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앞둔 반포주공..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석면 날릴라" 반발

윤예원 기자 2021. 12. 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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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주공아파트의 철거 일정을 놓고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들과 재건축조합 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

반포초등학교 1학년 학생의 학부모 A씨는 "학교는 2023년까지는 휴교할 계획이 없다고 하던데,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조합은 2022년 4월에 철거할 계획이라고 하더라"며 "휴교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공사가 진행되면 아이들이 수업을 들으면서 공사장에서 날아오는 석면가루와 분진을 그대로 마실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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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 "아이들 석면 마시면 학교, 아파트가 책임지나"
학교 "안전한 통행로 확보할 것"
전문가 "석면, 아이들에게 치명적.. 적법하게 제거 후 분진 관리해야"
지난 8월 29일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전경. /고성민 기자

반포주공아파트의 철거 일정을 놓고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들과 재건축조합 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철거가 시작되면 아이들이 등교할 때 석면가루나 분진을 마실 수 있다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반포주공1단지 1·2·4 주구는 반포초등학교에 인접해 있다. 반포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재건축조합이 학교와 휴교 시점에 합의를 하지 못할 경우 아이들이 공사장에서 나오는 석면가루를 마실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반포초등학교 1학년 학생의 학부모 A씨는 “학교는 2023년까지는 휴교할 계획이 없다고 하던데,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조합은 2022년 4월에 철거할 계획이라고 하더라”며 “휴교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공사가 진행되면 아이들이 수업을 들으면서 공사장에서 날아오는 석면가루와 분진을 그대로 마실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석면이 아이들 몸에서 반응하지는 않겠지만, 10년, 20년 후에 아이들이 암에 걸리면 학교나 아파트 측에서 책임지나”며 분통을 터뜨렸다.

석면은 내구성이 강하고, 흡음성, 내열성, 내화성, 절연성을 좋아 절연재나 단열재 등의 용도로 사용됐으나, 장기간 흡입할 경우, 폐암, 석면폐증과 같은 호흡기에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한다.

반포주공1단지 1·2·4 주구 재건축조합 측은 “아직 석면가루 등에 대해 시료 채취 중”이라며 학부모들의 걱정은 기우라고 선을 그었다.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철거 일정이 정확히 나오지는 않았지만, 반포주공아파트 1단지는 10만평은 되는 대단지이기 때문에 철거작업이 아이들 등교와 겹치지 않도록 학교와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에서부터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장에서 나오는 석면가루에 대해서는 시료 채취가 완료된 후 구청에 결과를 제출해 승인이 나오면 철거작업을 시작하는 절차를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학교 휴교일정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반포초등학교 관계자는 “철거가 진행되면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하교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는 공문을 교육지원청, 경찰 등 담당기관과 재건축조합에 전날 발송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22년은 휴교 계획이 없다”며 “정확한 철거 날짜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지만, 조합과 협의를 통해 안전한 통행로를 확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함승헌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석면은 아이들에게 더 치명적”이라며 “석면과 관련된 질환은 악성중피종, 폐암, 석면폐 등이 있는데 대부분 잠복기가 10년에서 40년으로, 다른 유해 물질에 비해 길다. 어린이들이 자라서 한참 사회적 활동을 해야 할 나이에 석면 관련 질환에 걸리게 되면 개인적으로도 국가적으로도 큰 피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함 교수는 “석면 제거가 적법하게 이루어진 다음에 철거작업이 진행되면 석면 관련해서는 큰 문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석면이 완전히 제거되고 난 후부터는 콘크리트 부분을 철거할 때 발생하는 분진이 문제가 될 것”이라며 “학교 옆에서 철거할 때는 아이들을 위해 방학 때 이뤄지는 게 가장 좋을 것이며, 현장에서 물을 뿌려가며 분진이 흩어지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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