사람들 앞에 서자고. 이제야 어른스럽게’로 끝을 맺는다.
리포터 지망생 채연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조금 엉뚱한 서사와 자유로운 서술기법이 읽는 재미에 가속도를 붙여준다. 파편처럼 흩어 놓은 여러 밑밥과 의문, 질문이 회수가 되는 탄탄함도 짜릿한 흥미를 더한다.
‘근본 없는 이단아’를 옹호하는 듯 하지만 고등학교부터 문예창작을 기초부터 다진 ‘근본이 탄탄한’ 작가의 이력이 흥미롭다.
첵 속에 사라진 축구인 ‘김덕배’는 맨체스터시티 소속 축구선수 이름에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한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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