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호도 48.9% → 13.2%, 데이터로 증명된 IBK 사태

이준희 2021. 12. 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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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니 감독대행의 자진 사퇴로 최근 배구계를 뒤흔들었던 일명 IBK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한 모양새다.

올림픽 스타 3인방을 등에 업은 IBK기업은행의 인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 듯 했다.

팀이 경기를 잘 못 하고, 연패에 빠지는 건 용인할 수 있어도, 도덕적인 문제로 실망감을 안기는 것만큼은 견디질 못한다는 것이 이번 IBK 사태가 준 교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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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니 감독대행의 자진 사퇴로 최근 배구계를 뒤흔들었던 일명 IBK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한 모양새다.

조송화의 무단 이탈로 시작된 2주간의 IBK 사태는 과연 어떠한 결과를 남겼고 어떠한 교훈을 안겨준 것일까?

■ 최고 인기구단의 너무나 빠른 추락

김희진, 김수지, 표승주. 올림픽 스타 3인방을 등에 업은 IBK기업은행의 인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 듯 했다.

개막 전 팬 선호도 조사에서 기업은행은 48.9%의 지지도를 받으며 남녀 13개 구단 통틀어 가장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도 기업은행 주장 김희진은 이러한 압도적인 인기에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선수들도 시즌을 준비하는 자세가 전과는 달라졌다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개막 후 7연패 늪에 빠지며 팬들의 실망감은 조금씩 높아졌다. 1라운드가 끝났을 때 기업은행에 대한 팬 선호도는 24.9%로 떨어졌다.

그리고 2라운드 조송화와 김사니 코치의 이탈에 이은 서남원 감독의 경질, 그리고 김사니 코치의 감독 대행 발탁. 비상식적인 구단 운영이 계속되며 근 2주간 스포츠 뉴스는 기업은행의 부정적 이슈로 가득 찼다.

그리고 2라운드를 단 한 경기 남겨놓은 현재, 기업은행에 대한 팬 선호도는 13.2%까지 추락했다. 기업은행이 위치한 최고 인기 구단의 자리는 현재 개막 11연승에 무패행진을 질주 중인 현대건설(18.9%)의 차지가 됐다.

■ 기업은행이 증명한 'CORF 효과'

스포츠에서 팬 행동 유형을 설명하는 용어 중 'CORF(Cutting Off the Reflected Failure)' 효과가 있다. 우리 말로는 '실패한 이들과 거리를 둠으로써 자존감을 높이는 효과'로 해석된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이겼을 땐 " 우리 팀이 이겼어." 라고 표현하는 반면, 팀이 졌을 땐 " 걔네 졌어"라고 인칭을 바꿔 말하는 현상을 예로 들 수 있다.

기업은행에 열광하던 또 올림픽 스타에 열광하던 수많은 팬은 최근 언론을 뒤덮은 기업은행의 낯 뜨거운 일련의 행태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팀이 경기를 잘 못 하고, 연패에 빠지는 건 용인할 수 있어도, 도덕적인 문제로 실망감을 안기는 것만큼은 견디질 못한다는 것이 이번 IBK 사태가 준 교훈일 것이다.

하지만 기업은행엔 아직 기회가 남았다. 단지 감독 교체, 단장 교체와 같은 '인사'로 해결될 일은 아니다. 무엇보다 팀에 대한 명확하고 진실 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다시 팬들에게 사랑받는 구단이 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이 동반돼야 함은 물론이다.

우리나라 여자 배구 팬의 특성상 팀의 우승을 바라는 팬의 비율은 그리 높지 않다. 선수가 좋아서, 여가를 즐기기 위해 배구장을 찾는다는 비율이 60%에 가깝다.

IBK기업은행이 "우승을 목표로 여러분과 함께 다시 달리겠습니다." 와 같은 허무맹랑한 비전을 제시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팬들은 사실 IBK의 우승에 크게 관심이 없다.

팬들은 우리 희진 언니, 수지 언니가 행복한 환경에서 배구하는 것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이준희 기자 (fcju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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